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 잣는 자목련 /추영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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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0건 조회 565회 작성일 18-03-04 12:44본문
수의 잣는 자목련 /秋影塔
겨우내 너는 남몰래 앓았을 것이고
너의 베틀 앞에서 나 또한 조금은 아팠을 것인데
언젠가 눈 마주칠 날 있으려니 찬바람 속에서도
희망을 키웠던 것인데
점점 멍울만 커가는 너는 환자
어제보다 더 아파하는 오늘의 너는 중환자
나도 환자연하며 너의 밀실을 지키는 것인데
활짝 웃는 너의 웃음보다는
웃음 뒤의 이별을 더 먼저 떠올리는 나
너 지고 말면 나는 낯선 계절의 이방인
30년 병력을 가진 너와 그 두 배가 훨씬 넘는
병력의 내가 암께 웃을 수 있는 사나흘
짧은 해후를 나는 미리 서러워한다
결국엔 수의가 되고 말 보라색 옷감
밤을 새며 잣고 있는 너의 베틀소리
봄 어느 날, 색 바래 흩어진 너의 수의 앞에서
나는 사계 중
또 어느 계절로 갈아타야 하는지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03-11 11:18:51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댓글목록
공덕수님의 댓글
공덕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산다는 것이 병이군요.
자목련 나무와 교감하는
시를 쓰면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변화와 징후를
잘 보여주시는 시 잘 읽고 갑니다.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안녕하십니까?
공덕수 시인님의 시는 안 빼고 읽습니다만, 아직 한 번도
찾아 뵙질 못했습니다. 제 작은 처소에서 빕게 되어 반갑습니다.
집에 자목련 한 그루가 멍울을 나날이 키우며 꽃 피울 날을 기다립니다.
가끔 시제도 제공하는데 올해는 또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상상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공덕수 시인님! *^^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자목련과 인연이 남다른듯 합니다.
자주빛 색갈이 어쩌면 좀 아픈 색 같기도 하지만,
새봄에 피는 동안 아름다워 다른 꽃에 뒤떨어지지 않는듯 합니다
달빛에 비출 때 그림자가 귀신 같다고 표현도 보았습니다.
좋은 시 잘 보고 갑니다.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보는 눈과 느낌이 다 다르니 어쩔 수 없지요.
제 생각엔 보라색은 현숙하고 중후해 보입니다. 백목련은 없지만
자목련 한 그루가 가끔 시제도 제공하니 보물처럼
느껴집니다.
다만 지는 모습이 좀 흐트러진 매무새로 보이지만....
감사합니다. 두무지 시인님! *^^
그로리아님의 댓글
그로리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수를 잣는 자목련 시인님
자목련은 백목련보다 늦 된 꽃입니다
그것의 증거는 확연하지요
그냥 먼저 폈으니 그렇습니다
즉 무조건 적이 거든요
백목련은 태어 날때부터 백 목련으로 폈고
자 목련은 나중에 아마도 폈을테죠
사실 자 목련의 빛깔은 보랏빛에 가깝습니다
그러나 보랏빛 목련이라고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냥 자주빛 목련 자목련 이라고 합니다
그 이유는 그냥 다 그렇게 이름 지어서 부르는 것 같습니다
병원의 중환자실에 가 보면 모두 저승팃켓 끊고서
줄을 서서 대기 중입니다
누가 먼저 트랩에 오르느냐는 운명이거나
행운과 불운 같은 것입니다
그러나 결국은 모두 저승의 트랩에 오르게 됩니다
이미 팃켓팅이 끝났기 때문입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백목련과 자목련 어느 쪽이 세상을 먼저 보았는 지는 식물학자가
아니ㅏ서 잘 모르겠습니다만
백목련은 순박 순수하고, 자목련은 좀 중후해 보이기는 합니다.
둘 다 아름답고 고운 꽃이지요.
목련은 지는 모습이 좀 추하고 흐트러지긴 하지만 봄을 대표하는
꽃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목련이 피면 집안 전체가 환하고, 목련이 지면 화단이 쓸쓸해
보입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그로리아 시인님! *^^
정석촌님의 댓글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소문으로 잣던 자주색 옷감
걸쳐보니
목련꽃이던가요 서술이 아닌 파도로 다가오는
석촌
추영탑님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목련은 서러워 할 줄도 모릅니다.
다만 피고 질뿐,
희비의 그 날은 다가오건만...
석촌 시인님!
더 이상의 폭로는 종말입니다. ㅎㅎ *^^
은영숙님의 댓글
은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추영탑님
안녕 하십니까? 반갑고 반가운 우리 시인님!
시인님 댁은 정원 가득, 없는 꽃을 찾아 볼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나는 꽃을 좋아하거든요
백목련이 먼저 하늘에 봉우리 열고 다음을 이어 자목련이
사랑을 고백 하지요 색깔은 다르지만 우아하고 아름답지요
부럽습니다 그 꽃밭이요
잘 감상하고 가옵니다
건안 하시고 좋은 한 주 되시옵소서
추영 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꽃밭이랄 것도 없습니다.
발바닥 두 개 합한 넓이지요. ㅎㅎ
그래도 꽃나무들이 많아서 서로 봄을 다투니 보긴
좋지요.
목련은 키가 훌쩍 자라서 이층 베란다에 꽃등을 건답니다.
아직 핀 꽃은 없지만 꽃구경 오세요. ㅎㅎ 카푸치노도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은영숙 시인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