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모토리 한대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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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4건 조회 869회 작성일 18-01-17 11:03본문
다모토리 한대포 / 최현덕
현장에 불이 꺼지면
목마른 삽과 곡괭이는 물을 찾아
하루를 털고 연장대에 걸린다
괭이, 곡괭이, 삽, 질통을 가지런히 챙기고 나면
하루해를 견딘 절은 땀이 그제야 긴장을 풀고
양어깨를 짓누른 무겁던 노동 현장이 가볍다
비릿한 향수, 독산동일번지가 토닥토닥 가슴에 핀다
단내나는 목구멍에 찌든 먼지를 벗겨 줄 고마운 친구들,
천엽,찰지라,겹간,제비추리,차돌박이,선지국
헛헛한 배를 채우는 단골메뉴들은
퇴근길에 가장 따뜻한 군불이다
언제나 이곳에 들면 꽁한 심장이 풀린다
칠남매 뱃골을 키운 엄니의 십자성이 보이고
‘소주 한 대포에 천원이오’빛바랜 간판이 보이고
‘다모토리 한대포’간판 위에 주름진 엄니 얼굴이 보이고
모진 세월의 파편은 설화로 피어오른다
싱싱한 선지를 차지하느라 분주히 새벽을 여셨고
시뻘건 엄니의 손은 늘 내 심장과도 같았던......
진눈깨비가 함박눈으로 내린다
피묻은 지폐를 내 손에 꼭 쥐켜 주시던 엄니의 함박눈이다
평생 내 심장은 왜 엄니의 젖무덤을 찾고 있을까
함박눈이 ‘다모토리 한 대포’간판 위에 소복히 쌓인다
목줄을 타는 다모토리 한대포의 싸아~한 진동이
하루 끝의 문고리를 뒤 흔든다.
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하루의 고된 인과를 마치고
다모토리 한잔!
그것도 마음에 맞는 사람과 마시면 천하에 일품,
부러울 것이 없을듯 합니다
고생한 후에 마시는 것이 더 값지고
보람이 있을 것 같습니다.
부지런한 일상에 가지런한 시상이 돋보입니다
건강과 행운을 빌어 드립니다
함박눈이 쌓일 때 까지 다모토리 옆에 시중도 못들어
죄송한 생각 입니다. 평안을 빕니다.
최현덕님의 댓글의 댓글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허접한 시 나부랭이라도 올리지 않으면
손이 근질근질 한 가붑니다.
비가 오려나 잔뜩 흐렸습니다.
눈이 펑펑 올 시기에 포근한 날씨...
그래도 현장은 따신 날씨가 훨 낳습니다.
예전 글을 토닥여서 올렸습니다.
건강하시죠?
제일이 건강입니다. 건안하심을 빕니다.
고나plm님의 댓글
고나plm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굿, 입니다
더 이상은 생략입니다
대신 여러번 읽고 갑니다
만날 날을 기다리며...
최현덕님의 댓글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우!
존경하는 울 아우님 !
잠시 쉴 틈에 시 나부랭이 올렸는데 굿, 하니 일단은 기분좋다. ㅎ ㅎ ㅎ
구정 쉬고 이웃에 계신 문우님들과 연락해서 봅시다.
늘 건강하시고...
고맙습니다. 고나 아우님!
라라리베님의 댓글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도 굿입니다
생활 속에서 우러 나오는 시 감동입니다
따스한 저녁의 풍경이 그려지고
시인님의 내공이 단연 돋보이네요
감사합니다 최현덕 시인님
추위와 미세먼지에 건강 유의하시고
평안하십시오^^
최현덕님의 댓글의 댓글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내공이라니요?
당치 않습니다. 그냥 수필 같은 시 나부랭이지요.
미세먼지가 장난이 아니군요.
금성도 아닌 이곳, 화성까지 미세먼지 습격입니다. 살려주세요 강 시인님!
강시인님의 '미세먼지 습격'시향을 온누리에 헬리꼽터로 뿌려야겠습니다.
공덕수님의 댓글
공덕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좋군요. 제목도 좋고, 참 좋네요.
최현덕님의 댓글의 댓글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반갑고 고맙습니다.
길이 먼 나그네의 발길을 훈기로 데펴주시니 온몸이 녹습니다.
가끔, 꼬들빼기 같은 쓴 말씀도 미흡한 습작생에겐 큰 보약이되지요.
부탁을 드리겠습니다.
추위에 건안하심을 빕니다.
정석촌님의 댓글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꽁한 것 풀어주던
피묻은 ..... 엄니 푸근한 함박눈
폭신폭신 합니다
최현덕시인님 한 대포에 선지국 딱 ! 마춤입니다
삼포가는 길 다시 걸어봅니다
석촌
최현덕님의 댓글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기회가 되면 선지국에 다모토리 한대포 대접 올리겠습니다.
늘 건안하시길 기원드립니다.
바쁜 현장에서 잠시 짬을 냅니다.
자주 못 뵈어도 용서를 부탁드립니다.
은영숙님의 댓글
은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최현덕님
사랑하는 우리 동생 시인님! 화성까지 멀리도 가서
이 추운 겨울에 무리 하지 말라니까 걱정이여 ......
반갑고 반갑습니다
아직도 엄니를 찾아 쌌고 엄마란 이름은 영원 한 것 하늘나라에서도
자식 걱정 하시고 계실테니 너무 무리하지 말고 ... 알았죠 ??
이 누나가 늘상 걱정이여요 대신 잘 챙겨 먹고 일 해요
글도 잘쓰고 버릴데가 없는 동생 박수를 보냅니다
건안 하시고 좋은 시간 되시옵소서
사랑하는 우리 아우 시인님!~~^^
최현덕님의 댓글의 댓글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누님의 염려지덕에 몸건강히 잘 있습니다.
감기는 좀 어떠신지요?
예전에 써놨던거 조금 손 봤습니다.
추위 잘 이기시고 날씨 좀 좋아지면
찾아뵙겠습니다.
건안하시길 기원드립니다. 은영숙 누님!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다모토리 한 사발
방금 장례식장에서 한 모금 하고 나서
잠시 한 눈 파는 순간
엎질러버렷습니다
친구 모친 장례였지요
안주라야 삶은 돼지고기
산 중턱인데 잔뜩 묻었던 눈은
다 녹아버리고
호상이이어서 그런지
분위기 괜찮았습니다
잘 보내드린거겠죠?
감사합니다
최현덕님의 댓글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애 많이 쓰셨습니다.
호상이어도 가신분은 저승보다는 이승이 좋다 하셨을텐데...
삼가 명복을 빌어드립니다.
제주에 가거들랑 꼭 다모토리 한잔 하시기요.
대접해 드리리다.
이밤, 편히 주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