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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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8건 조회 829회 작성일 18-09-06 05:56본문
오래된 편지
석촌 정금용
맨 처음
그림을 배울 때는 줄부터 긋기 시작해
하얀 도화지에 죽죽 그은 줄들이 비뚜름하게 만나거나 멀어져
굽거나 곧게 벋어 골목이 생겨나고 찻길도 잇대어
사람도 강아지도 사는
그때부터
나무도 키우고
마음에 금을 치기 시작했다
금 안에 파묻혀
수 없이 그리다가 구겨버린 그림이 바닥에 그득한데
그리기 어렵다는 안개를 그리지 못해
아쉬운 눈물 밥을 비비거나 국물에 미련을 말아 삼키느라
마음에 주름이 잡혔다
주름살도 그려졌다
미상불未嘗不
가을은 제 멋대로 그린 바탕에 소리도 넣어
색깔도 곁들여
받을 이름을 적지 않아 되돌아온 글씨를 알아 볼 수 없는
이별 소식을
바람 불러 모르는 곳으로
다시 부쳐
아이를 낳아
금줄을 쳐 놓은 누군가에 대문 앞에
방금 도착한 색칠된 엽서가
눈에 뜨인다
댓글목록
추영탑님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지나가는 향수 냄새에 아련한 향수가 떠오르는 계절,
어딘가 한 보따리 쟁여 두었을 편지들을 생각해 봅니다.
누군가 엽서 한 장 보내오는 사람이 있다면,
업어주고 싶어 집니다. ㅎㅎ *^^
정석촌님의 댓글의 댓글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향수처럼 퍼져나가는
아이에 울음소리는 >>> 처음 그리는 오똑한 그림
삶은 끝까지 그려나가다 멈추어서는 >>> 미완의 그림엽서 ㅎ ㅎ
고맙습니다
석촌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세월의 변화
오래된 편지속에 느낄 수 있을 것 같네요
그러나 받을 이를 적지 않은 미상불 우편물,
그건 가을의 소식 인가요?
깊은 시상에 어리둥절 합니다.
정석촌님의 댓글의 댓글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예 몰랐거나
아는 줄 알았는데 새삼 몰라 >>> 놀랐거나
누구나 오래 묵었어도 새삼 모르는 것투성이
채색된 낙엽도 그러리라 봅니다 ㅎ ㅎ
고맙습니다
석촌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가 맨처음 그림을 시작할 땐
점부터 찍었는데...
확실히 저보다 훨 낫습니다, ㅎㅎ
문득, 눈에 띈 미상불이
미륵불처럼 비칩니다
감사합니다
정석촌님의 댓글의 댓글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러니까 등신불처럼 >>> 샛별이 되어
탐라성을 아우르고 계시지요 ^^
저는 앙상불을 위하여 점을 찍는답니다 ㅎ ㅎ (죄송)
고맙습니다
석촌
스펙트럼님의 댓글
스펙트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인님은 그림도 배우신 분인 것 같아요,
저도 처음 그림배울 때, 서너시간 내내 줄 긋기만 시키더라구요
얼마나 이짓을 해야 하냐고 물으니
저더러 한 달은 해야겠다 하더이다.
그래서 아, 난 소질이 없구나 하고 포기 하였나이다.ㅎ
그러고보니 그림도 글도 모두 한 가족인듯 합니다.
시인님의 깊은 글속에서 가을도 깊어 갑니다.
그저 잘 감상하고 간다는 말씀만 놓고 갑니다.
늘 건강하시고 건필하세요^^
정석촌님의 댓글의 댓글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선이 상으로 뜨이려 하면
달(월)에 밤(율) 깎기는 일상이어야 하리라봅니다
소질에 태반은
눈물과 콧물의 비빔밥 아닐런지요 ㅎ ㅎ
스팩트럼님 대접이 변변찮아 돈수합니다 ^^
고맙습니다
석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