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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朱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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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01회 작성일 18-10-28 11:08

본문

주목(朱木) / 부엌방

 

 

가을 지리산 주목 군락지에는

옷 한 벌 입고, 죽어 천년을 잊고

 

옷 한 벌 없이, 죽어 천년을 사는

푸른 옷 걸치는 날, 임 기다리는

 

천 길 낭떠러지 벼랑, 내리 서서

홍주이고 올라올 일 없는, 임 보는

 

등 굽은 벼랑길, 불 밝혀 줄일 없어

단풍 골 짝 메웠을 적이, 천년이라

 

임 마지막 내리 가던 길, 꾹꾹 붉혀

가르마 터 가던 길, 밝혔을 천년의 사랑

 

주목받지 못한 천년의 뉘었을 몸

환생한 연인들의 소공원입구

 

보들보들 푸른 머리칼 고르는

시월에 밤, 천 개의 등불 켜 도란도란

 

내 달콤 물어, 한 등불 꺼져 가고

아내 한입 물어, 일 년이 켜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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