[이미지 5 ]별이 빛나는 밤에 쓴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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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0건 조회 457회 작성일 18-10-12 13:59본문
별이 빛나는 밤에 쓴 편지
최정신
지평이 마지막 축제로 난분분합니다
산발한 노을 뒤쪽 어둠의 적요가 신산합니다
낱알을 익힌 죄가 나의 무덤입니다
나의 절규는 세상에 닿지 못한 비명이며 까마귀 날개로 치는 화폭은 폭풍의 난장입니다
짐승의 울음을 닮은 음악은 고뇌와 절망으로 그린 악보였으니 나의 영혼에게 씻지 못할 죄인입니다
불안한 심연으로 마음을 연주하는 나는 내게 미안합니다
스멀거리는 이명은 궤멸의 나날, 견딜 수가 없습니다
귀를 잘라 짐승의 울음으로부터 자유를 얻으렵니다
고갱이 떠난 삶은 빈 가죽부대가 그린 허상이므로
활화산 불꽃으로 재가 되어 서른 일곱 해 종착지에서 평안을 구원합니다
오, 아를로의 붉은 태양이여
구원 받지 못한 생의 뒤안길에 마지막 은총을
해바라기로 그린 자화상을 경외의 마음으로 바칩니다
나를 향한 총부리는 내게 뿌리는 향유,
유성의 별무리로 유서를 그릴 수 있다면
남은 생 따위는 구차한 사치입니다
수 없이 손목을 긋는 자해를 끝내고
바람의 혼을 빌어 밀밭에 몸 섞을 때가 왔습니다
로노강 별에게 갈까마귀 우체부를 보냅니다
스타리 스타리 나잇* from 빈센트, 반 고흐,
*돈 맥크린의 <빈센트>가사에서 차용
댓글목록
최정신님의 댓글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011년 4월...이미지와 맞는 초고가 있어
몇 곳 수정하였습니다.
좋은시 읽게 해 주신 문우님께 감사합니다.
현탁1님의 댓글
현탁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안녕하세요 시인님
역시 고수의 맛이 느껴지네요 아무도 따라잡지 못하는~~~
인사 놓고 갑니다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늘 웬 길조가 들었나 봐요
여기 저기 일케 귀한 흔적을 만나다니,
현탁님...번뜩이는 사유 좀 풀어 봐요
넘 아끼면 곰팡나요 ㅎ
오는 길 잊지 않고 찾아줘 만복이 깃들겁니다. 감사
이종원님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별은 빛나건만, 그래서 선생님의 시편도 같이 빛나건만,
저는 손가락만 빨다가 해바라기도 놓치고 갈까마귀 우체부도 놓치고 그림 밑에 써붙여진
아름답고 슬픈 이야기에 심쿵할 뿐입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불우한 화가의 생애도 그렇지만 자화상을 가장 많이 그렸다는
고흐의 인상이 너무 쓸쓸해 보이는 날이 있습니다.
쓰고 또 다시 쓴다고 해도 뭔가 남겨 놓은 듯, 자꾸
자판 위로 손이 올라갑니다.
마치 최 시인님께서 쓰신 글에서 시선을 쉬 돌리지 못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감사합니다. 최정신 시인님, *^^(
최현덕님의 댓글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별밤에 취하여 눈이 하늘에 박혔습니다. 선생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건안하신지요?
툇마루에 할머니의 허벅지에 누워 옛날얘기 듣던 어린시절이 회상되어집니다.
한 획 하나하나가 반짜반짝 빛납니다. 별밤처럼...
감사합니다. 선생님!
정석촌님의 댓글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을 빛은
그림도 음악도 풀들도
사람에 몸통마저 악기가 되어 울다불다 익어갑니다
선생님께서 놓으신 불길이 너무 뜨겁습니다
석촌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흐가 마치 선생님에게 빙의로 환생한 듯...
구구절절이 생생한 고흐의 편지 구절입니다
갈까마귀 우체부는
어쩜 잘린 귀의 혼인 듯하고...
감사합니다
최정신님의 댓글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종원시인님,
추영탑시인님,
최현덕시인님,
정석촌시인님,
김태운시인님,
보잘것 없는 글밭에 마음내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가을이 무르익어 동서남북 절경입니다
홍시처럼 달달한 날되세요.
라라리베님의 댓글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살아 숨쉬는 시어 속에 고흐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생동감이 춤추는 듯 합니다
그 깊이를 다 들여다 보려면 한참이 걸릴 것 같네요
감사히 잘 감상했습니다
선생님 늘 건강하시고 아름다운 가을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