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깨를 보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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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만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491회 작성일 18-10-21 13:57본문
저 벽!
책이 빼곡한 책장에서 책을 한 권 뽑는다
책장 칸막이에 가까운 몇 권의 책들은
아직 완고한 벽돌의 최면을 풀지 못하고
삼백쪽 분량의 틈새를 향해 쏠리는
책들의 기울기를 가만히 받히는,
책의 어깨를 보려는 것이다
날려 보내기 위해 훈련 시킨
흰뺨검둥오리를 날려보내고
책걸이를 하듯 낮술에 취한 조류 재활 훈련사
병든 새들의 도약으로 단련된 어깨도
제목 위, 그 쯤 어디였던가
책장에 꽂힌 틈새의 두께가 두꺼울수록
더 낮아지던,
기대오는 것들을 향해 돋아나는
벽의 어깨를 보려는 것이다.
어깨마다 한 채의 집을 짊어진
벽돌들의 뭉친 근육을 풀어주고
벽이 화구처럼 어깨에 짊어진
창문들을 열어 주고 싶은 것이다
못을 박으면
벽이 콘크리트로 발라버린 어깨의 통점이 깨어나
달력과 시계와 가훈을 짊어지고
웅크린 밤은 페이지 가장 깊숙한 곳처럼
외가닥 가름끈을 찾아서 구석의 어깨를 빌린다
아내가 브레지어를 벗는다
아내의 무거운 가슴이 축 쳐져 내리고
아내의 양쪽 어깨에 찍힌 틈새를 향해 쏠리는
몇 권의 가을을 보려는 것이다
댓글목록
이종원님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반은 비어있는 제 책꽂이에서 최면을 풀지못한 벽돌 한장을 꺼내보렵니다.
어깨 위에 쌓인 짐을 내려놓을 수 있을까? 스스로에게 반문하며 무게에 쓸린 어깨를 닦아보렵니다.
잘 읽었습니다.
강만호님의 댓글
강만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d이 종원 선생님, 답이 늦어 죄송 합니다.
시를 쓰는 것은 드디면 드딜수록 건강한 일 같은데
주신 댓글에 대한 답이 늦는 것은 참으로 미안하고 죄송합니다.
좋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한참이나 글이 넘어가버려 이 답글을 읽지 못하실수도 있겠군요.
저의 마음을 이제사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