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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비수를 품은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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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飛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03회 작성일 18-11-01 12:59

본문

그가 비수를 품은 까닭

 

- 비수 11

 

 

항시 품은 건 비수가 아닌 오직 수비라고 말 모가지를 비틀었다

생전 선제공격이라곤 털끝만큼도 꿈꿔본 적이 없으므로

다만, 수비를 위한 공격이 그의 무기라면 무기이므로

 

상대는 삼라만상의 다반사다

태어날 때부터 핏빛 메스를 거머쥔 산부인과 의사를 비롯한 금시초문의 낯선 환경이 그의 첫 대상이었고 자라나면서 툭 툭 차이던 돌부리며

학교에 첫발을 들여놓자마자 신인 듯한 담임선생님이며 그를 테스트하는 시험문제며 군에 입대하는 순간 공포의 총이며 눈에 밟히는 족족

수님 같았으며 결혼하자마자 박박 긁어대는 아내의 바가지는 물론 자식들 걱정거리까지 줄곧 그를 노리고 있으므로

하물며 심심해지면 그를 유혹하는 산과 들의 꽃이며 하찮은 거리의 나부랭이들조차

요즘 같으면 울긋불긋 저물녘 노을마저 호시탐탐이므로

 

나름대로 비장의 무기를 품을 수밖에

수비 아닌 비수를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11-08 17:39:37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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