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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시인으로부터 나를 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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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공덕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23회 작성일 18-12-07 10:48

본문

어느 바닥에 떨어져도

너는 시다


라고 쓰고 싶었다.

그러나 시를 위한 시를 나는 부끄럽게 생각한다

그래서 꽃이라고 썼다


요즘엔 과감하게 오전반을 때려 치웠다

방안에 텐트를 쳐놓고 음악을 듣다 도서관엘 가고

유기견처럼 어디 갈 곳도 없는듯 느리게 걸어서

집에 오고, 오후반 출근을 한다

내일, 노후, 생각하기 싫다.

오늘이나 내일 중 어떤 하루라도 행복하면 되는 것 아닌가

오늘 불행하고 내일 행복한 것이나

오늘 행복하고 내일 불행한 것이나 다를 것도 없다


분명 아무 낯설고 별난 비유나 은유를 하지 않았는데

흐트러지지 마라 라고 썼을 뿐인데

흙바닥에 떨어진 동백 한 송이가 겨우내

그 자리에 그 자세로 있게 해주는 힘을 가지게 되는 일이

신기했다. 시란 영혼과 정신의 농축액 같은 것이라

고민과 열정과 진심에서 나온 언어는 사람을 움직이는

강렬한 에너지를 가진다는 생각을 했다.

그것이 비록 그것을 쓴 나 자신일지라도 그런 것 같다


다시 신경림이 쓴 시인을 찾아서를 읽었다

시도 시인도 요즘은 온통 쓰레기가 판을 친다는 새로운 느낌을 받았다

프레디 머큐리를 보면서 요즘 아이돌 가수들을 돌아보는 느낌이다

야생성과 결기를 잃었다는 생각이 든다.

김종삼은 언제나 내 삶을 때린다

모두 속물인 것이다.

좋은 시, 그만그만한 유명들

반 세기 후 이 지구에서 들을 수 있는 목소리는 얼마나 될까


시인이 되기로 마음을 먹으면

모든 삶이 용서가 된다.

다시 시인 이외의 누구도 되지 않는 것이

내 삶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


수도사가 있고, 중이 있고, 물리 학자가 있고

시인이 있다.  우리가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며

누구인가를 묻는 자들이다.

지나가는 자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자들이다

확 돌이 깨지지 않더라도

깨치기 위해 온 세상에 머리를 박는 사람으로 살아야 한다

옛시인들로 부터

나를 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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