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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에서 얻은 길/윤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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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37회 작성일 18-01-06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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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에서 얻은 길

윤재석


서예란 문자를 이용하여 자기의 사상과 감정을 예술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라 했다.
문자는 자신의 뜻을 전달할 수 있는 도구이며 수단으로서
일상생활에 꼭 필요하다.
글씨는 바르게 쓰는데서 시작하여 예술로서 심미적 대상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거듭되는 연습과 연구에서 얻은 오묘함을 넘어야 수양으로 가는 길이라는
생각이 든다.
마음과 몸이 하나 되어 깨달음을 얻어야 좋은 얘술작품을 얻는다고 했다.
서예를 공부하는 동안의 일을 돌아보고 싶다.

어려서 마을 서당에서 글을 읽고 글씨 쓰는 모습을 보았다.
아버지께서 책을 보시고 기록하실 때는 붓으로 글씨를 쓰셨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서당을 다니게 되었다.
낮에는 학교로, 저녁이면 서당으로 갔다. 한문학원에 다니게 된 셈이다.
아들에게 하나라도 더 가르치고 싶은 부모님의 마음 때문이다.
그때는 철없이 게으름만 피웠다.
세월이 가고 자식을 가르쳐 보고서야 부모님의 마음을 헤아리게 되었다.
부모가 되어서야 부모의 마음을 알리라는 말이 꼭 맞는 것 같았다.

일요일이면 서당으로 가야 했다.
다른 애들이 동산으로 다니며 노는 것이 부러웠다.
여름이면 냇가에서 물놀이를 하고, 겨울이면 팽이치기와 자치기 등을
하면서 재미있게 놀았다.
앉아 있는 궁둥이가 근질근질했다.
참는다는 것이 고통이었다.
그렇다고 마음대로 나가서 놀 수도 없었다.
부모님에게 들키면 불같은 호령으로 혼쭐이나고 회초리를 맞아야 했다.
꼼짝없이 서당에서 공부만 해야 했다.
꿇어앉아 공부한 덕택으로 고희가 넘어서야 생활에 유익한 것을 알았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1년 동안 서당에서 한학을 공부했다.
아버지께서 한문을 좀 더 익혀서 신문 사설은 읽어야 사회생활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셨다.
서당 훈장님은 한학만을 고집하는 분이 아니셨다.
헌법은 알아야 한다면서 103조를 가르쳐 주셨다.
다 배우고는 시험을 보곤 했다.
그 덕택으로 헌법 103조를 외우게 되었다.
신시대 서당 훈장님이셨다.

붓글씨는 선생님이 백로지나 피딱지에 체본(體本)을 해주면 보고 썼다.
백로지는 비싸서 가격이 저렴한 피딱지를 주로 사용했다.
피딱지는 검정색이 돋으며 자칫하면 찢어지는 질이 좋지 않은 종이였다.
종이가 없는 사람은 분판을 사용하기도 했다.
지금은 화선지가 나와서 붓글씨 연습에 애로가 없다.
자신의 노력과 정성만 있으면 좋은 재료가 많아서 붓글씨
연습이 쉬운 편이다.

직장 창가에서 바깥 구경을 하고 있었다.
창밖의 모습들은 많은 생각을 안겨 주었다.
창 아래로 걸어가는 노인의 모습이 보였다.
걸음걸이가 힘이 없어 보였다.
사람에게 항상 젊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나도 멀지않아 저 노인과 같은 길을 걸을 것이다.
직장은 언제인가 퇴직해야 한다.
퇴직한 뒤 무엇을 할까?
내가 할 수 있는 서예를 익혀 학원을 운영하면서 노후 생활을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직장 안에 서예활동 동아리가 있어서 참여하게 되었다.

어린 시절 서당에서 배운 붓글씨 경험이 서예를 공부하게 된
동기가 되었다.
서예에는 여러 서체가 있다.
전서·예서·해서·행서·초서 등이다. 같은 서체라도 쓴 사람에 따라
각기 서풍(書風)이 다르다.
해서(楷書)를 서예 기본으로 생각하고 먼저 배웠다.
해서는 구성궁예천명, 안근례비, 장맹용비 등의 법첩을 썼다.
전서(篆書)와 예서(隸書)는 조전비, 장천비, 예기비 등 을 썼고,
행초(行草)는 집자 성교서 쟁좌위 적벽부를 써 보았다.
30여 종의 법첩을 썼다.
한두 번 그 법첩을 써 보았다고 다 아는 것이 아니다.
그 법첩에 대해 특징과 운필을 깊이 연구하고 익혀야 이해하게 된다.
그러나 그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1992년 전북미술대전 공모전에 입선했다.
예서 조전비를 임서한 작품이다.
6년만의 입선이다.
그때는 규격이 70×200cm의 국전지였다.
나의 작품을 보고 한없이 부끄러움을 느꼈다.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입선하는데 6년의 세월이 걸렸다.
그러나 서두르지는 않았다.
자신의 연습을 바탕으로 실력을 쌓는 일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낙방하는 동안 많은 것을 배웠다.
서예공부는 자신과의 싸움이 되었고, 그 뒤 초대작가를 받았다.

전국공모전에도 출품했다.
한 번 시작했으니 전국적으로 실시하는 공모전에서
초대작가를 받고 싶었다.
안진경의 해서체로 창작하여 입선했다.
세월이 가는 동안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예서와 행서를 출품하여 한국서도협회 초대작가를 받았다.
다른 협회의 초대작가도 받았다.
초대작가로서 한·중국제교류전도 가졌다.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전북서단초대작가전 등에도 참여했다.

글씨는 그 사람과 같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그 사람의 성격, 철학, 학문 등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스며든다.
여러 법첩과 진적 등으로 공부하는 것은 글씨의 기본이다.
연습과 연구를 거듭해서 자신이 하고자하고 나타내고자 하는 글씨를
쓰도록 노력해야 한다.
법첩이나 진적 등을 벗어나지 않으면 노서가 된다.
노서란 남의 것을 흉내내는 것이다.
많은 서예 명필이 있지만 각자 그들만의 특징을 볼 수가 있다.
이같이 자신의 사상과 철학을 가진 글씨를 쓴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서예는 끊임없는 노력과 자신과의 싸움이라 생각한다.
거듭되는 연습만이 자기를 발전시키고 내면의 충실을 다지는 계기로
삼이야 한다.
서예를 하는데 마음을 평온하게 해야 글씨가 평화롭고,
그 마음이 너그러워야 만물을 보듬을 수 있는 글씨가 되리라 생각한다.
서예는 나를 발전시키는 기회가 되었다.

좋은 서예 작품을 쓰려면 좋은 글을 대하게 된다.
그 가운데 자신도 모르는 사이 젖어 들게 된다.
붓글씨를 쓰는 시간만큼은 세상의 모든 것으로부터 떠나야 한다.
바쁜 일이 있어도 하루 한 번은 붓을 잡는다.
이제 붓글씨는 내 생활의 한 부분이 되었다.
서예는 내게 인내와 수양의 길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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