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리고 풍경 하나 줍고 -돌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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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0건 조회 364회 작성일 18-12-19 12:51본문
눈 내리고 풍경 하나 줍고 -돌부리 /추영탑
짓밟히는 난투의 와중에도 이 아픔은
다행히 무덤의 뿌리까지 도달하지는 않았다는 것,
밟히고 차이는 돌부리보다도 내가 쓰는 글이
더 아파서 하늘의 눈도 내리더라는 것,
부동의 공포로 다가오는 사람을 바라본다
소가죽을 뒤집어 쓴 발부리 하나가
휘-익 머리 위를 스쳐간다
뿌리가 깊을수록 차이는 정수리는 더 아파서
풍경을 질질 끌고 온 발자국들이 쿵, 풍, 쿵,
경보음을 울리고 갈 때마다 자신을 빼앗길 듯
두렵다는데
더 아프게 부서지며 파열하는
기층(氣層)을 보자면
내 무덤은 나를 방어하는 요새도 되는 것인데
아프게 앉아서 먼지 같은 모래를 스는 일
뽑힐 수 없는 오기로 늙은 고집
삶을 지독히 학대하고 싶으면 길가에 박힌
돌멩이가 되라, 세상에 권하며
발자국과 그 그림자를 뒤로 넘기고,
그들이 흘리고 가는 세월과 눈발까지도
받아 넘기는 해묵은 슬기
네 꿈은 한없이 부수어져 스스로를 숨겨줄
모래로 만든 피라미드 하나 쌓는 일이라는 것
그러나 넘기고 넘기다 더는 넘길 수 없어
결국은 눈 내리는 풍경에 먼저 몸을 숨긴다는 것
댓글목록
맛살이님의 댓글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안녕하세요 ?
그 곳 눈이 많이 내렸나 보네요
이 곳 아직도 첫눈 내리기를 기다리고 있지요
흰 눈 속 파고드는 시인님의 외로움이
왠지 쓸쓸히 하얗게 다가옵니다
감사합니다 ,추영탑 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직 눈다운 눈을 구경하지 못했습니다.
크리스마스가 목전인데, 그 곳은 꽤 시끌럭적 하겠습니다.
세상은 제 나름대로 굴러가는데 보는 눈은 제 나름이 될 수가
없어서 언제나 의문부호를 남깁니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차고 넘어가는 발부리보다 박혀서 채이는 돌부리가 더 아픈 것을... ㅎㅎ 감사합니다.
맛살이 시인님! *^^
한뉘님의 댓글
한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세상을 향해 권하는
추시인님의 말씀이
지나가는 바람에게 말을 건내게 합니다
소소한 일상에 보이는 진리
좋은책 한권 귀하게 받아갑니다
눈 내리는 날
멀리서도
추시인님이 보일것 같은~~~^^
편한 저녁 맞이하십시요
추영탑님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글을 쓴다는 것이 어쩌면 세상을 향해 쓴소리를
뱉어내는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해 봅니다.
발에 채이는 것보다 눈에 부딪는 것이 많은 세상,
잘난 사람들처럼 두 개의 거울로 편리한 대로
비춰보면 될 것을,
그러지 못하니 언제나 말은 쓰고, 생각은 더 쓰고.... ㅎㅎ
감사합니다. 한뉘 시인님! *^^
선아2님의 댓글
선아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추영탑 시인님께 시가 없었다면 어땟을까 생각해 본답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 다 하고 사시니 얼마나 후련하실런지 .....ㅎㅎ
덩달아 저도 재미를 느끼다 보니
정작 내가 가르켜야 할부분에서 뒤죽박죽이 되더라는 ....
오늘도 얼키고 설키다 왔습니다
언어의 달인님
추영탑님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가 없었다면, 우선은 수필을 생각했겠지요.
그것도 없는 세상이라면 돌부리처럼 사느니, 아예
태어나지 않았을까요?? ㅎㅎ
글자들을 주ㅡ욱 늘어놓다 보면 이처럼 못 생긴 글도 나옵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선아2. 시인님, *^^
정석촌님의 댓글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선에 박힌 눈빛에 꽂히면
그예 출렁이는 뇌파에 풍경이 될 것입니다
스핑크스가 지켜주는
삼각뿔 그늘에서 종생을 염원하면서요ㅎ ㅎ
석촌
추영탑님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산문에 들게 되면 중생의 번뇌에 대해서도 생각을 하려는 마음이 생기기도
할것 같습니다.
스핑크스 꼭 한 번 만나 보고 싶습니다. ㅋ *^^
아직은 돌멩이 정도로 만족하고요. ㅎㅎ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 겨울 허공에서 꿈틀거리는 기류를
영화의 한 장면을 보듯 느끼고 갑니다.
내용이 돌풍처럼 무섭게 휘몰아치는 기분 입니다
자연의 경건한 맛을 느끼고 갑니다
평안을 빕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렇게 아프게 살아가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아픔에도 이골이 나서, 행인지 불행인지 가늠이 안 되는 생,
이 한 겨울 불행이 없는 계절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들리는 소식마다 안타까운 이 계절에...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