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별을 위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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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281회 작성일 18-09-01 15:19본문
석별惜別을 위문하다 /추영탑
짧은 생을 길게 받아준 당신의 세상
입 없는 석상으로 말을 멈춘 그대
찾아가려다 멈칫,
로드맵을 쑤셔넣은 주머니를 열어
당신의 기억을 더듬거립니다
다시 돌려보낼 생이 없다고 당신의 영혼은
말을 건넵니다
익숙하지 않은 저 세상의 언어에 눈 뜨는 귀
열린 이명으로 휘파람이 됩니다
운을 뗀 연緣이 노을처럼 밝아집니다
당신이 비워준 세월
당신 몫까지 살아주지 못할 생 하나를 이고
지고 가는 나는
내 생이 되지 못하는 당신이 남긴 세월의
삯을 치룹니다
술 한 잔 따르고, 술 한 잔 받아놓고
줄 수 없고 받을 수 없는 술을 혼자서 마십니다
언젠가 내 묘혈에 뿌릴 술 한 잔과
당신과 나눌 술 한 잔은 아껴두고
오늘의 그리움은 이제 마감합니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09-13 11:11:33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댓글목록
정석촌님의 댓글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서늘해진 첫 페이지엔 쪽빛이 바탕 ^^
그리고 펼쳐 보는 그리움
깊고 넓어진 여백
담길 것 투성이 계절 ㅎ ㅎ
석촌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너무 젊어서 죽은 친구도 생각나게 하는 가을입니다.
빚은 남기고 가면 빚으로 남지만,
남이 남기고 간 세월은 자신의 것이 될 수 없는.... ㅎㅎ
이노무 비는 언제까지 오려는지? 비 안 온다, 안 온다 할 적에
내 이럴 줄 알았다니께... ㅎㅎ *^^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을을 위문 했나요?
의인화된 내용이 깊습니다.
누구든지 계절도 상관없이 떠날 때는 엄숙한 마음으로
예를 하는 것이 좋을 듯 싶습니다
떠난 팔월도, 혹여 세상을 떠나는 인생도 그럴거 같습니다
평안을 빕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리 느껴질 수도 있을 듯싶습니다.
사실은 너무 일찍 세상을 등진
친구를 생각하며 써 본 글인데... ㅎㅎ
표현이 좀 부족했나 싶습니다.
계절이 자리 바꾸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네요.
고추농사 수확은 잘되시는지요?
풍년을 기원합니다. *^^
라라리베님의 댓글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사람이 타고난 생의 길이가
저마다 다르니 먼저 떠난 이들은
다른 세상에서 잘 살고 있으려나요
여기서 사는 생이 정말 진짜 생인지
가을이 오면 여러가지 상념으로 분주해지겠지요
고독도 쓸쓸함도
즐기는 수 밖에는 없을 것 같습니다
가을 꽃 이야기도 풀어주시기를요^^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라라리베 시인님, 제가 집안에 너무 급하고 중요한 일이 있어
답글을 미처 못 드렸습니다.
죄송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