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 스탠드옷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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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형식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38회 작성일 18-06-13 01:43본문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스탠드옷걸이
방 한구석에
낯선 남자가 있는 거야
몸의 절반을 가린 덥수룩하고
긴 머리,
지난해 겨울의 스웨터부터
어젯밤 눌러썼던 모자까지
그을린 삶의 맨살을 내어놓기 부끄럽던 탓일까
아무렇게나 벗어 던진 말들을
덧입으면서
비릿한 계절들을 연명해 왔을 테지
그래도 혹시 아니,
내내
빈 통조림캔처럼 앉아있다가도
밤이 오면,
아스팔트 새까만 껌딱지들이
묵은 때를 벗겨내는 밤이
오면
저도 고장난 발목을 끌고 개천에 나가,
눅진한 겨드랑이 사이
꽁꽁 감춰두었던
날개죽지를 꺼내어 놓고
별밤 먹은 물비늘에 하얗게 비벼 빨고 있을지
*톨스토이의 단편 제목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06-17 09:25:09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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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정석촌님의 댓글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연하게 하는 시상에
화들짝 놀라
눈비벼 다시 읽어 봅니다
고맙습니다
석촌
형식2님의 댓글
형식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아직 부족할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