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듬더듬 벌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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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커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201회 작성일 23-04-19 22:18본문
더듬더듬 벌덕
박영수
광합성에 인색한 뿌리식물들은
생존본능이 강하다
눈이 침침하다
부릅뜬 눈앞에 부릅뜬 낙엽들이
연신 바삭거린다
속삭이듯 드러눕고 귓속말로 병합한다
저들끼리 시끄럽게
바람 따라 숨고 있다
나 또한 생존을 위해 흐늘흐늘 어지럽다
울긋불긋 붉음이다
녹음이 시야를 가리고
풀 향이 미간을 희롱한다
누군가 말했던가? 멈춰야 보이는 것들
삐그덕, 무릎을 부잡고 앉아 차분을 꽃피운다
맥박이 광합성이다
잎맥이 혈관에 우거져 털썩 주저앉자
낙엽들 우는 소리 요란타
신라 왕관 같은 이파리가 눈앞에 곧추 서 있다
그 넓은 산자락에서
돋보기를 가져다 댄 듯
네 잎 보라 빛 연한 줄기가
손끝 그리고 안경 낀 노안의 두 눈을 간질이고 있다
1시간 동안이다
캬라멜 맛의 뿌리식물을 다져 구워먹고
저녁 내내 식물이 되어가고 있다
댓글목록
최정신님의 댓글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신라 왕관 같은 이파리
멈춰야 보일...궁금타 ㅎ
시제가 탐나는 글입니다
말 없음표로 묵묵히 좋은 그대
늘 편한 날 되세요^^☆
이시향님의 댓글
이시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의 향기 채널로
7692 분께 포스팅합니다.
매일 좋은 시 한편 읽을 수 있다면 행복하겠습니다....^^
허영숙님의 댓글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요즘 광합성하는 나무들 덕에 온 세상이 초록입니다
조용조용 이 봄의 가운데를 걸으셨군요
다음 모임에서는 꼭 뵙기를요. 시인님
이시향님의 댓글
이시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의 향기 채널로
7692 분께 포스팅합니다.
매일 좋은 시 한편 읽을 수 있다면 행복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