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첩방(六疊房), 윤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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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0건 조회 1,739회 작성일 17-08-15 06:56본문
육첩방(六疊房), 윤동주 / 최 현덕
‘육첩방(六疊房)은 남의 나라’*
엄동설한 깊은 겨울
부끄러움이 육첩방에 웅크려
화끈거린 얼굴이 詩를 쓴다
‘쉽게 씌어진 시’ 는 결코 무력하지 않았다
순결과 투명이 시시때때로 먼 하늘을 날다가
두고 온 하늘에 박힌, 땀내와 비린내에
조근조근 부끄런 시를 썼다
바랜 학비 봉투는 비에 젖은 불면의 밤을 다독였다
‘쉽게 씌어진 시’* 를 마지막으로
부끄런 시는 상실감에 쌓였지만
희망적 의지는 '하늘', '바람', '별'이었다
어두운 곳에서 자아를 성찰한 부끄러움은
현실을 직접 움직이지 못하는 슬픈 천명*이었다
다다미 여섯 장의 넓이가 버거운 건,
수면에 잠긴 해방과 자유를 십자가에 건
‘어둠’, ‘등불’을 오간 조국 광복의 염원이었다
이 시대가 무너지고, 새로운 세계가 다다미 六장을
갈기갈기 찢어 허공에 뿌리고,
‘육첩방(六疊房)은 남의 나라’가 아닌
내 나라를 세우는 것이 임의 십자가,
‘쉽게 씌어진 시’ 임의 마지막 녹음 파일이
생체 실험 주사의 단서가 되는 날
시든 꽃송이들, 새 움이 틀 것이다.
*‘육첩방(六疊房)은 남의 나라’ : 윤동주 시인의 ‘쉽게 씌어진 시’ 인용
*육첩방(六疊房) : 불을 때지 못하는 다다미 6장 깔아놓은 일본식의 방
*쉽게 씌어진 시 : 윤동주 시인의 마지막 시
*슬픈 천명 : 윤동주 시인의 ‘쉽게 씌어진 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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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별을 헤아리며 광복을 꿈꾸던 시인의 노래를 대신 부르시는군요
왜 쉽게 씌어진 것일까?
옛 시인의 시제에서 저 역시
부끄러운 생각이 몰려듭니다
감사합니다
최현덕님의 댓글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조국을 빼앗긴 슬픔에서 늘, 글 밖에 쓸 수 없었던 손을 부끄럽게
보았던 게지요.
그 부끄럼이 애국이었지요.
72 주년 광복절을 맞으며 다시 돌아보게 하는 윤동주 시인의 '쉽게 씌어진 시'를
반성, 또 반성하며 곱 씹어 보며 새깁니다.
고맙습니다. 김태운 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언 광복 72주년, 쪽바리들이 훈도시를 차고 게다짝에 야욕을 가득 싣고와,
나라를 빼앗긴 슬픔, 윤동주 시인의 애국심이
어찌 육첩방만 뒤 엎으리요.
지 외조부가 발해의 유민인 것도 모르고
설치는 아빈지, 아 밴 쪽바린지는 지금도
하늘 무서운 줄도 모르고 설치는 중!
ㅎㅎ
다시는 이런 불행이 없어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최현덕 시인님! *^^
최현덕님의 댓글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윤동주 시인의 ' 쉽게 씌어진 시'를 보면서
성찰의 시간을 갖어 보았습니다.
고맙습니다. 추 시인님!
다시는 이런 불행이 없도록 만전을 기 해야 겠지요.
한뉘님의 댓글
한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간이 흘러도
보이지 않는 곳
읽히지 않는 곳에서
가끔씩 만나게 되는
진정한 분들의 마음 또한
살아있는 시가 아닐까하는
마음입니다
타인의 배려, 용서, 포용, 희생을
지니신 소시민의 넓은 심상
그 중 한 분이 시인님이 듯이^^
좋은 하루 맞이하십시요
시인님~
최현덕님의 댓글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따듯한 위로와 격려의 한 말씀 덕분에
시 답지 않은 글이라도 내 놓지 모르겠습니다
옛 시인의 글 들은 언제 봐도 혼이 숨쉬는듯 합니다
고맙습니다
한뉘 시인님!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광복절을 맞아 윤동주 시인 발 자취를 따라
그 분의 숭고한 정신을 새겨 봅니다
아울러 정성 껏 채워주신 글 잘 읽고 갑니다
앞으로 모두 그런 정신으로 채워졌으면 합니다.
감사 합니다.
최현덕님의 댓글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맙습니다
72주년 광복절을 맞으며 시인의 얼을
되새겨 봤습니다
윤동주 시인의 생채 실험 의혹이 허구이기를 함니다만
의혹이 사실이라면 천일공노 할 일입니다
별들이야기님의 댓글
별들이야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최시인님!
그간 무고 하셨지요
건강도 좋으시고요
좋은 글 많이 쓰시고 늘 행복 하세요
지나는 길 있으시면 술 한잔 해요
최시인님!!
최현덕님의 댓글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덕분에 무더위를 잘 헤치고 있습니다.
장마가 오락가락하며 기온이 많이 내려갔습니다.
항상 상큼한 글을 쓰시고 밝은 미소에 엘돌핀이 돕니다.
술 한잔은 상처가 어느정도 진정 된후 러브콜 보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량재석 시인님!
가내 두루 평안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