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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구여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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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mori07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48회 작성일 18-03-27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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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가 주룩주룩 내려 
집 앞 폐지 다 젖을까 나오니
대문을 활짝 열고 들어오는 손님
그는 비에 쫄딱 젖어있었고
숨을 헐떡이며 나를 바라보았다
마음이 심하게 찢어진 듯한 그
날 보며 구슬프게 울기 시작했다

나는 아무 말 없이 별거 없는 반찬들을 꺼냈다
오랜만에 사람과 같이하는 식사라 기뻤다
그도 그저 묵묵히 억지로 밥을 꾸역꾸역 집어넣었다
열심히 먹던 그가 체할까
계속 등을 어루만져주었다

오랫동안 이 작은 집에 홀로 있던 나
그러나 지금은 혼자가 아니다
얼마 남지 않은 여생
뭐 때문에 이리도 피까지 토해내며 악착같이 살았는가

그날 이 작은집엔 두 사람의 구슬픈 봄비 소리가 울려 퍼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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