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의 식탁
페이지 정보
작성자 박커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222회 작성일 22-11-10 16:57본문
별들의 식탁
별들은 말라가도
하루에서 일 년, 길게는 수십 광년을 돌고 도는 식탁이 있어요
다트처럼
다이어트가 필요한 날이면 하루 한 끼 식사를 은하에 띄우고
또 다른 별들을 염탐하다가 날카롭게 손톱을 뜯기도 하지요
지상과의 간극이 너무 멀어 눈 하얀 백야가 되었다가
빛으로 부서지거나 바람에 실려 꽃을 피우고
비와 눈 속에 뼈대를 만들어 뼈 깊은 말을 쏟아 붓기도 해요
생의 궤도에서 벗어난 일탈은 스캔들의 위험에
머리를 숨겨요 블랙홀처럼
서로 말라가는 시간이 길면 길수록 함께할 수 있는 시간도 사라지는
외로운 궤도를 뒤적거리다 별 볼 일 없이 물 한 모금, 하지만
어느 정복자의 한 끼 식사가 되어도 좋을 것 만 같은 날이
빨리 왔으면 하지요 새끼 잃은 낙타의 눈빛으로 별들을 바라보면
사막에 덮인 묘 자리 또한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요
팝콘 같은 구름과 버터 같은 바람 속에서 툭툭 부풀어 오르는
스타, 식욕을 뜸 들이는 시간 속 시간
공전하는 식탁 안에서 별들은 어둠을 먹고 어둠은 또 다른 빛을 해산하고
그 환한 식욕이 지상으로 쏟아져요
별 중에는
태양을 피하는 법을 아는 별도 있어요
댓글목록
정윤호님의 댓글
정윤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ㅎㅎ
재미있는 시를 쓰셨군요.
잘 보고갑니다.
잘 지내시죠?
임기정님의 댓글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별들의 식탁을 읽으며 저도 꼽싸리
ㅎㅎㅎ
요즘 하늘을 올려다 보아도 별 보기가 힘들었는데
박커스님 시 읽으며 별 마음껏 보는 것 같았습니다
제어창님의 댓글
제어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별들의 식탁에 시 언저리를 먼 발치에서 맴도는 인공위성인 저도
가끔 초대받고 싶군요
강화도 하면 생각나는 분
동인모임에서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게 될 날이 있겠지요?
香湖김진수님의 댓글
香湖김진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태양을 피하면 멸滅하는 일 밖에 없는데
어찌 피한데요
언젠가 별을 맛나게 튀겨먹고 싶은데
그런 날을 위해 히말라야로 가야할지 몽골 초원으로 가야할지
우리나라에서는 어려운 일일 것같아 막연하나마 떠나기를 꿈꿔봅니다
허영숙님의 댓글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숙제 하시느라 고생하셔요 ^^
그래도 이 숙제가
잠깐 이라도 짬을 내어 시를 들여다보게 하네요
좋은 시 탐독 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