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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마을 문학상은 미등단작가의 창작작품을 대상으로 엄정한 심사과정을 거쳐 매년말 선정, 발표됩니다


2005년 제 1회 시마을 문학상 수상작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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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2,970회 작성일 15-07-01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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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시마을 ‘그대의 향기’란에 올라온 작품을 대상으로 한
제1회 시마을 문학상 심사결과 시부문에 박복화님의 <매향리 민들레>가,
산문부문에 서지숙님의 <내 창가의 오동나무>가 각각 선정되었습니다.
문학상 수상자에게는 독지가의 후원을 받아 소정의 상금과 기념패가 전달됩니다.
두 분의 시마을 문학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더욱 정진하여 우리나라 문단의 든든한 대들보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 시부문 심사평 ]


삶을 통찰하는 눈으로


16편의 예선 통과 작품 중에서 최종적으로 선자의 손에 남은 것은 <매향리 민들레>,<죽음에도 이력이 필요하다>, <콩나물의 꿈> 세 편이었다. 그 외에도 <푸른 뽕잎 그리고 플라타너스>, <무 말랭이> 등이 거론되었으나, <푸른 뽕잎 그리고 플라타너스>는 도시의 노곤한 가을과 뽕잎에 대한 기억의 연결이 매끄럽지 못하고 너무 무난하게 작품이 형성되어 감동이 부족하였으며,<무 말랭이>는 중심소재를 끌고 가는 힘과 통일성은 있어 보이나 마지막 연의 처리가 전체를 아우르지 못한 점에서 제외되었다.

세 편의 작품을 두고 선자들은 여러 각도에서 토론을 하였으며, 어느 작품을 뽑아도 수상작으로 무난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그 무난함 속에는 어느 한 작품에 특별히 시선이 집중되지 못함도 시사되는 바이다. 전반적으로 16편의 작품들의 분위기가 몇 편을 제외하고는 "‘기억" "어머니" "아버지" "삶" 등을 소재로 하고 있어 시적 대상에 대한 인식의 폭이 좁다는 생각을 가졌으며, 한 시인이 쓴 것처럼 사용되는 문체나 언어가 유사하다는 것도 지적되었다.

세 편의 작품 중 가장 눈에 띤 작품은 <매향리 민들레>였다. 미군 사격장이 있는 매향리에 핀 민들레는 /불임의 땅 위에서/ 핀 아픔을 끌어안고 있으며, /키가 작아서 목소리도 작았나/라는 우리의 현실에 대한에 은유적 표현은 사물에 대한 세심한 관찰과 함께 돋보이는 표현이다. /어디에도 있/고 /어디에도 없/는 들판에 무수히 핀 민들레이거나 포탄에 날아 가버린 빈 들판의 가시적인 존재에 대한 시인의 인식 또한 높이 살만하다. 그러나 /날아 보고픈 욕망/과 /오달진 내 꿈/이 /늘 방향을 잃/어버린 것을 나타내기 위한 표현들이 장황해 보이며, /선을 그어 확인하는 영토의 이정표/와 /배란기의 성숙한 꿈/ 등이 적절하게 앞뒤의 문장과 연결되어 의미를 확장시키지 못한 점 등의 아쉬운 부분이 눈에 띠었다. 그러나 시인의 시를 끌고 가는 역량이 앞으로 좋은 시를 쓰는 데 충분하다고 논의되어 수상작으로 선정하게 되었다.

<죽음에도 이력이 필요하다>는 다른 작품에 비해 "죽음"이라는 독특한 소재로 쓰여 졌으며, /죽음/인지 /죽임/인지, /자살/인지 /타살/인지 모를 한 사람의 생에 대한 /눈물겹/고 /그리운/ 것들에도 /이력이 필요하/다는 의미의 서사적 구조를 가지고 있어 선자들은 주목을 했다. 그 사내의 죽음은 어쩌면 사회에서 격리된, 예고된 죽음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시인은 한 생의 사라짐도 이력이 필요하다는 역설로 우리에게 경종을 울리고자 하지는 않았는지 모른다. 그런 생각의 깊이에 비해 이 작품은 긴장감이 결여되었다. 긴장감이란 시적 함축성과도 이어진다. 시어의 함축, 시상의 함축을 통하여 의미의 연결은 긴밀해지고 독자가 상상할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될 것이다. 시가 산문과 다른 것은 언어의 배열이다. 또한 시에서도 기승전결의 구조가 단단하다는 것이다. 1연을 /한 사내의 생이 수취인 불명되었다/라고 했을 때, 수취 불명된 한 사내에 대한 궁금증이 다음 연이나 행에서 전개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작품을 쓴 시인도 그런 몇 가지를 꾸준한 습작으로 고쳐 나가면 충분히 좋은 시인이 될 것이라 믿는다.

마지막으로 <콩나물의 꿈>은 시인의 체험이 바탕을 이루고 있어, 비교적 쉽게 읽히는 작품으로 보인다. 콩나물을 직접 기르는 어머니의 모습은 어쩌면 골방에서 상상의 나래를 펴면서 사는 불구의 자식에게 미치는 사랑과 같은 것이다. 불구의 자식은 늘 감추며 키우는 콩나물과 같은 것, 그런 따스한 어머니의 사랑을 갈구하는 시인의 모습이 잘 드러나 보이는 작품이다. 그러나 시가 시인의 사유를 통하여 독자가 참여할 공간을 확보해야한다는 점에서 이 작품이 주는 사유의 공간은 좁은 편이다. 그런 아쉬운 몇 가지 점에서 나중을 기약하기로 했다. 앞으로 시어의 의미를 확보하고 깊이를 만들어 간다면 좋은 시를 쓰실 수 있을 것이라 본다.

더불어 개인적으로는‘옥탑 베란다’도 좋은 작품으로 읽었다.

수상하신 분에게 축하의 말씀을 전하며 아쉽게 탈락하신 분들도 다음 기회에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심사위원 : 문정영, 박완호, 유현숙]



<시부문 문학상 수상작>

매향리 민들레 / 박복화


나는 어디에도 있었으며
또한 어디에도 없었다
노오란 꽃잎의 짧은 기억으로
봄은 해마다 오지만
항시 부족한 빈혈의 봄날
날아 보고픈 욕망은
불발의 포탄 옆에서도 피어나고
움직임 없는 갯벌도 넘보는
오달진 내 꿈은
연약한 홀씨의 위태로운 비행이
표적으로 내달리는 굉음 속에서
늘 방향을 잃었다
선을 그어 확인하는 영토의 이정표
키가 작아서 목소리도 작았나
매향리 불면의 시간들이
불임의 땅 위에서
피고 지는 생명 위에서
오십사 년의 길고도 복잡한 이력에
철조망을 걷어내는 오늘
나는 날고 싶다
배란기의 성숙한 꿈으로
매향리에 오래오래 태어나고 싶다


[주요 약력]


부산출생
현재 부산거주
<시마을> 최우수작가 선정(2003.12월)




[ 산문부문 심사평 ]



춘설이 폭설로 변하고 동장군은 혹독한 추위로 봄이 오는 길목을 막아보려 안간힘을 다 해보지만 훈훈한 봄바람은 쌓인 눈을 다 녹이고, 얼어붙는 듯 하던 우리들 마음도 어느덧 꽃피고 새우는 봄 동산을 향해 종종 걸음을 내 딛게 한다.
우수작품으로 올라온 35편의 작품들 중에서 시마을 문학상 수상작으로 단, 한편을 가려 뽑는다고 하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임에 틀림없다. 마감 날 까지 읽고 또 읽고, 고심을 거듭한 끝에 35편의 작품 중 마음자리 님의 <노숙자의 편지> <어머니의 정원> 언약의 궤 님의 <화이트 데이 선물> , 그리고 툇마루님의 <추어탕> 서지숙 님의 <내 창가의 오동나무> 꽃구름 언덕 님의 <길> 등 6편의 작품이 논의의 대상이 되었다.
이 가운데 서지숙 님의 <내 창가의 오동나무>를 시마을 산문 부문 문학상 수상작으로 뽑는데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서지숙 님의 "내 창가의 오동나무"는 주제가 뚜렷하고, 내용을 군더더기 없이 간결한 문체로 시어처럼 풀어나간 것도 그렇지만, 한 그루 오동나무를 통하여 작가가 전하려고 하는 마음을 함축성 있게 영상적으로 표현해 냈다고 하는데 장점이 있다.
원고지 열장 내외의 그 짧은 형식 속에 작가가 이야기하려고 하는 인생을 아낌없이 담아 내어 서정성과 작품성을 고루 갖추어 문학성을 한결 돋보이게 했다.
서지숙 님의 <내 창가의 오동나무>는 앞으로 더욱 더 노력해서 거문고 소리 빗소리 바람소리 그리고 인간 내면에 흐르는 무한한 생각들을 담아내는 큰그릇으로 발전하기를 기원해본다.
마음자리 님의 <어머니의 정원>은 고향을 지키시는 어머니를 깻잎을 통해 무공해 사랑으로 표현해 내었다는데 호감이 가는 작품이고, "노숙자의 편지"는 노숙자로 만나 노숙자가 인연이 되어 그곳에서 미혼모를 돌보게 되었다는 내용이 감동하게 해서 좋았다. 더욱더 노력해서 좋은 작품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언약의 궤 님의 <화이트 데이 선물>도 재미있게 쓴 작품이나 주제가 너무 가볍게 처리되어 내용을 좀더 충실하게 다루어야 한다. 툇마루 님의 <추어탕>은 추어탕을 통하여 고향풍경의 변화해 가는 모습을 담아 향수를 불러일으키게 해서 좋았다. 좀더 노력해서 문장을 다듬고, 표현해 내는 노력을 기울이면, 더 좋은 작품으로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꽃구름 저편 님의 <길>은 십 수 년전 한국일보 신춘문예 수필 부문 당선작 <구 도로>를 연상하게 한다. 옛날 고향길과 새로 뚫리는 아스팔트 길을 놓고 느끼는 감정을 섬세한 필치로 담아 거기에 인생의 의미까지 부여했다는데 끝까지 손을 놓지 못하게 했다. 앞으로 더욱더 정진을 부탁드린다.
그 밖에도 진상아 님의 <흉터> 산들바람 님의 <어머니> 서진 님의 <밤길을 따라온 친구>
국 님의 <이사를 하고> 이병헌 님의 <성희롱을 당하다> 갯바위 님의 <창밖을 내다보면> 오종식 님의 <돌산도에서> 여울 님의 <개나리꽃을 닮은 어머니> 이기황 님의 <과메기의 추억> 등도 수준에 오른 작품들이다. 더욱더 정진하여 새해 문학상의 영광을 누리시기를 기원한다.

[심사위원 : 임재문, 박광록]



<산문부문 문학상 수상작>

내 창가의 오동나무 / 서지숙


한 낮이다. 모든 것들이 작열하는 태양의 열기로 눅진한 침묵에 잠겨있다. 흡사 고행하는 수도승의 모습같기도 하고 실어증에 걸린 사람처럼 도무지 움쩍도 않고 달싹거리지도 않는 한 낮의 풍경이다. 아파트 동과 동사이로 난 공간과 아파트를 빠져나오는 길들이 노릇노릇 타고있다.물이라도 한 바가지 뿌리면 뿌시직 소리를 내며 잠시 지글거리다 바짝 마를 것 같다. 달궈진 인두처럼 길이란 길은 확확 지열을 뱉고 있는 것이다.

이 곳으로 이사 온 후, 나는 습관 하나가 생겼다. 틈틈히 5층 베란다에서 한 길을 내려다 보는 버릇이 생긴것이다. 그러면 무엇보다 내 시야에 먼저 들어오는 것이 있다.아파트 귀퉁이에 서 있는 한 그루 오동나무다. 엇그제 가지치기를 해서 비를 흠뻑 빨아들인 가지단면으로 다시 무성한 잎들이 어우러져 오동나무는 풍성한 그늘을 드리우고 가끔 불어오는 바람결에 너울너울 어깨춤을 춘다. 그 광경을 높은 곳에서 보노라면 작은섬 하나가 바다위에서 둥둥 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바다의 숨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아침에 눈을 뜨면 베란다창가로 가서 오동나무를 본다. 그러면 오동나무도 내 모습을 바라보는 것 같다. 그러기를 여러 날 어느덧 우리는 서로에게 여타의 그 무엇이 개입 될 수 없는 사색의 시간이 되고 강렬한 이끌림으로 서로 마주하고 서 있다. 그렇게 한 참 마주 선 채 바라본다. 잎들은 오동나무의 눈빛처럼 진녹으로 고혹적이기까지 하다. 잎은 움직임이 없어도 너울거리는 듯한 연상작용이 들게 한다. 그래서인지 조용히 반짝이는 눈동자같다.

가끔 답답한 마음에 오동나무 그늘을 향해 헛 숨을 고르면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고 왠지 내 자신이 너그러워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오동나무...마음속으로 가만히 불러보면 내 혈관으로 오동나무 물관 속 상큼한 청수가 흐르는 듯 푸른 기운이 돌고 서릿빛 사색이 돋곤한다. 지난 봄 이곳으로 이사왔을 때 삭막한 베란다창으로 굳건히 서 있는 오동나무를 보고 많은 위안을 받았다.

유명을 달리하신 시어머님의 오랜 병환으로부터 어느순간 팽팽했던 긴장이 풀리면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오기에 나는 너무나 지쳐있었고 비워진 마음은 극도로 허해 있었다. 지나 온 시간들이 어혈처럼 굳어 일상적인 것들과도 소통되기 힘들만큼 내 삶의 레일은 녹슬고 있었던 것이다. 전입가경으로 불혹의 나이에 들어 선 나는 참을 수 없는 극심한 공허를 느끼게 됐고 나는 무엇으로든지 채우려고 애썼다.

그러나 산이 높을수록 골짜기 또한 깊어지 듯 나의 공허는 깊어만 갔다. 치유제를 못찾고 떠도는 나에게 남편은 새로운 곳으로의 이정착을 권했고 급기야는 이사를 하게 된 것이다. 그런 계기로 만나게 된 오동나무. 오동나무잎을 보면서 천천히 마음을 가다듬고 한 잎의 미세한 흔들림까지 소중하게 볼 줄 아는 마음의 눈을 다시 뜨게 된 것이다.

한 잎의 나뭇잎이 흔들리는 것은 허공을 흔드는 것이고 그 허공은 가만히 나에게 전이되어 오는 한 잎의 언어로 우리는 대화를 하는 것이다. 나는 다문 입으로 미소를 보낸다. 그 자리에 그렇게 서 있는 그대가 아버지처럼,큰오빠처럼 믿음이 가서 좋다고, 기분이 참 좋다고 그리고 내 집 그것도 가장 창이 넓은 베란다쪽에 믿음처럼 서 있어줘서 고맙다고 말을 건넨다. 오동나무가 내 시야에 가득차서 잎들이 너릇너릇 잠겨오는 순간마다 내 마음도 넓어지고 무엇인가 여린 것들을 감싸 안아주고 싶도록 푸근한 마음을 갖게한다.

그러던 어느 날 오동나무에 연보랏빛 꽃이 피었을 때 나는 또 한 번 감격했다. 거기 잠시 내 자신을 찾고자 애쓰는 나를 위해 밝힌 꽃등처럼 핀 꽃을 봄으로써 다시 생기를 얻게 된 것이다. 전혀 새롭고 낯선 곳에서 대하는 인상깊은 기억은 살아가는 동안 내내 잊혀지지 않을 또하나의 가슴찡한 아름다운 인연의 편린들이다라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 너른 잎 사이사이 그 연보랏빛 꽃들은 수줍고 어여쁜 자태로 언뜻언뜻 내민 화관 쓴 처녀의 얼굴같기도 하고 원추모양의 꽃을 실눈을 뜨고 보면 창호지를 새어 나오는 불빛처럼 은은한 등불같아서 하마 초가을 사각사각 깍이며 불어대는 바람소리라도 들리는 듯 했다.

오동노인과 관노인의 전설이나 우륵이 가야금을, 왕산악이 거문고를 만들어 아름다운 음을 노래한 것이나, 결혼하는 딸에게 장을 만들어 주었다는 것이나, 나막신의 재료로, 모친상을 당했을 때 짚는 상장으로 쓰인것이나 이러한 전설이나 다용도 쓰임도 결코 간과 할 수 없는 이야기지만 나는 우선 오동나무 그 밑둥과 깨끗하고 넓은 잎에서 후덕하고 담백한 믿음이 가는 사람을 연상하곤 한다. 때묻지 않은 원초적 믿음으로 시류에 흔들리지 않고 작은 이익에 좌지우지 않는 불변성을 오동나무는 닮은 듯 하다. 날마다 급변하는 세태에 가장 절실한 신뢰의 덕목이라고 본다.

오동나무가 품고있는 내실의 곧은 아름다움과 범접 할 수 없는 청정 맑은 나이테를 두르고 있는 것처럼 내 자신이 아름답고 순수하면, 그런 정신적인 소유자라면 그 주위가 환하고 아름답게 빛나지 않겠는가. 요즘같이 뜨거운 한 낮, 오동나무 그 풍성한 그늘처럼 우리들 마음에도 서늘한 그늘 한 켠쯤 내어 줄 수 있는 너그러움이 있다면 얼마나 멋있고 아름다운 인생이겠는가.

삶이 다하는 그 날, 내연륜의 단면도 오동나무처럼 곧고 너그러우며 담백한 나이테로 그려졌으면 한다. 여름이면 풍성한 그늘을 드리워 시원함을 베풀 줄 아는 너그러움과 가을이면 맑은 사람들의 가슴으로 울리는 한 편의 시처럼 삶의 여유를 베풀고 겨울이면 비록 잎들은 사위고 없을지라라도 튼실한 밑둥처럼 늘 신뢰 할 수 있는 믿음을 주는 삶이였으면 한다. 살면서 느끼게 되는 감성적인 섬세한 서정과 여린 설레임은 가끔 그 흔들림을 허 할 수 있다지만 타고 난 인간성의 본질은 오동나무 밑둥처럼 결코 흔들림이 없기를 바란다. 그 어떤 세파의 기류에도 움쩍않는 믿음같은 것 말이다.

다시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면 오동나무는 내 창가로 더 가까이 다가 올 것이다. 섬섬히 숨을 고른 가을바람에 해사한 낯빛으로 우수수 내 마음의 서정을 쓸어 줄 것이고 절기에 익숙해지면 해질수록 한 때 풍성한 그늘을 선물했던 잎들은 소눈물방울처럼 뚝뚝 그 너른 잎들을 떨어뜨리고 계절의 사윔에 동행 할 것이다. 그렇지만 든든한 밑둥과 곧은 가지들은 차가운 바람과 눈발에도 더욱 푸르고 담백한 물관을 안으로 안으로 감싸안고 내 창가에서 정신적인 지주로 설인처럼 빛나면서 서 있을 것이다.

[주요 약력]
2004년 '동서커피문학상' 시부문 입선
2004년 '제 1회 호연제문학상' 시부문 장려상
2004년 '설록차문학상' 시부문 최우수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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