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륜(明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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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7건 조회 828회 작성일 18-11-16 23:08본문
성영희
홍성군 결성향교에 가면
아버지 같은 느티나무와
어머니 같은 팽나무가 양팔 벌려 반기지
하늘 향해 솟구친 느티나무는
아버지 굳은 의지와 같고
잔가지 사이사이 열매 품는 팽나무는
쓴물 단물 다 내어주고 주름만 남은 어머니 같지
이슬에 부리 닦은 참새들이
햇살에 날개 펴고 날아오르듯
명륜당 마당에 쏟아진 달빛은
신발마다 발자국마다
길고 짧은 입신양명(立身揚名)을 신기지
명륜, 이라 이름 밝혀 놓으니
인륜과 전당이 단번에 들고
활짝 열린 외삼문처럼
대성전 처마에서 늙어가는 막새처럼
온갖 눈비바람볕 꿋꿋이 받아내고
육백년 수호하는 저 기백(氣魄)
간밤 늦은 꿈엔 헐벗은 팽나무에 새순 돋았지
파릇한 이파리 별처럼 반짝였지
2018 창간산맥 겨울호
댓글목록
임기정님의 댓글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 시를 읽으며
홍성군 결성향교에 가보고 싶어지네요.
들러보며 이시를 음미해 보고 싶어집니다.
잘 읽었습니다, 성영희 시인님
허영숙님의 댓글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명륜당 마당의 달빛이 여기까지 따라와 빛을 부려 놓는 듯 싶습니다
그 기를 받아 오셨으니
내년에도 좋은 일 많으리라 봅니다
이종원님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냥 지나치기에 충분한 향교 앞에서 놓치지 않고 눈에 담아오신 이력과 내력이 맑은 소리로 청아하게 울려퍼집니다.
시인님의 세필로 하늘에 적어놓은 것 같습니다.
서피랑님의 댓글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 부르셨어요 ^^
아버지 느티나무, 어머니 팽나무
행복한 시어들에 젖습니다.
.
성영희님의 댓글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다녀가신 시인님들 감사드려요.
감기 조심하시고 송년회에서 뵙겠습니다.^^
최정신님의 댓글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결성향교, 그곳에 가고 싶다.
아버지 품을 다시 만날 수 있다면,
성영희님의 댓글의 댓글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언제 기회되면 함 같이 가요.
발이 닿는 순간 흙이 되고 나무가 되고
아버지도 어머니도 그곳에 계세요.
이정록 시인님을 중심으로 한 인문학 강의와
별과 달빛과 까치가 반겨주는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