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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대청봉 등산 이야기 (- 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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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몬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2,284회 작성일 15-07-23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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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대청봉 등산 해냈어요 ! ! !

      - 셋 -

  태양은 산 너머로 떨어지고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다. 주변에는 아내 이외에는 아무도 없다.

둘이는 부지런히 걸었다. 한동안 오르내리던 산길을 내려오니 오전에 오르던 돌길이 나온다. 이제는 앞길이 잘 보이지를 않는다. 발 밑 돌만 보고 한발 한발 내디뎠다.

산에 오를 때 오십대 부부는 힘들어도 환한 대낮이었는데 그 보다 여건이 더 안 좋다.

  어렸을 때 기억이 되살아난다.

소 뜯기러 야산으로 갈 때는 항상 책을 가지고 갔었다. 그 시간에 책을 읽는 재미는 그 무엇과 비길 바가 아니었다.  소 고삐를 잡고 있으면 소는 먹이를 찾아 이리 저리 돌아다닌다. 나도 고삐에 끌려 이리 저리 쫗아다닌다. 눈은 책에서 떼지를 못하고 글만 읽는다. 책 읽는 재미는 해가 저무는 줄도 모른다. 주위는 어둑어둑해지지만 글씨는 보인다. 그러다 이제 늦었다고 소가 왜머리를 치며 고삐를 확 잡아당긴다. 그제애 책에서 눈을 떼고 먼 산을 바라본다. 이미 주위는 어두워 깜깜하다. 다시 책을 들여다 보면  글씨는 한 자도 보이지 않는다. 책을 보고 있었다는 것이 신기하다.

그 후에 생각했지만 우리가 영화관에 들어 갈 때는 앞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깜깜하지만 잠시 후면 주변을 분간할 수 있는 원리와 같은 현상이었던 것이다. 이 이야기를 아내에게 하니 똑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말을 한다. 언젠가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고 했다.

  야간 등산은 생각지도 않고 손전등 한 개 준비하지 않았으니 걱정이 앞선다.

발끝만 보고 한발 한발 돌계단을 딛기만 한다. 올라 갈 때는 긴 구간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왜 이리 먼지 모르겠다. 먼 산을 보면 발 밑이 안 보일 것 같아 더욱 조심스럽다. 앞서가던 아내가 차츰 차츰 뒤로 쳐진다. 무릎이 아파 걷기가 힘들다고 한다. 나도 발목과 허리가 아까보다 좀 더 아픔을 느끼고 있었다.“천천히 조심스럽게 내려와요.” 할 뿐이다. 아무리 조심을 해도 이제는 발끝 돌이 잘 보이지를 않는다.

  스마트폰에 있는 랜턴이 생각났다. 예전 성가대에서 사용한 적이 있었다. 불을 밝히니 상당히 밝았다. 이제는 스마트폰 전등없으면 한 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다. 좀 안심이 된다. 낮에 올랐던 길인데도 낳선 곳이 보인다. 혹시 길을 잘 못 들어설까 조심하면서 앞으로 나아간다. 불을 밝히니 좀 안정이 된다.

  그러고 보니 대청봉에서 하산하면서 만난 사람은 산을 오르는 환자 3명뿐이다. 우리가 너무 무리하게 내려오는 것을 인정이 된다. 아내에게 좀 미안하다.

저 멀리 나뭇가지 사이로 아련히 불빛이 반짝인다. 거의 다 내려왔다는 희망이다.

“다 왔나 봐요.” 아내의 긴장된 얼굴이 조금 풀리는 듯하다. 캄캄한 주변은 그래도 으스시하다.

  등산로 입구 안내소에 도착했다. 형광등은 켜져있는데 아무도 없다.

주차된 자동차 앞으로 걸었다. 산에 오를 때 거리 보다 왜 이리 먼지 모르겠다. 길가에 앉아 몇 번 쉬어 가야만 했다. 빵과 쵸코파이를 샀던 편의점이 불이 켜져 있다. 편의점에서 스마트폰을 보니 밤 9시이었다. 왕복 9시간을 산행한 것이다.

  “당신 고생 많이 했어요.” “네, 수고 하셨어요.” 할아버지는 낮에 다녀간 우리를 알아보지 못 하신다. “할아버지 지금 저녁 먹을 곳이 있을까요?” “아래로 한 100미터 내려가면 있을꺼요.” 차에 올라 시동을 걸고 내려가니 많은 식당들이 있었다. 관광지로서 조성되었나보다. 그런데 불이 켜져 있는 식당은 두 군데 뿐이다. 평일이고 너무 늦었나 보다. 앞에 있는 설악장식당으로 들어갔다. 기진맥진한 우리는 무슨 시원한 음식을 먹고 싶었다.   

  “무슨 시원한 것 없어요?” “북어 해장국 들어 보세요.” 점심도 저녁도 쌀밥을 먹지 않았는데 고생을 해서 그런지 밥맛도 없었다. 반도 못 먹고 남기니까 식당 아주머니가 “오늘은 평일이라 중청대피소에 빈방도 있을텐데 좀 재워주지 너무한다.” 위로의 말씀을 한다. 

  “주무실 데는 정하셨어요?” “아니요.” “윗 쪽에 펜션을 함께 하고 있으니 그 곳에서 쉬시지요.” 어디로 갈 곳도 없다. 그 펜션은 오전에 할아버지 한테 빵과 쵸코파이를 산 편의점이 있는 곳이다. 그 할아버지가 이 식당 주인의 오빠라고 한다. 이것도 오늘의 인연인가 보다. 펜션으로 올라가 짐을 풀었다.

 

  계획없던 별안간의 대청봉 등산이었다. 아름다운 비경과 절경으로 자태를 뽐내는 설악산을 구경하여야 한다. 그런데 이번 산행은 무엇을 보았는가?

대청봉 정상을 찍었고, 정상에서의 아름다운 구름을 보았다.

  비경과 절경보다 더 값진 것을 얻은 기분이다. 포기한 대청봉 정상을 밟아 아내의 “해냈다.”는 의지의 자부심을 심어주었다.

 대청봉 정상에서 내려다 본 설악산은 비경은 없고, 구름이 산봉우리를 껴 안아 대자연의 포근함을 맛 보았다,
추천1

댓글목록

용담호님의 댓글

profile_image 용담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재미있게 보았습니다.수필의 매력속에 감추어지는 등산 수필
대청봉의 아름다운 풍경을 잘 담으셨는데요
3회에 걸친글 속에서 마치 대청봉으로 올라가는 듯한
착각에 드네요. 저도 산을 좋아하지만 정말 등산을 소재로한
감명 깊은 수필의 글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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