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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최마하연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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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마하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3회 작성일 18-08-26 23:21

본문

연습실을 나오려는데 그 사람의 슬리퍼가 날 잠시 붙든다. 가지런히 놓아주었다. 언제였던가, 신발과 바지가 비에 온통 젖었던 날에 딱 한번 빌려 신어본 그 슬리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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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817일 월요일

 

아침 대신 검은 깨죽만을 조금 마셨다.

조금이라도 빨리 가야 한번이라도 더 부르지

헌데, 이 사이에 뭔가 있다. 혓바닥으로 빼내보려 해도 어림없다. 거의 매일 넣어가지고 다니던 치실이 오늘은 없다. 핸드백을 열고 화장품 파우치를 열어봐도 마찬가지다. 근처 약국을 찾아 두리번거렸다. 편의점이 먼저 보인다. 터벅거리던 시계 생각이 났다. 안으로 들어가 잠깐 둘러보니 문 오른쪽으로 건전지가 주욱 걸려있다. 그런데 모르겠다. 네모난 것인지, 동그란 것인지, 작은 것인지, 중간 것인지, 큰 것인지, 두 개를 넣어야 하는 것인지, 하나만 넣어도 되는 것인지, 잠깐인데도 머리가 아프다. 그냥 나왔다. 약국은 그 다음다음에 있었다.

 

어젯밤에 먹은 게 체해서 안 내려가요

쉰 살이 조금 넘어 보이는 아주머니다.

약사가 별말 없이 약을 주고 돈을 받는다.

치실이 어디?”

가리키는 쪽으로 가서 치실 하나를 골라 서둘러 계산하고 나왔다. 그리곤 동사무소 옆 주민자치센터 화장실로 들어갔다. 치실이 이 사이를 몇 번을 왔다갔다한 끝에 겨우 빼낸 것은 고춧가루였다. 정확히 말하자면 김치 담글 때 갈아 넣는 통고추가 덜 갈린 것이다.

 

엄마 닭은 여전히 나를 몹시 경계하는 눈치다. 전혀 걱정할 일이 아니라고 해도 소용없다. 그냥 맘 편히 지냈음 하는 바람이다.

 

초콜렛 복근은 아니어도 깡으로 버텨 왔지

만만하지 않은 세상 그렇게 달려왔지 포기 할 수는 없지 ~"

 

우웩~!’

노래 한 곡을 다 마치기도 전에 헛구역질이 나서 취소버튼을 눌렀다.

우웩~ 우웩~!’

쪼그리고 앉아 몇 번의 헛구역질을 더 하고나니 좀 낫다.

녹음듣기를 눌러놓고 소파에 가 앉았다. 다리가 아프다. 소파에 누웠다. 신발은 차마 벗지 못하고 반만 누워본다. 여전히 피곤하다. 실례인 줄 알지만 신발을 벗고 모로 누워본다. 훨씬 편하다.

 

초콜렛 복근은 아니어도 깡으로 버텨 왔지

만만하지 않은 세상 그렇게 달려왔지 포기 할 수는 없지 ~"

 

같은 노랠 다시 불러 녹음한 다음 녹음듣기를 눌러놓고 다시 소파에 가 누웠다. 이번에도 다 눕지 못하고 반만 누워보지만 편치 않다. 신발을 벗고 다시 모로 누워본다. 편하다. 천장에는 십자 모양의 형광등이 둘, 멀리 난 화분도 보인다. 눈을 감고 잠시 자고도 싶다.

 

돈돈돈돈 여기있나 돈돈돈돈 저기 있나

세상의 많은 돈 어디에 있나~"

아주 나를 잊으신 건가 가끔은 보고삽시다

욕심 많은 사람 아니요 선량한 백성입니다 ~"

 

한번은 눕는 대신 창문을 조금 열었다. 주차장에 세워진 몇 대의 차들, 비어있는 공간이 더 많다. 표시 선들이 하얗다. 건너편 오래된 학원 빌딩도 커다란 칼국수 집 간판도 자동차정비소의 바쁜 일상도 내 눈엔 다 아름답기만 하다.

 

했던 얘기 또 하고 또 하고 지치지도 않나요

내 속 박박 긁어대면 맘이라도 편한가요

이제 그만 잊어버리자 ~"

 

마이크를 잡은 손이 찐득거린다. 왼쪽 바지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마이크의 손잡이 부분을 닦았다. 반질반질할 때까지 닦았다. 마이크의 윗부분, 그러니까 입술이 닿을락말락하는 그 부분에 얼룩이 보인다. 내가 여기 맨 처음 오던 날, 그 날에도 있던 것이다. 손수건으로 조심스레 닦아보았다. 열십자 모양으로 촘촘히 엮어진 그곳은 쉬 닦이지 않아 손톱을 이용해 사이사이 긁어내듯이 닦아야했다. 한참을 그러고 나선 손잡이 부분을 닦듯이 또 그렇게 한참을 문질러 주었다.

 

참 많이 외로웠네 아무 말도 못하고

비가 오면 창밖을 바라보며 텅 빈 가슴 쓸어내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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