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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전용)

 

☆ 시마을 문학상은 미등단작가의 창작작품을 대상으로 엄정한 심사과정을 거쳐 매년말 선정, 발표됩니다


2007년 제 3회 시마을 문학상 수상작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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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2,870회 작성일 15-07-01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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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저변확대 등을 위하여 제정된 시마을문학상(시부문) 제3회 대상 수상자로 「사그륵사그륵 맷돌은 돌고」를 쓰신 심규한(멩이) 님이 선정되었습니다. 이외에도 금상에는 메딕천사 님의「달방 있슴」, 은상에는 일빼기일 님의 「봄에 뿔」, 강희철 님의「꼬리의 자유」, 동상에 은환 님의「환승역」, 손현숙 님의「오래된 극장」, 유상옥 님의「눈썹만 웃는 봄」이 각각 선정되었습니다. 문학상을 수상하신 여러 님들에게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더욱 정진하여 우리나라 문단의 대들보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2007년 제3회 문학상은 지난 1년간(‘06.10~07.9월) 시마을 창작시란에 올라온 작품 30,000여편중에서 선정된 월단위 ’이달의 우수작(최우수작 및 우수작)‘을 대상으로 하여, 예심에서 12편을 선정하였으며, 본심에서 대상 등 7편을 최종 선정하였습니다. 심사는 내부 및 외부 심사자에 의하여 수차례 엄정한 심사과정을 거쳤으며, 선입견을 배제하기 위하여 작자명을 지우고 작품내용만 가지고 심사하는 등 심사의 공정성을 기하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예심 : 양현근, 서영식, 본심 : 이승하). 문학상 대상 수상자에게는 상금(300천원)과 수상기념패가 전달되며, 시마을 명예의 전당에 수록됩니다. 아울러 시상식은 오는 12월 13일(목) 시마을 송년문학행사에서 개최될 예정입니다. (시상식 참석대상 : 대상, 금상, 은상, 동상 수상자 전원)

비록 문학상을 수상하지는 못했지만, 뜨거운 열정으로 문학과 사랑나눔을 실천하고 계시는 많은 시마을 문우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건필을 기원합니다.


제3회 시마을 문학상 수상작


【 대 상 】


[내용보기] 사그륵사그륵 맷돌은 돌고 / 심규한(멩이)

【 금 상 】


[내용보기] 달방 있슴 / 메딕천사

【 은 상 】


[내용보기] 봄에 뿔 / 일빼기일
[내용보기] 꼬리의 자유 / 강희철

【 동 상 】


[내용보기] 환승역 / 은환
[내용보기] 오래된 극장 / 손현숙
[내용보기] 눈썹만 웃는 봄 / 유상옥


[본심 심사평 ]


이승하 (시인, 중앙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시마을 문학상 심사를 오랜만에 합니다.

예심을 거쳐 제게 온 12편의 시는 솔직히 말씀드려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습니다. 수상권에 드는 작품을 가리는 기쁨보다도 선외로 밀린 작품에 눈길이 가는 아픔이 더 컸습니다.

대상으로 선한 「사그륵사그륵 맷돌은 돌고」(멩이)는 부제가 ‘백석풍으로’여서 저는 일종의 패러디 시인가 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은 마음으로 읽어 내려갔습니다만, 무릎을 탁 칠 만큼 뛰어난 작품이었습니다. 황해 깊은 바다 속에 빠진 맷돌이 돌면서 소금을 만든다는 민담을 밑바탕에 깔고서 전개되는 이 시는 상상력의 폭이 이루 말할 수 없이 넓어 은하계 바깥으로 우리를 유영하게 합니다. 유년기와 중학생 시절의 추억담이 곁들여짐으로써 이야기 시로서의 장점까지 충분히 살려나가니 읽는 재미가 여간 쏠쏠하지 않습니다. 일상의 차원인 인정미담과 형이상학적인 차원인 우주적 상상력이 절묘하게 버무려져 기가 막힌 인절미를 빚었습니다. 백석풍이라기는 하지만 “것이었다”라는 표현이 지나치게 많은데, 이처럼 자꾸만 산문으로 가려는 태도는 재고를 요합니다. 너무나 노련한 시인지라 멩이의 본명을 알고 싶은데, 이분은 기성시인이라는 생각이 자꾸 듭니다. 제가 잘못 생각한 것일까요?

금상 수상작 「달방 있슴」(메딕천사)은 도시 변두리에 있는 허름한 여관인 동백장 여관의 ‘달방’을 무대로 하고 있습니다. 달방이란 장기 투숙객을 위한 방입니다. 뜨내기 인생들의 쉼터인 달방, 즉 월세 방을 “굽은 들 펼 곳 한 칸 없는 달들의 숙소”라고 표현한 메딕천사의 멋진 필치에 손바닥이 아플 정도로 박수를 치고 싶습니다. “마지막 지폐처럼 남은 시퍼런 겉잎 김치 아껴 찢으며”나 “그믐달 침침한 눈을 씹던 껌처럼/ 방바닥에 붙이고”, 또는 “바람이 나이롱 커튼에 도배풀 같은 아침을 묻히기 전에” 같은 표현은 저를 경악케 합니다. 이건 정말 대단한 솜씨입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압축이 덜 된 탓에 느슨하게 전개되는 점은 이 시의 약점입니다. 정리를 좀 했으면 합니다.

은상 수상작은 두 편입니다. 「봄에 뿔」(일빼기일)과 「꼬리의 자유」(강희철)도 좋은 작품입니다. 「봄에 뿔」은 군데군데 재미있는 표현이 있어 감탄사를 연발하게 됩니다. 봄을 달짝지근하다고 표현한 것도 그렇지만 “투두둑 햇살들 부러뜨리며/ 유리창 앞에 선다”, “어디엔가라도 들이받고 싶은/ 맘만 먹으면 불끈 쥐어지던 봄날” 같은 표현도 정말 좋습니다. 그런데 이런 신선한 표현들이 필연성을 지니고 배치되지 않은 데서 오는 어색함을 조금 지워주셨으면 바람을 가져봅니다. 은빛 뿔의 의미도 다소 모호하지만 시의 전개 과정은 무척 세련된 솜씨입니다.

「꼬리의 자유」는 도입부부터 흥미를 유발합니다. 생태를 먹다가 명태 꼬리에 눈길이 간 희철 씨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각을 이어갑니다. “꼬리의 자유”, “쭉 뻗어 즐기는 느긋한 휴식” 등이 잘 보여주듯이 이 시의 매력은 역설적인 사고, 역설적인 표현에 있습니다. 꼬리의 자유가 과장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긴 하지만 맺고 끊는 시의 맛을 잘 아는 희철 씨는 이미 시인이십니다.

예심 통과작을 내신 은환, 손현숙, 유상옥 세 분은 후일을 기약하면서 더 성실히 시 습작에 매진하기 바랍니다. 세 가지를 병행하기 바랍니다. "현대시 창작 강의"(고요아침), "송수권의 체험적 시론"(문학사상사), "이승하 교수의 시 쓰기 교실"(문학사상사) 같은 시 창작을 위한 입문서를 읽는 한편 열심히 습작을 하시고, 이것과 아울러 좋은 시집을 꾸준히 읽기 바랍니다.

시마을 주민들의 시 쓰시는 수준은 웬만한 문예지 신인상 당선작의 수준보다 훨씬 높다는 것을 이번에도 확인했습니다. 일곱 분 모두 조만간 등단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미 등단하신 분도 계신 듯하고.) 좋은 소식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이승하 시인 약력]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및 동 대학원 석사, 박사과정 졸업
1981년 [詩文學] 전국대학 문예작품 공모 시 당선
1984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1988년 1천만원 상금 [KBS 방송문학상] 중편소설 당선
1989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
대한민국문학상, 서라벌문학상, 지훈문학상 수상
시집으로 <사랑의 탐구>, <생명에서 물건으로>, <뼈아픈 별을 찾아서> 등
평론집 <한국의 현대시와 풍자의 미학>, <생명 옹호와 영원 회귀의 시학> 등
산문집 <그렇게 그들은 만났다>, <헌책방에 얽힌 추억>, <빠져들다> 등
편저 <한국현대 대표시선>, <송욱>, <2002년 오늘의 좋은 시> 등
시 해설서 <백 년 후에 읽고 싶은 백 년의 시> 등 다수
현재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대상 수상작>


사그륵사그륵 맷돌은 돌고
-백석풍으로-

심규한(멩이)


힘없이 차가운 방바닥에 누워 벽시계를 보면
밤과 낮의 맷돌에 내가 사그륵사그륵 갈리고
새까만 중학시절 누워 눈감고 우주 끝으로 비행하다
소용돌이 어질병에 나락같이 꺼져들듯
내 척추가 하늘과 땅의 맷돌에 으깨질텐데

사그륵사그륵 맷돌이 돌아가면서
온 하늘의 은하가 다 빨려들어가고

황해바다 속엔 지금도 사그륵사그륵 요술 맷돌이
저 혼자 돌아 소금을 낳고 있다는데
그 찝찔한 것이 눈물이 양념이라고 가마로 들여
할머니는 폭폭한 계절 가마니에서 간수를 받아내어
썰렁썰렁 바람 불면 두부를 가라앉힌 것이었다
신석기 적부터 갓옷 입고 곰녀가
맨땅에 무릎을 꿇고 돌확에 수수를 갈던 그 소리로
몇 만 년 동안 우릴 먹여 살렸는지 모를 일이었다

지금은 할머니도 사라지고 할머니의 맷돌도
사라져 농업박물관의 어둠 속에 꿈처럼 잠들었는데
사그륵사그륵 돌 갈리는 소리만 남아
내 가슴에는 여태도 돌고 있는데

태초에도 이 소리는 있어
흑암 바닥 사그륵사그륵 맷돌 돌며
우주라는 것이 만들어지고 연신
블랙홀로 들어가 화이트홀로 솟아나듯
콩가루 같은 별무리가 터진 대폭발이 있었다는데
그것이 해일로 자꾸만 떠밀리며 멀어져
밤하늘은 그립고 슬픈 것들로 까맣게 되었고
사람은 지상에 외로운 것들로 태어나

수백억년 뒤
할머니가 다시
그 맷돌을 돌리는 것이었다

어쩌면 그날 사그륵사그륵 맷돌 도는 툇마루로
다사로이 떨어져 할머니의 옷고름에 흘렀던
볕살은 우주의 고솝고 고손 콩가루였는지
참으로 환했던 것이었는데

결국 온 우주를 빨아들이고
새 우주를 낳는 그것에
우유도 바르고 쌀가루도 뿌리며 오른돌이로
천축국 사람들은 다음 생에 황금 같은 환생을
빌고 빌었던 것이었으리라

지구는 누가 돌리는지
흰손이 잡힐듯도 한데

찬 방바닥에 누워
내가 간수로 잘 굳힌 두부도 그립고
콩가루 꾹꾹 눌러 찍어먹던 인절미도 그리운 것은
나를 먹여주는 그 손 때문이리라

뱃속에서 공연히 천둥이 울고
피식 웃음이 새고 마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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