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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나 자신이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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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공덕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209회 작성일 18-05-20 02:02

본문

오전반 일을 마치고 도서관을 향해 걸어오는 길에는 온갖 운동장들이 다 있다. 야구 경기장, 족구 경기장, 테니스, 탁구,

오늘은 그 모든 곳이 다 붐볐다. 나는 문자를 보냈다. 오후반 사장에게 오늘 손님이 많을 것이라고, 모두 우리집 손님 같다고,

초저녁에는 한가했지만 열시가 넘으면서 손님이 스나미처럼 몰아쳤다. 그기다 내 고등학교 친구 네명까지 왔다. 난 그 친구들이

계산을 할 때까지 딱 한번 앉아 보았다. 사장이 안주를 만드는 사이 잠깐 친구들 곁에 앉아서 이런 저런 안부를 물었는데 사장이

소리를 꽥 질렀다. 그 뒤론 친구들에게 단 한마디 말도 건낼수도 나눌수도 없었다.

 

오후반 여사장은 참 정이 가지 않는 스타일이다. 아니 오전반 오후반 할 것 없다. 다 똑 같다.

그냥 다 장삿꾼이거나 장사치거나, 장똘뱅이거나, 스미려고 하지 말 것, 스밀수 없는 곳에 스미려 하면 다칠 뿐이다.

 

시가 아닌 것을 시라고 하면 안된다.

지 아무리 잘난체 하고 그런 것들을 길게 늘어놓아도

시인 것과 시가 아닌 것을 구분하는 눈은 직관이다.

다만 함축하는 것이 시가 아니라

시가 되는 말을 함축하는 것이 시다.

길어도 시가 되는 말이 있고

짧아도 전혀 시와 상관 없는 문장이 있다.

시를 알고 쓰는 사람과

좃도 모르고 쓰는 사람의 시는

첫 연만 읽어보면 보인다.

고수들은 첫 행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했다.

나도 시가 아니면서 시인체 하는 시를 많이 썼다.

내 시집을 내어주겠노라고 한 시인님이 그것을 알아보셨다.

난 인정하기로 했다.

내 인생에 겸허란 없는 덕목인데

나도 인생에서 덕목하나를 가져 보기로 했던 것이다.

시는 영혼의 엑스레이다.

시를 보면 어기가 부러졌는지, 어디가 상했는지

알 수 있다. 있어야 한다. 또 시를 보면 사실은 우리가

너무나 멀쩡하다는 것을 알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시를 쓰고 싶다.

 

멀리서 왔는데 손님이 너무 많아서 한 번 앉아보지도 못한

친구들에게 너무 미안하다.

그것보다 너무 감사하다.

내가 그렇게 나쁜 인간은 아닌가 보다.

그 바쁜 나를 위해서 창원에서, 거제에서 사천에서 친구들이

밤 열시가 넘은 시간에 남편들 허락 받아서 그기까지 와 준걸 보면 말이다.

갑자기 나 자신이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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