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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망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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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이옥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7건 조회 387회 작성일 20-01-30 11:30

본문

건망증


 

머릿속에 저장된 퍼즐 하나가 빠졌는지

닫힘이 열리지 않는다

단순해진 머리

비밀번호는 먼 기억 속에

나를 가두는 일이었지

주머니 속 열쇠는 녹이 슬어도

오히려 쉽게 열리고 닫히고

찰깍, 간편해서 좋았지!

번호키가 생겨나고

가끔 잠기는 문

차가운 벽 사이를 두고

문 앞에 쪼그리고 앉은 당신은

타인이 되는 시간이 많았지

비밀을 풀려고 마당을 서성거려도

한 번 빠져나간 기억은

되돌아오지 않았지

 

 

빡빡한 며느리가 맘에 드셨는지

곳간 열쇠꾸러미를 쉽게 넘겨주신

어머니

갇힌 인심 때문에

길어진 목은

열쇠꾸러미만 바라보셨지.

 

 

댓글목록

이옥순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이옥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인님 감사합니다^^
그저 저도 넊두리 한소절 내려 놓으것 뿐이랍니다
늘 건강한 시인님 되세요

자운영꽃부리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진실되고 울림이 있는 시어가 너무 감동적이네요.
항상 훌륭한 시를 올려주셔서 감탄하면서 읽습니다.

한뉘님의 댓글

profile_image 한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흐름의 표면과 내면 사이에
있을
한 시대의 맺음이
가끔은 먹먹해질 때
가끔은
기운이 좋은 웃음으로 덮고
싶을 때가 있었습니다
다들 그런다고 세월이 흐르면
걱정하지 마시라고
열쇠와 키 번호 사이
세월에 비어버린 화사한 웃음의 퍼즐
스마일로 그려놓고 갑니다ㅎ

이옥순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이옥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네에 감사합니다  한뉘 시인님 ^^
이곳은 독거 노인들이 많이 산 답니다
문은 아예 잠그지도 않을 뿐더러 
도둑도 없답니다
문을 잠그는 일이 가끔 생겨
비 번호가 생각 나지 않을때가 있답니다
다녀 가시며 고운 흔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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