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바다에 묵은 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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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0건 조회 330회 작성일 18-12-08 10:23본문
겨울 바다에 묵은 때를
침묵은 금이라서
나의 일생을 귀띔해 준 적은 없다
조개껍질 수북이 쌓인
어느 해안으로 끌려가는 동안
푸르다 탈색된 나의 외피는
차가운 기온 속에 고드름이 방울방울
아직도 치마폭에 깊이 잠든 영혼
무슨 꿈을 꾸고 있을까?
희멀건 아침 바다는
건너편 화강암 늘어선 절벽 위에
오밀조밀 모여있는 식당과 오두막들
불빛이 별빛처럼 물 위에 퍼져 있고
그 아래 작은 어선 몇 척
망중한을 즐기며 흔들거리고 있다
영하의 날씨에 차가운 물결
12월 중심을 소리 없이 무너뜨리고
불안한 모습으로 끌려온 푸성귀들
언제쯤에 입수해야 할까?
애써 망설임도 잠시,
차가운 겨울 바다에 잠겼다, 나오기를
육지에서 60여 일 수신제가
환골탈태를 위한 세척과 절임
세상에 다시 태어나기 위한
험난한 과정은 차가운 바다의 고통을 헤아리게 했다
저 땅끝 초라한 마을에서
밤새 수도권에 실려 오는 꿈
세상을 여봐란듯이 넘보기 위해서는
누구나 한 번쯤 죽어야 산다는 것,
창밖에 영하의 모진 바람이 분다
절임의 기회와 여건을 위해
차가운 바다에 입수해야 할까?
그런데 어느 사이 이불을 덮어쓰고 마는데.
댓글목록
선아2님의 댓글
선아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새로움으로 태어난다는 것은
배추가 절임 과정을 통해서 김치로 탄생하는것과 같군요
인간의 고뇌도 겨울 바다에 씻어내면
아마도 깨끗한 영혼으로 탈바꿈하기도 할걸요
겨울바다는 참으로 끌리는 매력이 있어요
즐감하고 가옵니다 두무지 시인님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사 합니다
때로는 과정을 알면서도 게을러 그르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겨울 바다에 목욕하는 마음으로 글도 써보아야 겠습니다
힘찬 하루 되십시요.
정석촌님의 댓글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탐라에 해조류에 애환인가요
절임에 측은함이던가요
겨울바다 시린 빛이 가슴을 선득하게 적십니다^^
수신하기엔 너무나 치거울 듯ㅎ ㅎ
잘 감상했습니다
석촌
두무지님의 댓글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추운 겨울 바다에 절이는 김장배추를 생각하며
죽어야 사는 생리를 떠 올려 봅니다.
온갖 애환도 함께 묻고 환골탈태하는 시점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춥습니다
각별히 건강에 유의하시를 빕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읽다보니 김장 배추의 절임 같은 생각이 문득...
죽어야 사는 감장의 애환인 듯, ㅎㅎ
예전에 여기서도 바다에 절였지요
감사히 읽습니다
두무지님의 댓글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김장배추가 또 하나의 과정을 거쳐
어렵게 생성되는 과정을 떠 올려 보았습니다
추운 바다에 묵은 때를 벗기고 일어 설 수만 있다면 좋겠습니다
추위에 건강하게 지내시기를 빕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바다, 파도 이야기는 언제나 감명을 줍니다.
마음 같아서는 겨울 바다에 풍덩!
세월을 다 털어내고 싶은데... ㅎㅎ 어디 온천수로 된
따뜻한 바다 없을까요? 감사합니다. *^^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바닷속에 묵은 때를 벗기고
세상에 새롭게 태어 날수만 있다면,
언뜩 김장 배추를 떠올려 보았습니다
추위에 건강하게 지내심을 기원 합니다.
최현덕님의 댓글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자고로 일년 내내 먹는 김치지만
겨울 동치미는 입맛을 돋우지요.
한포기라도 시인님의 시향을 그리며
즐겨 먹어야겠습니다.
추위 잘 비키시길요.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배추의 짧은 생애는
늦가을 서리를 이기고 웃자라
어느 날 칼로 베이는 아픔,
그리고 차가운 바다에 절임을 다하는
저 땅끝 마을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과정을 떠 올려 보았습니다.
죽어야 상품 대접을 받는 김치의 운명처럼,
살 수만 있다면 죽어야 한다는 상반된 논리가
가끔씩 스쳐 갑니다
추위에 건강 각별히 유념하시기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