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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 자신을 기억하고 산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스펙트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2건 조회 112회 작성일 18-11-08 09:15

본문

누구든 자신을 기억하고 산다.

스펙트럼



책을 읽다가 커피를 쏟았다.

커피는 문장과 문장 사이를 서성이더니

펴 놓은 책장 속으로 천천히 스며들었다

커피를 빨아들인 종이는

한때 나무였음을 기억해 냈는지

종이 위에 갈색으로 결을 풀어놓고

잊고 있었던 나이테를 찾아다니는지

책장의 행간이

울퉁불퉁해지며 물관이 튀어나와

헤매는 커피를 마저 흡수해버린다.

 

알록달록한 커피 자국에

연필로 테두리를 그려 넣어주자

테두리 속이 나무로 채워지기 시작하고

마침내 굵직한 나무가 높이 솟아오르더니

가지들이 하나둘 손을 뻗기 시작한다.

나뭇가지마다 싹이 트고 꽃이 피고

꽃들은 순식간에

주렁주렁 문장이 되어 매달려있다.

문장 하나를 따서 한 입 베어 무니

개나리 노란 향이 입안 가득 차오르며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정겹게 들려온다.

다른 문장 하나를 따 한 입 베어 무니

입안 가득 박하 향이 차오르며

단발머리 여학생이 새침하게 웃고 있다.


문장을 한입 베어 물때마다

잠자던 추억들이 깨어나기 시작한다.

 

 


댓글목록

스펙트럼님의 댓글의 댓글

스펙트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직 서툴고 배울게 너무 많은 습작생입니다.
좋게 봐 주시니 용기가 나네요^^
환한 하루 되세요


고맙습니다.

도골님의 댓글

도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단박에 써내려간 것처럼 잘 읽히고, 잘 읽었습니다.

좋은 아이디어를 잘 풀어낸 만큼
제목을 <누구든 자신을 기억하고 산다> 단정적으로 끝내는 것이 어떨까, 마지막 연이 없으면 훨씬 더 여운이 남지 않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스펙트럼님의 댓글의 댓글

스펙트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네, 도골시인님의 조언에 따라서 고쳐 봤어요^^.

 조언대로 해 보니 훨 나은 것 같아요^^

 고맙습니Day.

 즐거운 하루 되이소!

이종원님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사소한 일상에서 추리하고 끌어내는 힘이 강함을 느낍니다.시의 전개가 참 좋습니다. 그 흡인력은 나무와 나이테를 키울뿐 아니라
책을 나와 독자를 끌어들이기에 충분하다 생각합니다. 내 기억 어떤 것을 꺼내놓을 수 있을까 생각하게 만드십니다.

스펙트럼님의 댓글의 댓글

스펙트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인님, 좋게 읽어주시니 용기 백배입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습작하겠어요

점심시간 다 되었네요
식사 맛나게 드시고 즐거운 하루 되이소

꿈길따라님의 댓글

꿈길따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생활속 실수에서 휘날리는 시어 낚아 채어
과거 추억을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킨 [~님]의
시향에 잠시 머물렀다 갑니다.

늘 건강 속에 능정의 날개 펼쳐
희망참으로 나르샤 하기길 기원합니다.
[꿈길따라] 은파 올림``~*

스펙트럼님의 댓글의 댓글

스펙트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은파시인님, 꾸준한 시창작의 열정이 매우 부럽습니다.
아직 부족한 글입니다.
머물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신화정

정석촌님의 댓글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 엎질러 
나이테 드러난  책 한 권 부탁합니다

겨우내  넋 놓고  들여다 보는 >>>  호사에 취해보게요
욕심부린 딴청에  황당하시겠군요 ㅎㅎ
석촌

이장희님의 댓글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마지막 연 공감하는 바입니다.
시가  막 끌려 들어가는 매력이 있네요.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비 오는 저녁 행복하세요.
늘 건필하소서, 스펙트럼 시인님.

스펙트럼님의 댓글의 댓글

스펙트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 그곳도 비가 오시나요
이곳도 비가 내립니다.

공감하신다니 고맙습니다.

시인님도 건필하고, 스펙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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