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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10회 작성일 18-11-07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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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사슴이 있다고 했다 혹은 본 이가 아무도 없다고도 했다 정상에서는 고사목이 가시를 이리저리 뻗어 그 날카로운 끝으로 발기발기 지나가는 짐승의 살을 찢어버린다고 했다 선혈이 뚝뚝 듣는 심장 하나가 가시에 매달려 벌떡벌떡 뛰고 있다는 이야기도 돌았다  


어느날 등산객이 가시에 붙은 하얀 털 한 줌을 발견한 뒤로 사람들은 백록담에 모여 들었다 사슴을 잡으려는 사람들이었다 세파에 찌든 사람들도 있었고 그저 노래하는 것이 좋았던 사람들도 있었다 바위같은 사람도 있었고 쑥국채처럼 낮고 응달진 사람들도 있었다 부끄럽기야 하늘을 졸졸 흘러가는 구름이 더 했으리라 


오르막으로 오르막으로 사람들은 흰 사슴을 좇아 걸어갔다 흰사슴이 하늘과 땅 사이를 배회한다고 들었기에 오직 검은 물 한 조각이 스르렁스르렁거리며 하늘 끝에서 노여워하고 있으리라 생각하는 것이 무리가 아니었다 


사람들은 무리를 지어 산등성이를 기어 올랐다가 자꾸 넘어지면서 벼랑을 기어내려와 개족도리풀, 새끼노루귀, 참식나무 침범하는 산굼부리 움푹 함몰한 구멍까지 몰려가기도 했다 그렇게 오르락 내리락하는 도중에도 하얀 사슴은 눈에 띄지 않았다 산 정상에 고인 물은 날이 갈수록 더 검어져 갔다 한번 흔들린 물결은 멎지 않았다 


그러다가 어떤 사람이 자기 한 팔이 고사목이 되어가고 있음을 발견하였다 고사목은 날카로운 촉루를 그의 몸 속으로 뻗어갔다 바람이 얼음조각처럼 휘몰아칠 때면 그는 자기 표정이 화석화되면서 굳건하고 메마른 것이 그의 연약한 내면을 감싸고 가두는 것이라고 느끼게 되었다 


그때 하얀 사슴 한 마리가 그의 박제가 된 팔을 뚫고 나왔다 아직 멀쩡했던 그의 또 다른 팔이 그 사슴을 붙잡으려고 하였으나 사슴은 펄쩍 뛰며 오름새를 단번에 올라가더니 차가운 물 안으로 뛰어 들었다 출렁출렁거리던 물이 금방 명경보다도 더 투명하게 하늘을 반사하였다 


그 사람은 호수를 그저 바라보다가 무심코 자기 팔을 보았는데, 잘린 팔은 사슴이 뛰어나온 화석화된 팔이 아니라 사슴을 잡으려고 했던 멀쩡한 팔이었다 그는 자신의 얼굴마저 고사목이 되어 하얀 사슴 한 마리 머리를 쪼개고 뛰어나왔으면 그런다면 얼마나 황홀할 것인가 하고 생각에 젖는 것이었다 그는 그 자리에 서서 한참 물을 바라보다가 결국 그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고 한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11-13 13:32:17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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