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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왜 사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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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 박광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89회 작성일 18-09-21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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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왜 사는 겁니까?


                               - 세영 박 광 호 -


어느 날 사촌 남동생으로부터 야밤에 전화가 왔다

“저 철남인데 별 일 없으세요?”

“그래! 동생도 별 일 없는가? 어떻게 지나는가?”

“뭐 그럭저럭 살지요!”

말투가 좀 술 취한 목소리였다.

“이 밤에 웬일인가?”

“사는 게 답답해서 오늘은 형님한테 뭐 좀 물어보려고 합니다.”

“무얼?”

나는 웃음 섞인 말로 대구하며 무얼 물어보려하는지 궁금했다.

“사람은 왜 사는 겁니까? 형님은 시인이니 많이 생각했을 것 아닙니까?”

“허~참, 왜 살긴... 그저 사는 게 인생이야! 답이 없어!”

우리가 늘 푸념처럼 말 하고 수없이 생각해 본 말이지만

막상 묻는 말에 그렇게 답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일이 있은 후 두 달이 되었을까 천안 누님으로부터 연락이 오길 그 동생 부인인 제수께서 병이 깊어 오래 살지 못할 것 같은데 생전에 한 번 다녀오자는 것이다.

언젠가 부인병 암으로 수술을 받았단 이야길 하며 우리 집에 다녀간 일이 있는데 지금은 괜찮은 줄 알았더니 재발이 된 것이었다.

이튼 날 동서울 버스터미널 매표소 앞에서 오후 한시에 천안에서 올라온 누님을 만나 간단히 점심을 먹고 화곡동 동생네 아파트를 찾았다.

우리가 도착하자 동생은 아파트 정문에서 우리를 맞으며 집으로 안내를 했다.

남부럽지 않은 가구에 꾸며진 살림살이가 부지런한 부인의 솜씨가 밴 분위기였다.

그런데 내실에 들어서니 침대에 앉아 있는 제수의 몰골이 말이 아니고, 오른쪽 다리는 몹시 부어 있고, 허리쯤에 통증으로 눕지는 못하고 앉아서 매일 밤을 지새우고, 식음도 자유롭지 못하며 거동도 어려워 부축을 받지 않고는 화장실 출입도 못한다는 것이다.

언뜻 보아도 오래 살 수 없음을 직감할 수 있는 모습이었다.

거실에 나와 동생과 마주 앉아 이야길 나누니 말인즉 이젠 마음을 접어야겠다며 체념하는 눈치였고, 동생의 눈에선 눈물이 돌고 있었다.

통증이 심하여 하루하루 모르핀 주사를 맞으며 운명할 날만 기다릴 뿐, 방책이 없다는 것이다.

오랜 이야기 끝에 준비해간 봉투를 동생에게 건네주며 손을 꼭 잡고

 “희망을 잃지 말게! 자네가 실의에 빠지면 제수씨가 더 힘들어!”

말은 그렇게 했지만 나도 아픈 마음을 가누지 못했다.


그 날 이별의 인사를 나누고 돌아오는 버스에 몸을 실은 나는 회억에 잠겼다.

내가 고교 서울 유학시절 동생네 집에서 몇 개월간 얹혀 지난 일이 있다.

숙부는 모 관광버스회사의 운전기사였고 동생은 초등학교 4학년이었는데, 어려운 살림에 숙모의 눈치를 덜려고 동생의 가정교사 노릇을 했었다. 어떤 땐 쉽게 알아듣지 못하는 동생을 둔하다고 핀잔을 주면 그걸 숙모는 달갑지 않게 여겼다.

결국 나는 몇 개월 만에 삼촌댁을 나와서 입주 가정교사로 남의 집으로 옮겼고,  동생은 그때의 일을 알고 있었기에 늘 내게 미안함을 간직하고 있었다.

그 동생이 지금은 65세의 나이에 들었고 2살 연하인 제수씨는 지금 사경을 헤매고 있는 것이다. 서로가 살기 바빠 자주 찾진 못했지만 부인의 죽음을 앞둔 그 마음이 오죽할까 싶어 나도 마음이 쓰린 것이다. 


“사람은 왜 사는 겁니까?”

취중에 내게 물어 온 말이 자꾸 떠오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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