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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원동 커피집 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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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wooj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45회 작성일 17-08-05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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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비가 오는 밤이었다. 신혜는 비 오는 여름밤을 좋아했다. 비냄새와 흙냄새 그리고 밤과 비의 조화까지. 여름밤에 내리는 비는 완벽했다. 신혜는 위대한 개츠비와 만큼 여름에 어울리는 책이 없다고 확신하며 살았다. 그래서 여름냄새가 물씬 풍기는 날이 오자마자 책장에서 개츠비를 꺼냈다. 위대한 개츠비는 신혜의 책장에 번역까지도 여러 가지로 구비해 놓은 특별한 책이었다.

  잠깐 테이블 앞에 앉아 창 밖을 바라보았다. 가게 옆에 누군가 주차해 둔 차 위로 빗방울들이 떨어져 통통 튀었다. 예쁘네, 신혜는 생각했다. 멋진 밤이었다. 신혜는 재생되던 음악을 끄고 라디오를 틀었다. 비 오는 밤에 듣는 라디오는 종종 밤을 특별하게 만드는 마법을 일으키곤 했고 신혜는 라디오의 포근한 소리를 좋아했다. 라디오 소리를 들으며 귀가 안락 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신혜는 위대한 개츠비를 펼쳐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딸랑, 문이 열렸다. 어서오세요, 신혜는 의자 깊숙이 기댔던 몸을 일으켰다. 신혜는 손님을 보고 환하게 웃었다. 교복을 입은 남자 손님이었다. 안녕하세요오, 나이 어린 손님이 말꼬리를 길게 늘어뜨리며 신혜에게 인사했다. 소년은 문 앞에 서서 잠깐 가게 안을 두리번거리더니 창가 쪽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신혜는 메뉴판을 들고 소년의 자리로 찾아갔다. 뭐가 맛있어요?, 메뉴판을 펴보기도 전에 소년이 물었다. 커피를 좋아하시면 이번에 원두가 좋은 게 들어와서 원두커피도 괜찮구요, 홍차라떼나 무알콜 모히토도 맛있어요, 라고 신혜가 대답했다. 소년은 메뉴판을 펼쳤다. 준비되시면 불러주세요 손님, 신혜는 소년에게 이야기하고 카운터로 돌아갔다. 소년은 메뉴판을 펴놓고 한참을 고민하는 듯 했다.

저기요.”

고민이 끝났는 지 소년이 신혜를 불렀다.

따뜻한 녹차라떼에 커피 한 샷 넣어주실 수 있으신가요?”

소년의 똘망똘망한 눈이 신혜의 눈과 마주쳤다.

네 가능해요, 손님.”

, 그리고 초콜릿도 파시죠? 저 초콜릿 한 조각 주문할게요.”

저희가 초콜릿은 지금 서비스로 드리고 있어요. 두 조각 서비스로 드릴게요.”

오오, 감사합니다!”

소년도 웃고 신혜도 웃었다. 신혜는 메뉴판을 챙기고 카운터로 돌아갔다. 녹차라떼에 커피 한 샷 추가, 왠지 소년과 어울리지 않았다. 오랜만에 만들어보는 메뉴였다. 20대 초반, 한창 단 것도 먹고 싶고 쓴 것도 먹고 싶었던 시절, 신혜는 에스프레소 샷이 들어간 녹차라떼로 겨울을 났었다. 추억의 메뉴를 만들다 보니 콧노래가 흘러나왔다. 카페 안에 울리는 노래를 따라 신혜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잔과 초콜릿을 준비했다. 갈색의 투박하고 큼지막한 핸드메이드 잔이었다. 컵받침으로는 나무를 가공해 만든, 오래 되어 빛이 바랜 나무 받침을 준비했다. 얼마 남지 않은 스위스 초콜릿을 꺼내 잔과 세트인 작은 그릇에 담았다. 말은 두 개가 서비스였지만 신혜는 자신의 학창시절이 떠올라 초콜릿 세 조각을 그릇에 올렸다. 나무 포크와 함께 신혜는 음료와 초콜릿을 소년에게 가져갔다. 주문하신 음료 나왔습니다. 녹차라떼와 초콜릿을 본 소년이 감탄했다.

부지런히 음료를 들이키던 소년이 책장 앞에 다가가 섰다.

이 책들 다 빌려주시는 건가요?”
 
, 원하시는 거 있으시면 빌려가셔도 돼요.”

우와, 대박!”

소년이 넓은 책장을 이리저리 옮겨가며 책을 골랐다. 딸랑, 다시 풍경이 울렸다. 어서오세요, 신혜가 인사했고 남자는 비에 젖은 정장 자켓을 털어내며 신혜를 힐끗 바라보았다. 세상에 무심한 눈이었다.

뜨거운 커피 한 잔 주세요.”

남자가 카운터 쪽으로 다가오며 말했다.

블랙으로 드릴까요? 아메리카노요?”

. 진하게 주세요.”

남자는 바 테이블의 한 자리에 털썩 앉고 지쳤다는 듯 의자에 비스듬히 기대 자신의 서류가방을 옆 의자에 내려놓았다. 신혜는 정성스럽게 커피를 내렸다. 하얀 바탕에 돛단배와 수영복, 수영모자와 수경 등이 그려진 크고 깊은 잔을 골랐다. 까만 컵받침에 잔을 올리고 하얀 바탕에 노란색 점들이 찍힌 그릇에 초콜릿을 올렸다. 주문하신 음료 나왔습니다. 신혜가 커피와 초콜릿을 준비하는 동안 양 팔을 테이블에 올린 채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있던 남자는 신혜의 말에 손을 내리고 고개를 들었다. 피곤의 그림자가 남자의 얼굴을 가득 덮고 있었다.

, 잔이 예쁘네요.”

남자가 피곤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남자가 후루룩 소리를 내며 커피를 들이켰다. 뜨겁지도 않은 지 남자는 커피를 꿀꺽꿀꺽 삼켰다.

역시 쓰네요.”

남자가 잔을 들어 보이며 신혜에게 말했다.

, 인생 같군요.”

남자의 말에 신혜는 인생이 많이 쓰신가 봐요, 라고 대답했다. 남자는 턱을 괴고 피식 웃으며 네, 뭐 그렇죠, 인생이란 다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라고 말하였다. 남자는 잠자코 커피를 마시고 초콜릿을 먹었다.

소년은 책을 다 골랐는지 세 권을 카운터로 가져왔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소년이 온다, 앵무새 죽이기, 였다.

다 좋은 책을 골랐네요. 특히 이 앵무새 죽이기는 여름과 굉장히 잘 어울리는 책이라고 생각해요.”

, 감사합니다. 최대한 빨리 읽고 돌려 드릴게요.”

소년이 웃으며 말했다.

아니에요, 천천히 읽으셔도 돼요.”

신혜가 도서출납대장을 기록하는 동안 소년은 바 테이블 의자에 앉아 신혜를 기다렸다. 소년은 옆자리에 앉아 있는 남자를 힐끔힐끔 바라보았다. 남자의 피곤한 옆얼굴이 신경이 쓰였던 걸까.

아저씨, 여기 초콜릿 맛있죠.”

소년이 대뜸 남자에게 말을 걸었다. 남자는 비스듬히 소년을 바라보았다.

그렇네. 넌 몇 살?”

“15살이요.”

그럼 중학생인가?”

네 중 2.”

남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아직까지 집에 안 들어가고 왜 여기에 있어? 11시가 다 되어 가는데.”

…”

소년이 멋쩍은 듯 웃었다.

들어가면 혼나요. 오늘 집으로 성적표 가는 날이거든요. 이번에 성적이 떨어졌어요. 안 그래도 엄마가 칼을 갈고 있을 걸요. 아빠는 더. 그래서 엄마아빠 잠드신 후에 들어가려고 지금 밖에서 시간 때우고 있어요. 성적 때문에 기분이 꿀꿀해서 도서실에는 못 있겠더라구요. 그래서 나왔죠.”

공부 잘하나 봐?”

엄청은 아니고 조금이요. 울 엄마는 제가 공부를 어정쩡하게 잘해서 그게 더 문제래요.”

소년은 상심한 얼굴로 턱을 괴며 말했다.

너는 꿈이 뭐냐?”

남자가 커피를 홀짝이며 소년에게 물었다.

꿈이요? 없어요. 어차피 제 꿈은 중요하지 않을 걸요? 엄마나 아빠는 무조건 의사가 되어야 된다고 맨날 그래요. 근데 전 수학을 제일 못하거든요. 어렸을 땐 축구가 너무 좋아서 축구 선수가 되고 싶었는데 아빠가 절대 안 된다고 해서 결국 포기했어요.”

나랑 똑같네.”

정말요? 아저씨도 축구 선수가 꿈이었어요?”

남자가 피식 웃었다.

아니. 의사. 우리 부모님 바람이 내가 의사되는 거였지.”

그래서요?”

의사가 될 만큼 성적이 안 따라줬어. , 내가 공부를 안한 것도 있겠지만. 의사는 대부분 부모님이 자식한테 원하는 꿈인 것 같다. 그러니까 너무 의사라는 직업에 스트레스 받지 마.”

소년이 히히 웃었다.

, 감사해요. 제가 수학을 제일 못해서 엄마가 수학 과외를 두 개나 시키거든요. 그룹 과외 하나랑 개인 과외 하나. 그런데도 수학 점수가 맨날 90점대 초반에서 머무는 걸 보면 전 진짜 수학에 재능이 없나 봐요. 엄마아빠한텐 미안하지만 의사는 안 되겠네요. 제 사촌동생들도 보면 맨날 집안 어른들이 의사 되라고 그래요. 의사는 모든 엄마아빠들의 꿈인가 봐요. 누나도 어렸을 때 엄마가 의사되라고 그랬어요?”

도서출납을 다 기록하고 컵을 닦던 신혜에게 소년이 물었다.

아니요.”

신혜는 웃으며 말했다.

그럼요?”

우리 엄만 제 미래에 대해 왈가왈부한 적 없으시고, 저희 아빠는 제가 국회의원을 했음 하셨어요.”

남자가 킬킬 웃었다. 남자가 웃자 신혜도 따라 웃었다. 소년은 어안이 벙벙한 듯 했다.

제가 정치를 잘 몰라요. 맨날 어른들이 썩었다, 썩었다, 하긴 하던데. 그래서 웃으시는 거죠?”

, 재미있네요.”

남자가 말했다.

신혜는 어릴 적부터 꿈이 많았다. 책을 읽다 보면 작가가 되고 싶었고 아이돌을 보면 가수가 되고 싶었다. 외국어를 배워서 통역가가 되고 싶기도 했고 다큐멘터리를 보다 보면 오지 여행가가 되고 싶단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한창 별자리를 외우던 10살 때는 천문학자가 되겠다고 큰 소리를 뻥뻥쳤고, 남극의 빙하에 흠뻑 빠져 살던 12살 때에는 생물학자가 되어 남극 세종기지에 꼭 가겠노라고 다짐했다. 이런 신혜에게 학창시절, 장래희망란에 무언가를 적어내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었다. 되고 싶은 여러 가지 중에 딱 한 가지만 골라야 했기 때문이다. 신혜는 단 한 번도 꿈 없이 시간을 보낸 적이 없었다. 신혜는 아흔 살 할머니가 되어도 내일의 꿈을 꿀 사람이었다. 꿈은, 신혜에게 매우 중요했다.

근데 아저씨, 왜 인생이 써요?”

소년이 정말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남자에게 물었다.

남자는 당황한 듯 허허 웃었다.

그게 들렸어?”

.., 제가 귀가 좀 밝아서요.”

그래? 근데 넌 이름이 뭐냐?”

영민이요. 주영민.”

그래, 영민이. 영민아, 나도 네 나이 때는 세상이 쓰네 마네 이런 걸 잘 몰랐어. 사실 난 너처럼 공부를 열심히 하는 애도 아니었고, 친구들이랑 축구하고 게임하고 이런 게 주관심사였거든. 근데 뭐 대학교 시절도 지나고 취업도 하고 그러다 보니 시간이 훌훌 가는데 세상이 참 쓰더라고.”

영민은 도통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근데 넌 원래 이렇게 붙임성이 좋냐?”

, ! 제가 그런 말을 좀 많이 들어요!”

영민이가 격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신혜는 여전히 컵을 닦으며 그들의 대화를 들었다. 손님들이 모여 하나, 둘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이 신혜는 감사했다.

“3포 세대라고 들어봤냐?”

“3포 세대요? , ! 들어봤어요. 텔레비전에 많이 나오던데요?”

내가 그 3포 세대야.”

!”

놀라는 영민의 반응에 남자가 웃었다.

별로 놀랄 건 없고~ 돈 없으니 연애고 결혼이고 할 새가 없더라고.”

남자의 말에 영민은 표정 없는 얼굴로 자신의 손을 만지작거렸다.

 

-

 

윤호는 경기도 태생이었다. 말이 경기도였지, 경기도 끝자락에 위치하고 있어서 윤호는 시골에서 자란 것이나 다름없었다. 윤호는 3형제의 막내였다. 첫째 형은 공부를 잘했고 둘째 형은 운동을 잘했다. 윤호는 공부나 운동 중에 특히 잘하는 것은 없었고 형들보다 잘하는 것이 있다면 노는 것이었다. 윤호는 형들보다 친구들과의 관계가 좋았고 맞벌이 부모님이나 공부하고 운동하는 형들이 없는 텅 빈 집에 혼자 있는 것보다 친구들과 함께 있는 것을 더 좋아했다. 막내임에도 불구하고 막내라는 이유로 특별한 사랑을 받지 못했던 윤호는 친구들을 자신의 안식처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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