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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8-22 10:55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2742  

바람은 알까?

 

안행덕

 

3호선 전철은 신사동을 지나고 있었어

그때 무심한 사람들을 헤집고

팝송 한 자락 절룩이며 애절하게 걸어왔지

신사 숙녀들의 가슴을 파고드는 노랫가락

다리에 쥐가 난 무희(舞姬) 같았어

통로를 찾아가는 그의 발끝은

점자를 읽는 손끝처럼 조심스러웠지

밥 딜런의 바람만이 알고 있지가

그의 목에 걸린 트랜지스터에서 애절하게

밥, 밥을 찾고 있는데

그의 입은 놀란 조가비처럼 닫혀 있었어

아무도 지갑을 열거나

지폐를 꺼내는 사람은 없고

모노드라마를 보듯, 그의

조심스러운 발끝만 보고 있었지

바람은 전철 안을 풍문처럼 떠돌고

어둠을 밟아가는 그의 발끝

점자로 된 암호를 풀어내듯  허기진 빛을 찾아

조심스럽고 느리게 바닥을 더듬갔어

 

- 안행덕 시집 꿈꾸는 의자에서

 

 


안행덕.jpg

2005시와 창작으로 등단

시집으로 꿈꾸는 의자』『숲과 바람과 』『삐비꽃 연가

비 내리는 강

2008년 푸쉬킨 문학상. 2009년 후백 황금찬 문학상 수상

2014, 2016년 부산 문화재단 창작 지원금 수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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