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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계산장을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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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나싱그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93회 작성일 18-10-14 11:20

본문

번계산장을 생각하며
                          나싱그리

 

무엇이 시를 사치라 여겼을까
문밖에서만 가꾸며 보듬던 연꽃들을

만년에 와서야 마음 한켠에 심는다


나무심기는 기본이 십 년
손수 일구고 몸으로 실험해 온지 얼마던가

산장의 노인장은  잠시 일손을 놓는다


몇 송이 연꽃으로 시작한 삶이
내년에는 수십 송이로 불어나고
후년이면 내년의 제곱으로 번져나가
향기도 피워내고 제 맛을 낼 터


북한산 근처, 가로지른 산비탈 앞
나지막한 언덕이 뒤로 누운 번계산장에

곡식과 꽃과 나무의 지식이 빼곡히 쌓인다

실용화한 열매를 수확해선, 촌부들과 나누며

일하는 기쁨까지 덤으로 누린다

  

연꽃을 스치는 그의 살갗이
저기 저 임원에 드는 햇살로 파랗게 탈 때면
미처 알아보지 못했던 고전의 향기에
눈썰미 있는 사람들이 새록새록 모여든다

댓글목록

나싱그리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나싱그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얼마 전, 문화 쪽으로 관심이 많은 친구를 만나 얘기를 나누던 중
임원경제지, 서유구 들어보았냐 하더군요.
시를 사치라고 여겨서 젊어서 소원했는지는 몰라도, 그가 노년에 번계산장이 있는 임원에 터 잡으면서 시를 가까이 했다고 하네요.

그래선가 이후 나도 조금 쏠렸나봐요. 이젠 번계산장으로 시도 쓰고...ㅎㅎ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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