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과 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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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8건 조회 309회 작성일 18-11-01 07:44본문
단골과 손님 / 이 종원
통증도 가끔 그리운지
고독을 일으켜 세우지 못한 등뼈는
동네 한의원에 허리를 눕히러 간다
침 자리를 찾아내
맥을 짚은 원장의 혀는
세 치 건너 천 리 길로 내달린다
인사치레 지나 나이까지 들먹이며
D라인에 대한 처방은 물론
방사를 줄이라는 은밀한 농까지
보약인 듯 보따리 째 풀어놓고
구매를 채근한다
혈에 잡혀 무디어진 혀가
약방문 한 첩을 덥석 받아 문다
내가 그의 단골인가
그가 나의 단골인가 모를
웃음 한 움큼 허공에서 교차한다
댓글목록
정석촌님의 댓글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의원에서 동티를 맞으셨습니다
짤막해 귀여운 수지침이 아닌
고구마 삶아 꿰어 팔던 대나무 장침을 흠씬 ㅎ ㅎ
그래서 필향이 이토록 그윽하신 걸 >>> 국화차 향내로 알고 훌쩍 마셨답니다
내친 김에 늦가을 탓으로 돌리렵니다
석촌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단골처럼 가끔 허리가 아파 침을 맞으러 가다보니 한의원도 단골이 되었습니다. 거기만 가면 바로 통증이 완화되어 제게는 손님같은 원장님이 단골이 되어갑니다. 뜨끔뜨끔 약내만 진동했는데 국화차 향으로 맡으시니 천상 가을이고 시인이십니다. 고맙습니다.
香湖김진수님의 댓글
香湖김진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언제 얼굴 한번 봐야지요
시말 행사 전에 차라도 한 잔 합시다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당연 그래야지요...제가 시간이 날것 같으니 같이 차 한잔 하시지요. 불러주셔서 고맙습니다. 형님!!!
힐링님의 댓글
힐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깊은 혈 속에 막혀 있는 것을 뚫어주는 그 통쾌함!
삶의 어혈이 들어 누구나 한의원으로 가서
혈을 뚫고 생을 뚫고 세상을 뚫어서
숨결이 원할하게 돌 때 모든 것이 화평하는데
그러지 못하니 아프다 할 것입니다.
꼭 막힌 혈을 뚫어서 다시 건강으로 돌아와
시의 혈도 뚫어 주소서.
이 종원 시인님!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응어리가 있으면 아픔이 따릅니다. 육체의 응어리를 풀어주는 것이 침이라 하면 언어의 응어리를 풀어주는 것이 시라 할 수 있겠지요
시인님의 건강한 시가 어지러운 생각들을 정리해주는 혈로가 됨을 봅니다.
서피랑님의 댓글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내가 그의 단골인가
그가 나의 단골인가
침 맞고 싶은 오후입니다~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서로가 서로에게 단골처럼 느껴질 때가 좋은 때인 것 같습니다. 오후가 뚫려서 팍 풀리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