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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8年 11月 08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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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51회 작성일 18-11-08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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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81108

 

 

     흐리고 비가 왔다.

     오늘 하루, 나를 찾았던 사람은 세 명이었고 내가 찾아뵈었던 사람은 한 분이다. 세 명은 예전에 내 보험을 관리했던 이 씨와 코* 안 사장과 문* 형이었다. 내가 찾아가 뵈었던 분은 장모님이었다.

     모두 외로운 사람이다. 모두 나이가 들었다. 점심때, * 안 사장께서 오셨다. 점심을 함께 했다. 안 사장도 나도 오늘 아침은 모두 굶고 지냈다. 안 사장은 특별히 아침을 먹지 않는다. 집에 사모님께서도 식사를 별도로 챙겨주지 않는다. 저녁은 함께 먹을지는 모르겠지만, 그 외 식사는 각자 알아서 한다.

     늦은 점심이었다. 조감도 밑에 곰탕 잘하는 집이 있어 안 사장께 소개 겸 같이 먹었다. 식사 중에 말씀이 많으셔 언제나 긴장하게 되지만, 이 집은 식탁이 꽤 너르다. 1m는 족히 돼 보였다. 고기 듬뿍 담긴 곰탕, 안 사장도 흡족히 여겼다.

 

 

     비어鄙語 79

 

     고기그득히담은 곰탕한그릇

     값은좀비싸지만 몽근한한입

     잡고기한점한점 씹는이맛은

     속시원하게씻는 곰탕한그릇

 

     호호호뜨끈뜨끈 국물한모금

     하루온전히녹는 국물두모금

     쫀득쫀득뭉근한 입안대장정

     꽉붐빈듯시원히 비운이항복

 

 

     곰탕 한 그릇하고 다시 본부 들어가는 길, 은행나무 가로수는 이렇게 멋지다. 은행나무 아래는 노랗게 떨어진 잎사귀가 마치 눈처럼 소복하게 쌓였고 비가 오는데도 바람은 또 약간 불어서 조금씩 날리는 것들도 있어 장관이었다. 가을은 이렇게 가나보다. 많은 사람들 혼을 뒤흔들며 저렇게 가나보다.

     안 사장은 요즘 많이 외롭다. 하루 일도 그렇게 많지는 않아 몇 군데 배송하는 일 말고는 특별히 일이 없다. 어디 출타 중이면 사모님께서 틈틈이 꼬집어 전화까지 하시니 특별한 고독함이 있겠나 싶었다. 나는 안 사장께 글을 하시라고 권고했다. 글을 읽음으로써 시간은 잘 가고 글을 씀으로써 또 시간은 잘 간다. 하루 서너 시간은 그냥 지나니 여타 일이 생기면 안 바빠도 바빠서 좋다. 를 하신다면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도 들었다. 시를 잘 써야 해서 쓰는 것도 아니고 굳이 시인만 쓰는 그런 전유물도 아니다. 골프장은 안 가더라도 골프장 같은 마음을 영화관에 가지 않아도 영화관 같은 마음을 담으면 때론 흡족하여 위안이 된다. 사람은 혼자일 때 자위를 할 줄 알아야 한다. 자위가 없다면 주어진 시간은 괴로울 수밖에 없다. 안 사장은 여럿 말씀을 나누다가 세 시쯤 가셨다.

     울진에 주문받은 커피 택배 보냈다.

     오후 4시경 카페에서 이 씨를 뵈었다. 이 씨는 지난주 무척 외로웠다고 했다. 무슨 일로 외로웠는지 누가 외롭게 했는지 묻지는 않았다. 그냥 오래간만에 뵈었기에 나는 무척 반가웠다. 머리를 했다. 이제는 염색하지 않으면 흰머리가 제법 된다고 했다. 오늘 머리는 연한 갈색이었는데 솔직히 검정으로 했으면 좀 더 젊어 보이지 않았을까! 나도 염색해야 하지만, 염색해야겠다며 생각만 가진지 오래다. 그녀는 요즘 취미로 골프를 한다. 필드에 다녀왔던 얘기 그리고 짝이 맞지 않아 짝을 어떻게 맞췄다는 얘기를 들었다. 나는 들어도 무슨 말인지 모른다. 골프장이나 골프연습장에는 간혹 커피 납품 차 다녀보기는 해도 골프 치는 것은 전혀 모르기 때문에 알아들을 수 없었다. 그냥 그런가 싶어 고개만 끄덕였다. 그녀는 골프 외에 노래 부르는 것도 좋아한다. 친구랑 노래 불렀던 곡 하나를 들려주었다. 팝송 같았다. 예전에 자주 듣던 곡이라 익숙한 것이었는데 멜로디가 감동적이었다. 이렇게 비 오는 날 들으니 마음이 더욱 이상하다. 그녀는 카페에 어느 한 남자 분과의 상담이 있었고 한 시간 가량 머물다가 갔다. 정말 오래간만에 왔다가 갔다.

     동인 문 형께서 오셨다. 내일 부산에 모 시인과 함께 서울에 다녀오겠다고 한다. 시 전문지 *22발동을 위한 준비 차 서울에 소재한 유명한 모 시인을 만나기로 약속했다. 아무래도 크게 뭔가를 이룰 것 같다. 형은 늘 돈이 없다. 이렇게 큰 것을 하는데 돈이 없다는 얘기는 빠뜨리지 않았다. 참 돈 많은 어느 과부나 물주가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아무튼, 서울에 잘 다녀오시라 했다. 내일 아침나절에 가시어 저녁 늦게야 경산 도착하시겠다.

     오후 6, 처가에 다녀왔다. 장모님께서 김치 새롭게 담은 것이 있어 가져가라 하신다. 김치와 맏이 준이가 좋아하니 참기름도 한 병 담아주셨다. 나는 그냥 받기가 죄송해서 용돈 삼으시라고 몇 만 원 손에 쥐어드렸다. 장모님은 가게도 어려운 것 안다며 촌에는 돈도 많고 먹을 것도 많으니 걱정하지 마라 한다. 참 어찌하게도 이렇게 죄송스러울까! 내 처신 하나 간수하지 못하는 처지가 되었을까! 허리 구부정하신 데도 불구하고 오늘 배추농사가 잘 되어서 몇 포기 담으셨다고 했다.

     저녁에 옥곡점에 다녀왔다. 어제 커피를 가져다 드리고 빠뜨린 것이 있어 잠깐 들러 마저 드렸다.

 

 

     비어鄙語 80

 

     고인돌같은적막 탁탁깃치다

     밤은커다란접시 산자의무덤

     한꺼풀씩도려낸 밤의뒤꿈치

     이질기고두터운 비계한점을

 

     문대어벗긴먹물 완벽한육탈

     젖은물에닳아서 더검고진한

     한점씩품은향에 하늘바라다

     돌가루가굳어꽉 닫은이무덤

 

 

 

     하루 조용히 있는 것 같아도 오늘은 나를 찾아주는 사람이 몇 있었다. 그것이 손님이었던 거래관계였던 또 친목이었던 그래도 찾아주는 이 있으니 이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가!

     비 오는 날 세상 참 조용한데 옆집은 커피 전문점 곧 개업하겠다고 내부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요란하다. 비가 오는데도 톱날 돌아가는 소리가 예까지 들린다.

 

     論語 雍也 12

     冉求曰 非不說子之道, 力不足也. 子曰 力不足者中道而廢, 今女畵.

 

 

     염구가 말하길, 도를 좋아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힘이 보족합니다. 공자께서 이르시길, 힘이 부족한 사람은 중도에 그만 둔다. 지금 너는 선을 긋고 있다.

     說子之道열자지도는 선생님의 도를 좋아하다.

     今女畵금녀획 지금 너는 선을 긋다.

     女녀는 여와 같다. 가를 획, 구획하다, 선을 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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