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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무너지는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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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동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568회 작성일 15-10-28 20:41

본문

  


산이 무너지는 꿈


   

한 때 저 산처럼 살고 싶다 하셨죠.

 

언젠가 내 등에

푸른 잎들 다 사라진 벌거숭이 나무들이

봄 닮아 게으른 울음 안은 눈꽃을 하나 둘 맺히고 있을 텐데

 

그러나 하필, 푸른 잎사귀 한입 가득 물고 온 백사와 다정히 손을 잡고 오셨나요.

산은 험하다는

한파 같이 모진 말을 이해하려

아무리 기를 쓰며 들어도 막막한 해몽 같은데

내 메아리만 굳게 내려놓으시다니요.

 

등진 모습만 원 없이 바라보면서

많은 벌들도, 나비들도

둥지 떠난 철새들도 곧 나에게 돌아올 것만 같아,

저 산들보다 하염없이 굳센 푸름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만 같아 

 

그대 한 걸음, 한 걸음 옮기실 때마다

속살거릴 고갯길

애써 굽혀놨더니

 

어쩌자고

가벼이 가시나요.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5-11-02 12:06:35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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