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마릴린 먼로의 초상 > 창작시의 향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회원로그인

문학의 향기

창작시의 향기

HOME

창작의 향기

창작시의 향기

▷모든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을 금합니다
▷시스템 오류에 대비해 게시물은 따로 보관해두시기 바랍니다
※ 1인 1일 1편의 詩만 올려주시기 바라며, 초중고생 등 청소년은 청소년방을 이용해 주세요
※ 타인에 대한 비방,욕설, 시가 아닌 개인의 의견, 특정종교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마릴린 먼로의 초상

페이지 정보

작성자

이주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48회 작성일 19-04-14 10:49

본문

마릴린 먼로의 초상 / 이주원

먼로를 그리고 싶지만 사실 그녀의 얼굴이 기억나지 않아. 입가에 점이 있었다는 막연함 외에는. 잊었음을 기억해내기까지 꼬박 7년이 걸렸다. 7년만의 외출은 그녀를 만나기 위한 것. 다른 단서는 없기에 하릴없이 점 속으로 들어간다. 스멀스멀 면적을 늘리던 점은 두 눈을 삼키고 밤으로 자라난다. 각막에서는 갓 태어나기 시작한 별빛들이 일그러지며 어둔 하늘을 갈라놓는다. 흑과 백으로 그려지는 밤의 충돌. 무한히 분열하는 점들을 통과하자 묘비가 보인다. 여배우의 이름이 익숙하다. 6피트만큼 파헤쳐 내려간 무덤. 그 속에서 마주한다. 거멓게 식은 얼굴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구더기떼를. 모자이크로 가려도 별반 달라질 것 없는 몰골. 처량함에서 아름다움을 느낀다. 문드러져 위치를 찾을 수 없는 입술로

립스틱이 판화가 되어 찍힌다. 시신에게 만들어준 엷은 입술. 그곳이 제자리가 맞는지는 확신할 수 없다. 아무렇게나 떠있는 것만으로도 족하다. 그래서일까. 잠자는 꿈속의 미녀는 다행히 깨어나지 않고. 온기와 한기가 섞여 만들어내는 온도가 딱 적당하다. 지하철역 환풍구로 새어나오는 바람의 그것처럼. 헐렁한 속옷은 격자무늬 바람에 들려올라가다 두 손에 억눌러지고 만다. 시체성애자는 결코 사랑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으므로. 돌아오지 않는 강에 새긴 붉은 달 자국을 흘려보낸다. 먼로에겐 미안하지만 초상화는 미완으로 남을 것이다. 없는 얼굴을 멋대로 지어낼 수는 없으니까. 그녀는 눈이 없어 이 그림을 보지 못할 테니까. 이것도 언젠가는 지워지겠지. 침대시트에 흰 얼룩으로 번진 점묘화처럼.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창작시의 향기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창작시방 이용 안내 (처음 오시는 분 필독) 댓글+ 6개	창작시운영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488	12-26
34661	어르신	페트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	14:47
34660	수선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	13:36
34659	뜨거워질 여름을 향하여 댓글+ 1개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	11:21
34658	색즉시공, 공즉시색이란 뜻을 바르게 밝혀드린다 댓글+ 4개	탄무誕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	11:01
34657	봄비에 공원의 풍경	들향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	10:45
34656	5월에 청춘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	08:29
34655	토네이도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	05:28
34654	분리수거함에서 나온 쪽지	사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	03:00
34653	또 하나의 외로움 댓글+ 2개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	01:31
34652	간다 간다 하면서 못 갔다 댓글+ 2개	힐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	01:14
34651	신선한 하루 맞이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	00:11
34650	셀레브러티 어센트 스페셜티 레스토랑 르 쁘띠 쉐프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	00:07
34649	구름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	05-06
34648	봄비 한방에	들향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	05-06
34647	섬마을 댓글+ 2개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	05-06
34646	어머니 나라의 셈 법 댓글+ 4개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	05-06
34645	사랑으로 설명 할 수 없는 것들 댓글+ 2개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	05-06
34644	비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	05-06
34643	곰탕	백지회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	05-06
34642	아다다 댓글+ 1개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	05-06
34641	셀레브러티 어센트 스페셜티 레스토랑 파인 컷 스테이크 하우스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	05-06
34640	돌아온 날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	05-05
34639	어린이의 눈으로 보라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	05-05
34638	대화방	페트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	05-05
34637	어린이날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	05-05
34636	셀레브러티 어센트 오션뷰 카페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	05-05
34635	여름 산하 댓글+ 2개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	05-05
34634	고향	백지회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	05-05
34633	일요일의 나무들 댓글+ 2개	사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	05-05
34632	신선한 타인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	05-05
34631	어머니의 수국	백지회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	05-04
34630	주정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	05-04
34629	잎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	05-04
34628	더 없는 행복은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	05-04
34627	버스를 기다리며	성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	05-04
34626	말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	05-04
34625	얼굴 댓글+ 2개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	05-04
34624	셀레브러티 어센트 정찬식당 싸이프러스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	05-04
34623	오월에 발 담그기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	05-04
34622	솔개처럼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	05-04
34621	옆 침대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	05-04
34620	주정 댓글+ 2개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	05-04
34619	밴드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	05-03
34618	그 해변의 벤치 댓글+ 5개	사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	05-03
34617	스킨 앤 로션	페트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	05-03
34616	푸른 오월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	05-03
34615	꿰매다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	05-03
34614	독백	백지회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	05-03
34613	기도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	05-03
34612	셀레브러티 정찬식당 코스모폴리탄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	05-03
34611	꽃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	05-02
34610	내 자신으로부터 탈출 시도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	05-02
34609	간첩	아침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	05-02
34608	산책 댓글+ 3개	백지회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	05-02
34607	와이너리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	05-02
34606	로데오 거리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	05-02
34605	윤회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	05-02
34604	지혜의 소리	을입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	05-02
34603	셀레브러티 어센트 정찬식당 투스칸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	05-02
34602	요즈음	백지회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	05-02
34601	쑥국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	05-01
34600	개 목줄	아침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	05-01
34599	평행선상의 아리아	修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	05-01
34598	시금치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	05-01
34597	어느 누구를 사랑한다는 것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	05-01
34596	늙어 갈 수록	백지회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	05-01
34595	어둠의 안식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	05-01
34594	빛과 그림자	그대로조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	05-01
34593	산에 핀 연꽃 댓글+ 5개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	05-01

창작시의 향기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창작시방 이용 안내 (처음 오시는 분 필독) 댓글+ 6개

창작시운영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