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와 초가집 한 채를 짓겠습니다 / 민경교 > 영상시

    그대와 초가집 한 채를 짓겠습니다




                        龍門 민경교


  그대가 찰흙과 같은 마음이라 말씀하시면
  단열이 완벽한 초가집 한 채를 내 짓기 위해
  가슴에 터를 잡고 주춧돌들을 얹겠습니다


  그대가 대들보와 같이 마음이 꼿꼿하다면
  나는 그대를 두 손으로 떠받쳐들고 살아가는
  버거운 기둥들도 내 마다하지 않겠습니다


  그대가 구들장과 같이 차디찬 마음이
  온 몸에 깔려있다 하시더라도
  음폭 파여 나간 가슴에 방고래를 만들어 놓고
  모든 사연 불태워 그댈 덥혀드리겠습니다


  산산조각으로 제각기 흩어져버린
  마음과 마음을 끌어 모아
  완벽한 초가집 한 채를 내 지을 수만 있다면
  그대의 불쏘시개로 곁에 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