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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최마하연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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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마하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8회 작성일 18-08-28 23:49

본문

엄마 닭은 오늘도 불만이다. 처음보다 핼쑥해지기까지 했다. 쓸데없는 걱정 말라고 해도 소용없다. 이젠 내가 말하는 것 따윈 아무런 도움도 안 된다. 엄마 닭이 그러는 것은 나 때문이 아닌 줄을 안다. 아빠 닭의 사랑이 엄마 닭이 원하는 것 만큼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나는 핑계거리일 뿐이다. 아빠 닭이 정말로 사랑한다는 걸 엄마 닭이 느낀다면 나 같은 것 때문에 마음고생 따윈 안 해도 될 거다. 아빠 닭이 좀 더 엄마 닭에게 잘해주길 바라는 맘이다. 맘 여린 엄마 닭의 밝지 못한 표정이 자꾸 맘에 걸린다.

 

섣부른 선택인줄 알고 있지만

당신 곁을 떠나서는 살 수 없어요 ~"

 

철없는 선택인줄 알고 있지만

당신 아닌 그 누구도 필요 없어요 ~"

 

다리는 어제보다 더 아프다. 노래 한 곡 부르고 소파에 모로 누웠다. 바로 눕기란 쉽지 않다. 뒤로 쪽을 찌듯 묶은 머리여서다.

 

아직도 잊지 못해 울고 있어요

붙잡지는 않았지만 보낼 수 없어 ~"

 

소파 테이블 위에 있는 머그잔 속 고구마가 오늘 자세히 보니 줄기가 넷이다. 그 중 두 줄기는 테이블 위에 나란히 놓인 난 화분을 사이좋게 지나 너울너울 하고 두 줄기는 테이블 옆 바닥에 있는 바둑판 위의 장식용 숯 화분을 감싸고 뒤로 돌았다. 그 끝이 어딘가 하고 따라가 보니 아, 글쎄 숯 화분 뒤에서 둘이 살포시 안고 있다. 떼어내 보려하니 싫단다. 다시 제자리로 돌아간다.

 

그리 쉽게 변해버릴 사랑이었다면

내 마음 나눠 주지 않았을 텐데 ~"

 

책상 옆으론 빈 토마토 쥬스 병이 하나 있다. 그것의 뚜껑을 닫아 휴지통에 넣었다. 휴지통이 거의 다 찼다. 화장실 옆에 커다란 쓰레기통이 있었던 게 생각나 그곳으로 들고 가 비웠다.

 

사랑하냐고 묻지 않아도

한번만 말해달라 투정하지 않아도 ~"

 

참 잘~ 생겼네

벽에 걸린 그 사람의 사진이 자꾸 내 발길을 잡아끈다. K사 반주기 뒤로 돌아가 한참을 바라보다 돌아온다.

 

살며시 웃는 너의 모습과

나를 보는 그 눈빛이 너무나도 맑아서 ~"

 

'반주기도 껐고, 스피커도 껐고, 선풍기, 에어컨..

핸드백을 맨 채로 마이크 손잡이를 다시 한 번 더 닦아주었다. 그리고는 나오려다 말고 다시 가서 내 핸드백과 메모지를 놓았던 자릴 손수건으로 닦았다. 그 사람의 마우스패드 주변에 보이는 손자국들도 닦았다.

27.

 

건널목에서 두 살 남짓한 여자아이가 이모에게 장난을 친다. 큰 도로에 몇 발짝 나갔다 되돌아오니 이모가 깜짝 놀란다.

빨간 신호등이다. 아이는 재밌단다.. 깔깔깔 웃는다. 내 눈에 금세 눈물이 맺힌다. 아이에게서 급하게 눈을 떼며 이미 목을 넘어와버린 설움 하나를 서둘러 삼켰다. 도로를 건너오고도 조금 더 걸어가기까지 두어 번을 더 그렇게 했다. 눈물이야 흐르도록까지 놔두지 않았지만..

 

오후 220분에 내 가슴이 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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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819일 수요일

 

책상 위에 <꼬꼬삼계탕> 카드명세서가 있다. 주소지는 서울이다. 어제도 다녀간 모양이다.

 

매일 선풍기를 틀어서인지 먼지가 더 자주 보인다.

그 사람이 나다니는 쪽의 첫 번째 문을 여니 두 번째 문 바로 왼쪽 구석에 빗자루와 쓰레받기가 세워져 있다. 세트다.

어차피 녹음듣기 하는 시간엔 앉아있으니 그때 청소를 하자. 얼마나 걸리겠어?’

 

노래 한 곡 녹음하고 녹음듣기가 시작되면 빗자루를 들고 바닥을 쓸었다. 문 앞에서 시작하여 문 왼쪽에 있는 냉장고 앞에까지 오니 벌써 한 곡이 다 끝났다.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그 자리에 둔 채 다시 노래 한곡을 불렀다.

녹음듣기를 누르고 다시 또 빗자루를 들고 쓸었다. 소파 오른쪽 구석에 세워진 루드베키아 화분 뒤에서 먼지와 작은 쓰레기들을 꺼내려 애쓰고 있는데 벌써 또 다 끝났다.

 

이번엔 곡이 좀 긴 노래를 골라 녹음 한 뒤 맞은편 소파 옆을 쓸고 아래쪽으로 빗자루를 깊게 넣어 먼지를 끌어내려는데 또다. 그러고도 세 번을 더 녹음듣기하고서야 소파 주위를 끝낼 수 있었다. 헬스 기구가 있는 쪽은 그다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

 

닭 가족이 사는 액자 아래쪽 바닥을 쓰는데 엄마 닭의 시선이 따갑다. 볼까말까 망설이다가 고개를 드는데 가슴이 철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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