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골, 흠한골 > 우수창작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우수창작시

  • HOME
  • 창작의 향기
  • 우수창작시

     (관리자 전용)

☞ 舊. 우수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창작의향기 게시판에 올라온 미등단작가의 작품중에서 선정되며,

 월단위 우수작 및 연말 시마을문학상 선정대상이 됩니다

우수 창작시 등록을 원하지 않는 경우 '창작의 향기' 운영자에게 쪽지를 주세요^^

(우수 창작시에 옮겨진 작품도 퇴고 및 수정이 가능합니다)


깊은 골, 흠한골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0건 조회 1,504회 작성일 17-08-07 08:09

본문

 

깊은 골, 흠한골 / 최 현덕

 

잠든 그 길을 깨우면

길 위에 육남매가 서 있다

흰 수건 두른 어머니가 맨 앞에 서서

아이들과 읍내 오일장에 가는 날

늘어져서 허술하고 힘든 30리 길이 서고

대장 어머니 앞에 범도 넙죽 엎드렸다

깎아지른 협곡은 쥐 죽은 듯 가라앉아

절벽에 핀 꽃은 만월을 품은 듯 고고했다

하얗게 내리쬐는 여름 햇살 그 길은 적적하여

늘 시커먼 입을 열고 유유낙낙 호랭이굴 옆에

굴피나무를 오르내리는 담비가 길을 홀렸다

무장공비가 드나든 흠한골은 더욱 괴괴한 시름에 젖었다

눈에 익숙한 풍경 속, 그 길 위

머릿속은 늘 맑은 날 보다 장대 같은 소낙비 였다

 

산사태로 소외양간도 쓸고 간 그 길,

육남매가 근근부지 연명 할 때 마디마디 옹이진

어머니의 손끝을 호호 불어주던 그 길,

긴 장마가 하늘을 뭉개도 입에 풀칠 해 준 그 길은,

시퍼렇게 멍든 손으로 화전민이 됐을 때, 멍든 손에

따라지목숨을 무쇠목숨으로 감겨 준 길이었다

세상에 유일무이唯一無二 한 길이었지

 

한줄기 빛이 깊은 골을 감싸 안을 적,

어머니는 목젖이 찢어질 듯 그르렁 자연을 삼켰고

산야초가 손짓하는 모랑가지엔 메아리가 걸려 있었다

허기진 뭉클함이 어머니품속을 그려놓았다.

그 길 위, 허기는 육남매 전용 공간 이었지.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7-08-12 10:16:53 창작시에서 복사 됨]
추천0

댓글목록

36쩜5do시님의 댓글

profile_image 36쩜5do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 시에서 말한 '허기진 뭉클함'바로 그것때문에
시인님이 시를 쓰시는 것 같습니다.^^
시 쓰는 이들 모두가 아마도 그런 '허기진뭉클함'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잘 감상하고 갑니다.

최현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옛시절 그 길은 모두가 엄청 힘들었지요.
유년시절에 흠한골에서 풀 뜯어 먹으며 연명 해 온게 지금 생각해 보면 기적입니다.
다녀 가심 감사드립니다. 시인님!

별들이야기님의 댓글

profile_image 별들이야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쩌면 저리도 울집과 똑 같나요
울집은 오남매 였고
제가 대장 이었지요
저는 아들이라고 강냉이를 삶아도
제일 맛난것은 내 차지였고요
새옷에새신발만 신었는데
동생들은 돌아가면서 옷도 입었지요
옷도 대물림 이었어요
그때 생각하면 마음이 저리 옵니다
감상 잘 했습니다
최시인님!!

최현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50,60세대는 거의 비슷한 처지가 아나었나 생각합니다.
입에 풀 칠하기 힘든 세상에서 뭘 바랬겠어요. 그저 허연 이밥 한그릇 먹어 보는게 소원이었지요.
량재석 시인님도 강냉이 세대시군요. 고생 하셨기에 글이 참으로 맑습니다.
고맙습니다. 량재석 시인님!

두무지님의 댓글

profile_image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련한 추억으로 끌려가다보니
저도 눈물이 왈칵 쏟아 집니다.

육 남매를 이끌고 가시는 생전의 어머님 앞에
호랑이도 놀라 벌떡 일어서서 도망치는 근엄한 모습!
이제는 미움인지, 그리움인지 알 수 없는 피안에 뒷길,

헤아려 본들  무엇하리까 이미 떠나가신 영혼들,
더운 날씨에 함께 촉촉히 젖다 갑니다
평안과 건필을 빕니다.

최현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흠한골 같은 오지에서 유년시절을 보낸지라
뼈는 통뼈 입니다.ㅎ ㅎ ㅎ
맛짱 뜨면 절대 안집니다. 깡다구가 쎄그던요.ㅎ ㅎ ㅎ
웃자는 소리입니다.
더위에 건강하세요. 두무지 시인님!
고맙습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profile_image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머니 나서면 줄줄이 따라 나서던 길,
목숨줄 설움줄 이어주던 길,

어린 나이 육 남매를 열매처럼 달고 고생하시던 어머니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이제는 돌아보아도 부끄럽지 않은 그길,
오히려 자랑스러웠을 그길에 박수를 보냅니다.
 감사합니다. 최현덕 시인님! *^^

최현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선친의 묘가 그쪽에 있어
가끔 들려보면 이 험한곳에서 어떻게 살았나 싶게
우거진 숲속이었습니다
국민학교 30십리 길 등하교를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신기합니다  밤톨만한 놈이 책보  짐어지고 험한 산길을 다녔으니,
다녀가심 고맙습니다
추 시인님!

라라리베님의 댓글

profile_image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묘사가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어렵고 힘든 시절인데도 자연속에 그려지는
서정의 풍경이 그지없이 촉촉합니다
진한 그리움에 젖는 시간일지라도
시인님은 행복하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최현덕 시인님 마음을 움직이는 좋은글 감사합니다
평안한 시간 되십시요^^~

최현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갑장님의 빛나는 졸업장 같은 세련된 글과는 비교가 안되지요.
투박한 삶 속에서 긴 터널을 헤맸었지요.
그 시간, 너무 배를 곯아서 지금도 국수는 2그릇 먹습니다. 뱃고래가 커져설랑. ㅎ ㅎ
더위에 건강하세요. 강신명 시인님!

Total 148건 1 페이지
우수창작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48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69 1 09-24
147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9 1 09-04
146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2 1 09-01
145
현장의 소리 댓글+ 1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7 1 08-23
144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6 1 08-09
143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2 1 07-27
142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7 1 07-20
141
대장내시경 댓글+ 2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 0 06-28
140
빈자리 댓글+ 2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 0 06-13
139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2 0 06-02
138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 0 03-28
137
산수유 예찬 댓글+ 2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1 0 03-22
136
하얀 나그네 댓글+ 10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7 0 03-07
135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0 0 01-03
134
기일(忌日) 댓글+ 6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5 0 02-16
133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3 0 07-04
132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6 0 05-27
131
갓바위 사람들 댓글+ 13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7 0 05-16
130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2 0 05-07
129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2 0 05-06
128
오월의 광장 댓글+ 13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4 0 04-30
127
배추고갱이 댓글+ 14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6 0 04-06
126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5 0 03-31
125
행복은 댓글+ 23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6 0 03-16
124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8 0 03-09
123
할미꽃 댓글+ 17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3 0 03-01
122
돼지머리 댓글+ 22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1 0 02-23
121
품앗이 타령 댓글+ 20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6 1 02-16
120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6 0 02-09
119
우 렁 각 시 댓글+ 12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0 0 02-02
118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7 0 01-26
117
용 서 댓글+ 14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5 0 01-19
116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3 0 01-12
115
이끼 댓글+ 14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9 0 01-05
114
태동(胎動) 댓글+ 22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3 0 01-01
113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7 0 12-22
112
하모니카 댓글+ 12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2 0 12-15
111
엄마의 눈물샘 댓글+ 15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2 0 12-08
110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0 0 12-01
109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5 0 11-10
108
들꽃 이야기 댓글+ 9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1 0 10-28
107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3 0 10-14
106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3 0 10-12
105
옥수수깡 댓글+ 8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8 0 09-12
104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6 0 09-09
103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3 0 05-22
102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9 0 05-20
101
매듭 댓글+ 12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3 0 05-17
100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5 0 05-12
99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1 0 05-08
98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9 0 05-05
97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4 0 04-20
96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0 0 04-15
95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4 0 04-12
94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6 0 04-09
93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0 0 04-02
92
멸치의 최후 댓글+ 14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6 0 03-29
91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9 0 03-24
90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4 0 03-22
89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7 0 03-13
88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0 0 03-10
87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9 0 02-21
86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1 0 02-07
85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0 0 02-06
84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1 0 01-31
83
댓글+ 10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8 0 01-27
82
입김 댓글+ 14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6 0 01-23
81
배짱 댓글+ 12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5 0 01-20
80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9 0 01-18
79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9 0 01-17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