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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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325회 작성일 18-10-23 15:01본문
그날들 /추영탑
가을로 가는 길보다 마음 속 억장이
더 깊었던가 지천명을 걱정하는 누군가가 참
호사스럽게 느껴져, 연미복이라도 한 벌 선사하고 싶다
낙엽 위에 서리 쌓이고 서리 위에 수심을
얹어 보라, 그 높이 또한 천 장이 넘는다고
귀띔해 주고 싶어지는데
무게에 눌린 한숨을 꺼내 가을볕에 말리면
빠져나가는 게 있다
자꾸만 귀퉁이가 떨어져 나가는 일기장이 있다
하늘 속 나를 비추는 거울 속에서는 이미 내리기
시작한 눈발
만족 없이 여백을 메워주는 폭설은 왜 저리
휘황하게 빛나는가?
사람의 몸이 저절로 지워지는 그림자여서
언제 그 흔적이 없어질까라고 생각하다가
아뿔사, 내가 그림자였구나
한 번의 죽음이 못내 슬퍼 모여서 통곡하는
낙엽 속에 발을 묻으면 지나온 길이 보인다
깊고 황홀했던 그날들이 보인다
한 발짝 옮기면 다시 낙엽의 묘혈에 묻힌
내 발이 보인다
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자연의 흐름, 그리고 일기장!
노쇠하는 연륜이 살포시 포개지는 형상 입니다.
차라리 낙엽처럼 가벼리면 가벼울 것 같은데
마음이 천근 만근 무거워 지는 저무는 계절,
무언가를 한탄하고 싶은데 그마져 야의치 않습니다
평안을 빕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따라가야 한다는 것을 이미 배웠으니,
순응해야지요.
하루는 짧고 밤은 길어지는 계절입니다.
이제는 쌓아둔 일기장을 지워야 할 때
새로 기록한다는 것도 세월을 낭비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감사합니다. *^^
정석촌님의 댓글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궁 끼고도는
돌담길을 걸다보니
일기장 속에 희미했던 자국이 테엽을 왈칵 되돌려버리네요**
밟히는 비스켙은 국산인데도 구두코에 닿는 감촉이
쓸만 했고요
기억은 튀밥이 되어 톡톡 튀어나오고요 ㅎ
석촌
추영탑님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덕수궁 돌담길, 그 누구와 함께 걸은
적 있다고 지금 자랑하고 싶은 거지요?
그죠?
세월을 뒤로 돌리는 튀밥기계, 그날들이 톡톡
튀어 나오는 기계, 중고도 좋으니 하나
부탁합니다. 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