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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공덕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01회 작성일 18-05-14 09:46

본문

아침에 일어나니 팔꿈치와 손가락 마디들이 아프다고 내게 투덜거린다.

난 육체의 투정을 무시하고, 팔꿈치를 구부려 세수를 하고 손가락을 구부려

자판을 친다. 그를 사랑할 것도 미워할 것도 없지만, 그에게 끌려다니기는 싫다.

내가 누군지는 모르지만 육체에 대해 주도권을 가지고 살고 싶다.

그를 바르고 살찌우고, 입히고, 그의 잡다한 시중을 들며 살고 싶지 않다.

 

무난하게 오전반도 오후반도 잘 다니고 있다

손님이 있거나 없거나, 멀거니 앉아서 시간을 보내지 않고

시간의 작은 틈이라도 내 수고를 바쳐 메꾼다.

뭐든 시켜서 하면 기분 상하니까 알아서 해버리는 것이다.

오전반 언니에게 내가 사준 초롱꽃은 한 송이 남김 없이 졌다.

그녀에 대한 애착 또한 꽃은 사라졌고, 한 해 살이는 될듯한

푸름만 남았다.

 

호프집에 우연히 온 시인을 만났다.

그는 이전에 남편이 살던 옥탑방의 집 주인이였다.

오며 가며 그에게 와 있는 우편물을 보고 그가

시인이라는 사실을 알았었다. 그냥 시에 대해서

말하고 싶었고, 친정 오라버니라도 만난듯 했는데

나는 또 실수를 할만큼 술을 마셨고, 첫만남부터

그를 난감하게 했었다. 그래도 그가 이해 할 것이라는

착각을 여전히 하고 있다. 사실은 시 쓴다는 인간들이

더 깐깐하고 용서도 이해도 할줄 모르는 꼰대들이라는

사실을 자주 확인 했었는데도 말이다. 맑은 날이면

그의 집으로 올라가는 낮은 계단 위의 의자에 비스듬히

앉아 햇살을 쬐며 사색에 잠겨 있는 그를 볼 수 있었다.

그가 다시 그곳에 왔었지만 나는 바빠서 그와 아무 이야기도

나눌수 없었다. 그저 반가웠을 뿐이다.

 

70만원의 적금이라는 것이 절제를 잘 모르는 내 생활에

절제를 부여한다.  꼭 마음에 드는 예쁜 옷을 보았지만

만지작거리다 제자리에 놓아 두었다. 65000원을 몸에

씌워서 뭐가 더 나아지겠는가? 그냥 통장 속에 가두어

두기로 했다. 머리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처럼, 점점 더

자신만만한 색깔이 되어간다. 이번 주 쉬는 날은 해야지

꼭 해야지 하다가 귀찮아서 또 내버려 둔다. 그대신

흰 머리가 집중 된 오른쪽 관자놀이 위의 머리를 가르마를

바꾸어 감춘다. 왜 나는 내게 일어나는 현상이나 변화들을

감추고 부끄럽게 여겨야하는걸까? 오십이 넘었고,

아이들이 서른이 다 되어가는데, 내가 왜 검은 머리카락을

고스란히 가지고 살아야 한다는 것일까? 내 육체를 그렇게

정교하게 꾸미고 가꾸고 하는 일이 자기 관리라는 것일까?

나는 왜 그를 남을 대하듯이 하는 것일까?

 

일주일이 시작 되었다.

오늘은 도서관이 문을 열지 않는 날이다.

집으로 오면 잠이나 자게 될텐데

나의 비무장지대를 어디서 보내야할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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