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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8年 08月 14日-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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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0회 작성일 18-08-14 23:16

본문

좌파/우파/허파 / 김승희

 

 

 

 

     시계 바늘은 12시부터 6시까지는 우파로 돌다가

     6시부터 12시까지는 좌파로 돈다

     미친 사람 빼고

     시계가 좌파라고, 우파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아무리 바빠도 벽에 걸린 시계 한번 보고 나서 말해라

 

     세수는 두 손바닥으로 우편향 한번 좌편향 한 번

     그렇게

     이루어진다

     그렇게 해야 낮바닥을 온전히 닦을 수 있는 것이다

 

     시계바늘도 세수도 구두도 스트레칭도

     좌우로 왔다 갔다 하면서 세상은 돌아간다

     벌써 구두의 한쪽은 좌파이고 또 다른 쪽은 우파이다

     그렇게 좌우는 홀로 가는 게 아니다

     게다가 지구는 돈다

 

     좌와 우의 사이에는

     청초하고도 서늘한, 다사롭고도 풍성한

     평형수가 흐르는 정원이다

     에덴의 동쪽도 에덴의 서쪽도

     다 숨은 샘이 흐르는 인간의 땅

     허파도 그곳에서 살아 숨 쉰다

 

 

 

鵲巢感想文

     시제부터 운을 맞춘 기분이다. 좌파, 우파, 허파다. 벌써 정치적인 냄새가 풍긴다. 아니나 다를까 시 전반적인 내용은 정치를 다룬 것이나 다름없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좌파든 우파든 어느 쪽이든 한쪽만으로는 이 나라를 이끌 수 없다는 얘기다.

     이미 우리는 이러한 국가 위기를 충분히 맞본 경험이 있다. 조선시대의 사화와 당쟁은 오랫동안 지속하다 노론당색 일론으로 치달았다가 일제강점기를 겪었다. 선조 이후 역대 왕들은 왕권을 고수하고자 당쟁을 이용하기도 했다. 동인과 서인으로 동인은 다시 북인과 남인으로 서인은 노론과 소론으로 갈리다가 정조 이후는 노론만 살아남았다. 노론의 정치는 더 많은 이권을 가지기 위해 왕의 외척세력으로 자리를 잡아나가기 시작했다. 이는 세도정치로 몇몇 가문에 의한 정치가 되었으며 국가가 망하는 길을 자초自招했다.

 

     일제강점기가 끝나고 남과 북은 이념의 갈등으로 분단국가를 맞았으며 남쪽은 남쪽대로 보수와 진보로 나뉘다가 지금 우리는 더욱 색깔만 짙은 당론을 보고 있는 셈이다.

 

     시인은 시계를 비유 들었다. 시계는 12시부터 6시까지 우파다. 6시부터 12시까지는 좌파며 문제는 시계는 좌우 관계없이 돈다는데 중점을 둬야 한다. 시간이 흐른다는 것은 절대 진리다. 좌파며 우파며 따지고 시간을 보지는 않는다. 그렇게 싸울 여안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국가가 제대로 돌아가는 데 무수한 일이 많겠지만, 좌파냐 우파냐 이권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일도 있으며 국제정세에 도요새와 조개의 싸움으로 어부가 손쉽게 낚는 일도 있다. 국가 이익에 우선하는 좌우의 협의와 협치가 우리 국민은 바랄 뿐이다.

 

     세수는 두 손바닥으로 한다. 낯짝도 두 손이 있어야 고루 닦을 수 있고 구두도 이쪽도 들어보고 저쪽도 들어보며 조율하며 걸어야 진행이 된다. 어느 한쪽만의 기회는 다른 한쪽의 상실로 결국 균형 잃은 배처럼 기우는 것이 이치다.

 

     우리 국민은 좌가 아니고 우도 아니다. 그렇다고 좌가 맞는다고 아니 우가 맞는 일이라고 얘기하지도 않는다. 청초하고도 서늘한 다사롭고도 풍성한 평형수가 흐르는 정원만 바랄뿐이다. 사람이 살기 좋은 세상 누구나 기회가 주어지고 노력하면 성공하는 사회, 지니계수가 낮고 엥겔지수가 낮은 사회로 이행하는 좌우합일의 시간, 12시에서 6시로 6시에서 12시로 자연스럽게 흐르는 누구나 일할 수 있는 그런 사회를 우리는 만들어야겠다.

 

     예전, 詩人 허연의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을 감상한 적 있다. 위 시를 읽으니 쓰러진 보릿대가 생각난다. 바람에 휘날리는 보리밭은 없는가 말이다.

 

 

=================

     *필자의 책 바리스타가 읽은 말-꽃 카페 확성기 1129p 참조 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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