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서리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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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342회 작성일 23-07-05 21:51본문
모서리 꽃
성영희
나는 모서리를 좋아해요. 저 둥근 달도 수많은 모서리를 감추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 달 속에 계단을 쌓고 싶어요.
모서리가 없어진 내 자동차는 자주 아파요. 반짝거린 것들은 다 모서리였을까요. 그래도 나는 내 찌그러진 모서리들을 데리고 가끔 여행을 떠나요.
사라진 모서리들을 모두 모으면 붉고 푸른 꽃묶음을 만들 수 있을까요. 깊이 박힌 모서리를 끌어안고 잠드는 밤은 움푹 들어간 꿈을 꾸기도 해요.
모서리 없는 지도는 없고 모서리 없는 이정표도 없네요. 모든 길은 그러니까 모서리의 시작이라니, 꽃을 만들지 못한다면 내 늙은 자동차는 이제 바퀴를 버려야 해요.
레미콘 차에 실려 온 둥근 모서리들
인부들은 그것들을 굳혀 직각을 만들고 비스듬한 그림자를 건설해요 그렇게 굳어지는 순간
상대편으로 넘어가지 못하는 角
모서리 앞에서 잠시 외면하거나 주춤거리는 것은 엎지르고 온 어느 모서리가 있기 때문일까요.
보폭을 좁히면 보여요.
직선도 곡선도 편애하지 않는 긍정적인 面
모서리 하나가 길을 구부리고 아침 햇살을 반으로 접어놓아요. 저녁이면 길게 누워 사라지는 그림자들. 그러므로 어제나 내일은 오늘의 모서리를 지나치고 있는 중이죠.
始動을 걸어도 될까요.
<2023년 인천문단 52집>
성영희
나는 모서리를 좋아해요. 저 둥근 달도 수많은 모서리를 감추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 달 속에 계단을 쌓고 싶어요.
모서리가 없어진 내 자동차는 자주 아파요. 반짝거린 것들은 다 모서리였을까요. 그래도 나는 내 찌그러진 모서리들을 데리고 가끔 여행을 떠나요.
사라진 모서리들을 모두 모으면 붉고 푸른 꽃묶음을 만들 수 있을까요. 깊이 박힌 모서리를 끌어안고 잠드는 밤은 움푹 들어간 꿈을 꾸기도 해요.
모서리 없는 지도는 없고 모서리 없는 이정표도 없네요. 모든 길은 그러니까 모서리의 시작이라니, 꽃을 만들지 못한다면 내 늙은 자동차는 이제 바퀴를 버려야 해요.
레미콘 차에 실려 온 둥근 모서리들
인부들은 그것들을 굳혀 직각을 만들고 비스듬한 그림자를 건설해요 그렇게 굳어지는 순간
상대편으로 넘어가지 못하는 角
모서리 앞에서 잠시 외면하거나 주춤거리는 것은 엎지르고 온 어느 모서리가 있기 때문일까요.
보폭을 좁히면 보여요.
직선도 곡선도 편애하지 않는 긍정적인 面
모서리 하나가 길을 구부리고 아침 햇살을 반으로 접어놓아요. 저녁이면 길게 누워 사라지는 그림자들. 그러므로 어제나 내일은 오늘의 모서리를 지나치고 있는 중이죠.
始動을 걸어도 될까요.
<2023년 인천문단 52집>
추천1
댓글목록
장승규님의 댓글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늘 밤은
길게 눕지말고, 옆으로 모서리 하나 잡아서 누워야겠다
생각합니다.ㅎ
안녕하시지요?
이시향님의 댓글
이시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매일 좋은 시 한편 읽을 수 있다면 행복하겠습니다....^^
시의 향기 채널로 7700 여 분께 발송 예약합니다.
https://story.kakao.com/ch/perfumepoem
허영숙님의 댓글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도 모서리를 좋아해요
모서리는 모퉁이 같은 느낌
좋은 시 한 편 탐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