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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8-30 08:36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763  

무반주

 

김 윤

 

 

강어귀 골목 끝집

빈 피아노 옆에

늙은 남자가

혼자 첼로를 켜고 있네

그는 검객 같이 악기를 품어서

실내는 어둡고

허물어지는 가을이 저무네

 

미쳐버린 어머니가 자박자박

이쪽으로 걸어오는

칼날같이 깊게 저미는 시간을

낡은 나무계단을 맨발로 딛는 소리를

 

다 닳아버린 노처럼

기억이 많은 활이

손가락 흰 뼈 사이로 스미는 것을

 

누가 생선 부레풀을 끓여

널빤지로 배를 짓겠지

울음이 주저앉아 흔들리며 고였다가

강으로 가겠네

내 찰과상을 오래 들여다보네

 

- 웹진 시인광장201511월호

 


kimyoon-150.jpg

전북 전주 출생

숙명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1998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으로 지붕 위를 걷다』 『전혀 다른 아침


krystar 17-09-02 16:44
 
눈으로 읽으면 맘으로 그려지는 이 아련한 마음들.. 어쩜 이렇게 간곡한 언어로 표현하셨는지~ 시는 그림이고 낭만인가 봅니다.
LA스타일 17-09-04 05:59
 
좋은글 감사합니다..건필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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