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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들의 외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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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2,259회 작성일 15-07-18 15:20

본문

나무들의 외래어                               
   


  목재부두 하역장
  자국의 소리를 잃은 나무들 배에서 내리고 있다
  와르르, 대해를 건너온 파도의 토막들처럼
  긴 멀미를 토하며 바닥에 물결치는 원목들
  그때마다 나무들의 외래어가 들린다
  따뜻한 나라에서 온 부드러운 소리가 이국의 선착장에 깔리는 소리
  수백 년 발 뻗었던 열대우림을 떠나 이제 곧
  방역의 스팀에 숨구멍이 막힐 나무들을
  인부 몇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옹이도 없는 저 나무들과 인부들은 국적이 같다 나무를 켜면 흰색이 나온다 흰 이빨을 드러낸 인부들이 톱밥 같은 웃음을 흘리며 한 아름의 나무를 옮기면 그들의 몸속에도 거칠고 모진 나이테가 생겨 두고 온 뿌리를 찾을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바깥보다 환한 안쪽
  손가락 한 마디씩 끊어 먹을 때마다 안으로 접힌 장갑의 빈 마디가 헐렁하다
  나이테가 없는 열대의 나무들, 이국에서 이국의 나이를 먹는 중이다
 
  자국의 톱날에 베인 붉은 문신의 나무와
  이국의 톱날에 베인 푸른 문신의 인부가
  제 영혼의 무게쯤은 거뜬히 견딜 수 있다고
  바닥과 지붕과 문으로 다시 태어난다
  나무 안에도 바람이 분다
  아직 닫히지 않은 새파란 귀와 부드러운 혀가
  나무들의 국적을 가르치고 있다
추천2

댓글목록

박미숙님의 댓글

profile_image 박미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연을  몇번이고  자꾸만  읽었습니다  4연에서는 붉고 푸른 문신들의 의지도  느끼면서..
나도 할 수 있을거라는..잘  지내시지요? 
새집에서의  첫  안부때문일까요  동인들이  그립군요  모습들이 쫘---악  지나갑니다 ㅎㅎ

鵲巢님의 댓글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성영희 선생님 안녕하신지요...
3D 업종이라고 하나요...외국인 노동자들도 많이 봅니다.
마지막 연에 '자국의 톱날에 베인 붉은 문신의 나무와'
'이국의 톱날에 베인 푸른 문신의 인부'는 무언가 뜻하는 바
깊게 닿네요....
자연도 인간도 한 세상에 사는 것이라면 똑 같은 곳이지만
역시나 자본의 흐름에 어쩔 수 없이 유람한 생을 봅니다.

선생님 건강하십시요.
잘 감상했습니다.

金富會님의 댓글

profile_image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외노자.....분들의 삶이 .......
보듬어 안고 가야 하는데..점점 사회문제가 많이 생기니....
그분들의 눈으로 보면...또 다른 이야기가 될 수 있지만....
바라보는 심상이 참 곱다는
나무들의 국적이 어딘지 모르지만...우리나라에 있으면...우리 것이라는..생각도 한 점..둡니다.
좋은 글 감상합니다.

산저기 임기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산저기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선 한 눈으로 봐라보는 시선이
참으로 공감이 갑니다.
나무속에도 바람이 분다.
삶의 애한이 물씬 묻어나는
귀한 시  잘 읽었습니다.
옥필하시고 건강 유념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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