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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8-29 11:04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2589  

간절하게

 

김수열

 

살아생전 걸음걸이가 불편했던 당신에게

하얀 저승신 갈아 신기고

행여 먼 길 가다 벗겨질세라

무명 끈으로 단단히 졸라매고 어머니는

미동도 없는 당신의 귓불에다

간절하게 너무도 간절하게 귀엣말 하신다

 

먼 길이렌 헙디다

가도 가도 먼 길이렌 헙디다

이왕지사 가는 거 청 하나만 들엉 갑서

외손지, 그 아이가 무신 걸 압니까

분시 모르는 아이우다

살 날이 창창헌 아이우다

먼 길이주마는 이왕 가는 거

그 아이 마음에 병 우꿋허게 들렁 가줍서

가당 너그닥헌 가시낭밭 나오걸랑

, 허게 데껴뒁 화르륵, 솔라붑서

다시는 들지 않게 허여줍서

우리 외손지, 그 아이가 무신 죄우꽈

설룬 아이우다 칭원헌 아이우다

이왕지사 가는 먼 길

제발 이 청 하나만 들엉 갑서양?

 

알암주양?

들엄주양?

  

- 김수열 시집 빙의(실천문학사, 2015)에서

 

 

김수열.jpg

1959년 제주 출생

제주대학교 국어교육과 졸업

1982실천문학등단

시집 바람의 목례』 『어디에 선들 어떠랴』 『생각을 훔치다』 『빙의

물에서 온 편지

산문집 섯마파람 부는 날이면

4회 오장환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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