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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들,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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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277회 작성일 22-12-14 08:29

본문

억새들

 

이명윤

 

 

모처럼 가벼워진 세상의 발들이

구름 위를 걷고 있었고

한 떼의 바람이 기병들처럼 키를 훌쩍 넘어

풀숲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울음은 시야가 탁 트인 언덕에서

서식하고 있었는데

언덕에서는 울음도 마냥 즐거운 놀이가 되었다

온종일 뒹굴어도 아이들처럼 지치지 않는

울음의 자세가 부러웠다

 

, 하면 금방 그칠 것 같은

순하고 부드러운 줄기가 좋아

사이를 비집고 가만히 억새로 서자

순간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울음은 출렁이는 긴 악보를 가지고 있었다

누가 울음을 연주하는지 왜

모두들 울음을 따라 우는지 몰라도 좋았다

 

우는 사람 옆에 우는 사람,

서로를 기댄 등이 따뜻해 보여 좋았다

 

실컷 울고 나면 하늘은 맑아지고

계절은 또 한 번 바뀔 것이다

 

나는 울음을 타고 훨훨

세상 밖으로 날아갔다

 

울음은 얼굴 전체가 깃털이었다

 

 

 


안녕 하셉

 

 

 

출근길 두 팔을 힘차게 흔들며 지나가는

길 위의 하셉, 안녕 하셉

하셉은 듣지 못한다

나는 창문을 닫고 중얼대니까

 

어느 먼 나라에서 온 한 눈에도

건강한 하셉 턱수염이 멋진 하셉

 

오늘도 어제처럼 멋진 작업복을 입고 걸어가는

길 위의 하셉, 안녕 하셉

하셉은 알지 못한다

내가 만든 이름이니까

 

한동안 하셉이 궁금했다 출입국사무소

점심 메뉴가 궁금한 것처럼

 

몸이 아파도 하셉은 울지 않을 것 같다

울어도 소용없겠지

하셉은 너무 흔한 이름,

 

저기 씩씩하게 걸어오는 하셉

얼굴이 바뀐 하셉

 

최선을 다해 걷는 하루는 어떤 감정일까

하셉의 출근길을 번역할 수 없다

출근길은 너무 멀고 하셉은 계속될 테니까

 

창문 너머 사는 나라

길 위의 하셉,

 

안녕, 우리들의 하셉

 


-공정한 시인의 사회2022, 12월호. 공시사의 시선.

추천0

댓글목록

강태승님의 댓글

profile_image 강태승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콘도로는 날아가고 - ---

아메리카 민속음악이 생각납니다

그 분위기에 커피를 마시며,

머물다 갑니다 ㅎㅎ

임기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역시나 맛있는 시  잘 읽었습니다
그리고 제 산 채 에도 퍼 날랐습니다.
엄지처억  놓고 갑니다.
아 부럽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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