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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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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공덕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80회 작성일 18-05-27 09:36

본문

어제 아침엔 보따리를 쌌다.

당장 입을 옷들과 신발 한 켤레,

그리고 늘 들고 다니던 천가방을 들고

택시를 탔다.

눈물은 내가 슬픔을 보지 못하게

모자이크 처리를 해주었다.

몸이 떠나면 마음도 떠나 주기를 바랬다.

그러나 내가 없으면 고양이들이 어떻게 될까가

자꾸 마음에 걸렸다. 내가 없으면 그도 그 집에

살지 않게 될 것 같고, 내가 없으면 식당에서

남는 밥을 걷어다 먹일 사람도 없고, 먹이를

찾아 뿔뿔이 흩어진 고양이 일가가 차에 치이고

풀약을 먹고, 취 잡으려고 놓은 덫에 걸려

죽어가는 모습이 내도록 눈에 아른 거렸다.

오후반 일을 갔더니 고양이가 좋아할 것 같은

닭 날개 튀김 같은 것이 자꾸 남아 나왔다.

내가 사라진 것을 알고 종일 전화를 해대던 그가

가게로 전화가 왔다.  내 머릿속에서 독하게

전화를 뚝 끊어버리는 그림이 그려졌는데

우찌된기고? 하고 묻는 그의 목소리에 그만

모든 독이 다 풀어져 버렸다. "으..그게..저.."

쌌던 보따리도 풀어진 것이다. 버릴까 말까

망설이던 고양이 밥들을 다시 모았던 것이다.

다른 무엇보다 고양이들에게 밥을 다시 줄 수

있게 되어 다행이였다. 그래 다른 무엇도 생각치

말자. 고양이들에게 밥을 주어야 한다. 고양이들이

내가 준 음식들을 잘 먹고 털에 윤기가 오르고

나를 쫄쫄 따라다니는 행복한 생각만 하자.

 

오후반 언니는 오월달 부터 월급을 오만원 더 올려

준다고 했다. 그 깐깐한 언니에게 인정 받은 것 같아

기분이 좋아졌다. 오전반 언니는 많이 아프다.

큰 병이 아니기를 기도 한다. 기운을 차려보자.

시도 욕심이라는 생각이 든다. 욕심을 한 권 쓰는 것보다

참한 진실을 한 줄 쓰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오전반 언니가 아프니 한 삼십분 더 빨리 출근해서

촛불을 하나 켜 두듯, 가게 안팎을 환하게 밝혀 놓자.

기도란 가만히 앉아서 하는 것도 좋겠지만, 백팔배를하듯

그를 향해 온 몸을 움직이는 것도 좋겠다. 신이 나를

움직여 내 기도를 이루어주시는 것이다. 그녀가 빨리

나았으면 좋겠다.

추천0

댓글목록

버퍼링님의 댓글

profile_image 버퍼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립습니다 공덕수님
시를 놓지 마세요 더러는 산보다 더 큰 좌절감이 가슴을 짖누루기도 하겠지만 극복하셔야죠
그 뛰어난 재능을 버리시면 기다리고 있는 나같은 사람들이..ㅠㅠ
재능도 재능이지만 그 팍팍한 삶속에서도 씩씩하게 살아내고 틈틈이 보여주시는 거친듯 맑고 순수한  칼끝처럼 예리한 시정을 우리는 읽고 싶습니다
시를 놓으시면 가장 가슴아픈 사람 또한 본인이실테니까요
많이 부족한 제가 감히 시인님께 이런 말씀드리기가 부끄럽지만 용기내어봅니다

공덕수님의 댓글

profile_image 공덕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사합니다. 과찬의 말씀들 입니다.
님의 격려가 신춘 문예나 어디 문예지 당선 보다 저에게 힘이 됩니다.
재능은 정말 없습니다.
가면 갈수록 그런 것 같다는 생각에 젖어 듭니다.
재능에 기대어 쓰기에 저의 나이는 부끄러운 나이라 다행 인 것 같습니다.
버퍼링님 덕분에 오늘은 술보다 시에 취해 살겠습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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