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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9] 백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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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그믐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13회 작성일 18-10-09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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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야



녹아 흐르는 만년설처럼 기억이 망각 속으로 흩어질 때쯤이면
우리는 그곳에서 만날 것이다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그곳

즐거운 겨울밤 얼어붙은 거울을 본다
거기 빙원 위의 별빛은 깨지면서 빛나는 물방울 같다

이렇게 마음 한 번 깨끗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흰 나비를 맞으며 술 마시는 저녁
우리는 쉽사리 취하지 못한다 겨울밤 속에는 나비가 운다
끊임없이 날아오는 흰 나비떼

언어의 빙점 위로
극지, 현존의 결핍 위로

가장 멀리 날아가 닿아 본 적
몇 번이나 있었나

머리칼 위에
속눈썹 위에
입술 위에

스치듯
적시듯
날아오는 흰빛처럼

언어의 취기는 거리의 어둠에 닿으며 녹아버린다

푸른 하늘 술병 속에서 월요일의 어둡고 긴 시간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10-16 11:06:57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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