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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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나싱그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12회 작성일 18-10-08 09:26본문
몽유도
-나싱그리
1
먼 바다로 부터 대륙붕이
가마득히 밀려든다
눈을 감으면, 오랜 시간을 표류하며
꿈을 꾸던 섬이 부활한다
해송이 향기를 토하기 시작하면
바닷가에는 점차 취기가 오르고
파도소리로는 현을 타고 음을 고른다
그 가락에 초현실의 내가
첫 잠을 청한다
섬은 이내 바닷물에 긴 생머리를 적신다
먹구름이 하얀 이불을 물린다
주위의 풍경들이 꿈 속으로 빨려든다
어렴풋이 기억이 날듯 말듯 어디로 가는 걸까
살아남은 새떼가 줄지어 난다
2
희미한 포구
성난 파도에 유람선이 묶이면
선창에서는 대포소리가 번진다
지난 역사의 상흔들이 재발할 때마다
곤한 잠에서 깬다
잊혀진 조개무지에서는
선사시대 연기 내음이 피어오른다
내일의 사냥도구를 하나 둘 챙기며
어스름을 환하게 지피는 저녁
노을에 물들던 말 울음소리
꿈길 같은 해안선을 휘감으며
정체된 기압골로 잠시 머물다가
억새가 춤을 추는 몽유도
그 길섶에 와서는
바람으로 잦아든다
* 지난번 올렸던 것을, 퇴고하여 다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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