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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들은 도넛을 도나스라 불렀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2건 조회 1,307회 작성일 16-09-08 10:24

본문

 

어머니들은 도넛을 도나스라 불렀다

 

허영숙

 

마당 가운데 우물을 두고
다섯 살림이 긴 슬레트 지붕을 함께 이고 사는
골목 끝의 집

 

자반고등어 한 마리에 다섯 집이 냄새를 나눠먹는
그 집은 사연도 제각각이다
매일 퍼내도 마르지 않는 공동우물에는
어머니들의 수다가 두레박을 타고 오르락내리락
올망졸망 방 한 칸 부엌 한 칸 사이에 두고
성씨 다른 가족들이 각자의 창가에
별을 키우며 사는 그 집은
우물을 원탁으로 무정부주의자들처럼
그들만의 약속에 의해 살아간다 가령
연탄 밑불 빼주기 
또는 일찍 나가는 사람이 공중변소 먼저 쓰기
내 집 그릇이 옆집으로 건너가
이가 빠진 채 돌아오더라도 아무 말 하지 않기

 

우물보다 가난이 더 깊어
밥상은 그릇 밑바닥 긁는 소리로 요란해도
서로가 서로의 아랫목에 무시로 드나드는
근친 아닌 근친의 촌수

 

한 집 아이의 다래끼가 다섯 번의 안부를 묻게 하는 누옥에
누군가 풍비박산으로 수저 몇 벌 가지고 들어온 날
여자들은 모처럼 도나스를 만들었다
고소한 기름 냄새를 골목들이 나누어 먹었다

 

한 가지 슬픔도 다섯 개의 대단원으로 나누어지는
그 집은
우물을 중심으로 각자의 방문과 방문이
서로의 삶을 붙들고 
도넛을 도나스라 부르던 그 시절의 어머니들이 써 내려간
삶의 초판본은 늘 둥글게 반짝거렸다

추천0

댓글목록

허영숙님의 댓글

profile_image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추석명절이 다가 옵니다

먼 길 가시는 동인님들 잘 다녀오시고
어머니의 밥상에 둘러앉아
가족들과 즐거운 추석 보내시기 바랍니다

'섭' 시인의 말씀대로 추석은 가족과 함께
다음달은 우리 식구들과 함께~

고현로2님의 댓글

profile_image 고현로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결같다는 말은 꽤 쉬워 보이지만 한결같기에는
웬만한 의지와 철학, 심성, 배포 없이는 힘들다는 걸
허 시인님을 통해 배웁니다.
한결같다 보면 때론 물결 없는 저수지처럼 고요해서
약해 보이기도 하는데요. 파문이 일면 거대한
쓰나미가 되는 에너지가 있듯 그 자리에서 항상
한결같은 분에게 존경을 드립니다.
좋은 날만 쭉 이어지시길...

허영숙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잘 지내시지요.

가을이 되니 여름내내 고요하게 계시던 분들이 나오셔서
모처럼 동인방에 활기가 돕니다

지난 여름은 혹독한 계절이었지요.

가을부터는 좋은시 왕창 쏟아내셔요~

香湖님의 댓글

profile_image 香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동안 뜸했었지~~~
건강하시지요
항시 좋은 글 쓰시고요
상재 준비는 차근차근 잘 진행되시리라 믿습니다
그리고 기다립니다
따끈따끈한 책응 받아볼( 아니지 서점, 서가에서 뽑아 사들고 올) 날을
명절 잘 보내십시요
어쩜 벌써부터 머리 아플일인지도 모르겠지만 ㅎㅎ

허영숙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러게요. 김시인님 오랜만에 오셨습니다
그동안 재어 놓은 시편들,
가을내내 천천히 풀어 놓으시리라 믿습니다

시집은 9월 말경 나올듯 합니다

허영숙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누구에게나 익숙한 풍경이었지요
명절이 되니 어머니 그리운 분들이 많을 것 같아
이미지 행사에 내 놓은 시 한 편 올렸습니다 ^^

조경희님의 댓글

profile_image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사람사는 냄새가 물씬납니다
가난하지만 그래도 그 시절이 마음 따뜻하고
그리운 시절이기도 한 것 같아요
오랜만에 마음 따뜻해지는 시,
잘 감상했습니다
추석 준비 잘 하시고요^^

임기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나도 먹고 싶다 도나쓰
설탕 잔뜩 바른 도나쓰
애고 바닥에 침 떨어졌따
배고픔이 밀려오는 시간입니다
허영숙시인 맛있게 읽고갑니다

허영숙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장가면 꽈배기랑 도나스
그냥 지나 갈 수 없지요. 더 맛있고 달콤한 것도 많지만
아마도 더 오래 우리와 친숙했던 것들이어서 그런지
먼저 맘이 갑니다

가을에 뵈어요~

鵲巢님의 댓글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허영숙 시인님 ^^!

주신 도나스 맛있게 먹고 가요.......
우물 생각다가 자화상도 얼핏 떠올리고 갑니다.

두레박 떠올린 샘물로 등말도 하고 갈증도 풀던 옛 시절도 그립니다. ㅎ
이끼도 꽉 끼었더랬습니다. 청개구리 한마리 폴짝 뛰어오를 것 같은 우물.....
맑은 하늘이 보이기도 하고, 출렁이는 얼굴도 보고요....

누나 보고 싶어요....^^!

허영숙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작소님~~

커피가 더 향기로운 계절이 오네요
다른 집보다 더 맛있는 조감도 커피
가까이 살면 지인들 모시고 갈텐데 멀어 아쉽습니다

보고 싶다고 말로만 하지 말고 이번에는 꼭 참석 할 것~^^

이종원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바로 우리들의 집이었고 우리들의 골목, 우리들의 시간이었는데
그 길을 답습하고 그 길위의 추억을 안고 살고, 그 정겨움이 밑거름이 되어 여기까지 온 것 아닌가 합니다
진흙속에 박혀있던 작은 것을 꺼내어 펼쳐주신 뜨거움에 굳었던 긴장이 풀어져 활기찬 아침이 될 것 같습니다

허영숙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다른 때보다 명절이면 더 부모님들이 그리울 것 같습니다
고향도 그립겠지요
추억이 없다면 이 삶이 더 퍽퍽할 거란 생각을 하면서
이미지 행사에서 썼던 시 한 편 올려 봤습니다

즐거운 추석 보내시고요~

최정신님의 댓글

profile_image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련한 흑백필름의 영상 한 편...
영사기 돌리는 사각거림까지 들어 있는 내면을 읽었어요
영숙표 멋진 시에 마음적십니다^^

金富會님의 댓글

profile_image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 시절의 서사를 잘 그려내신 작품.
역시 허 선생이닷^^
암튼, 좋은 작품 보고.....명절 인사도 덤으로 드리고...
늘 행복한 시간 이시길....
시집도 빨리 보내주시고...^^

허영숙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리의 과거 풍경이고 가끔은 그 따스함이
돌아보고 싶을 때가 있지요

시집은 곧 , 따끈따끈하게 식지않게 보내드리겠습니다

김용두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촘촘하고 세밀하게 직조된 좋은 시 잘 읽었습니다.
또한 부러움을 느낍니다.^^
가족의 의미가 우주까지 광대하게 확장되는 느낌입니다.
그 우물, 그 도넛이 우주로 상상이 됩니다.
추석 명절 잘 보내시고 좋은 시 많이 많이 쓰소서.^^

허영숙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올려놓으신 별의 의미, 잘 읽었습니다
한번쯤은 곁의 사람을 별이라 생각해야 할 듯 합니다
그래야 나도 빛나게 되거든요

추석 잘 보내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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