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空, 半, 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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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피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71회 작성일 18-06-14 16:23

본문

<空, 半, 滿> - 피탄

빛이 있으라는 말에 빛은 빚쟁이가 되었다

인간은 그 존재 앞에 항상 악성 채무자였다

빌린 것을 그 앞으로 상환할 도리 없으니

언제나 이자만 갚기에도 빠듯한 덜 된 것들이다

무심해도 흔들림은 덜 차올랐기 때문이다

심연은 존재 안에 어중간하게 차올라

빈 껍데기뿐인 순수를 희롱하며 밀어낸다

때맞춰 관성조차 반목을 조장한다

이 망할 삶이란 모두 미숙아 반푼어치

밀어내지도 잠기지도 못하는 우유부단함이란

으레 사유의 끄트머리에서 악수를 두게 하는데

돌고 돌아 겨우 온 곳이 처음 발 디딘 곳이라지...

그래도

이도 저도 아니게 된 못난이들에게

무슨 책임 소재를 묻고

흔들린 죄를 물어야 하랴마는

온전히 비우지도 못하고

꽉꽉 채우지도 못하니

그저 했던 바보짓이나 계속해야 하려나

그 목소리는 태고의 무를 닮았다 했었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06-17 17:52:03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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